법치교단의 정착과 교화주체의 확립

11월 총회는 교단사적인 일대전환기의 새기틀을 마련해 주고 지난 9일의 영산대봉고식전을 마지막으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
제9대 종법사로서 다시 교단통리의 대업을 수임한 대산종법사는 취임사에서 앞으로의 교단방향을 제시하는 한편, 향후 10년의 기간이 교단이나 국내외적으로 다같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출가 재가의 배전의 자각과 합력 실천을 당부했다.
대산종법사는 원기72년의 교단2대 결산기와 대종사 탄신 백주년을 기하여 교단과 나라와 세계가 크게 달라지고 몰라보게 성숙하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수행하는 교단의 첫 지표를 제시했다.
교단은 제일의적으로 신앙과 수행의 공동체인 것이다. 신앙과 수행이라는 교단 고유의 본능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아니하고는 교단으로서의 자격은 스스로 소멸된다. 신앙과 수행의 본질은 일체 양면으로 오로지 한가지의 체력으로써 나타난다. 신앙은 곧 수행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체현되고 수행은 또한 신앙이라는 불길이 골고루 내실화함으로써 떨쳐나는 것이다.
지금 우리교단은 신앙과 수행의 일체화된 표준으로서의 원리와 제도가 위차없이 정착되어 원활하게 운용되고 있는가를 심심히 돌이켜 봐야한다. 원불교 수행의 표적이 과연 궁극적으로 차원높은 원만한 인격의 척도로서 활성화 되어가고 있는가 하는 것은 저마다의 내면적 의식구조에서부터 면밀히 실증되어지는 것이라야 한다. 종교인은 안으로 철저한 수행의 기반이 밖으로는 신앙으로 체질화된 세계적 봉공인으로서 동시적으로 전체적 공동체적 사명의식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자라 할 것이다. 원불교 새 회상 창립의 의의가 새 시대와 새 진리를 향도하고 구현하는 주체로서 세계가 함께하는 대경대법으로서의 바른 법을 펴고 바른 길을 열어주는데 있는 것이라면 이러한 본질적인 의지가 그동안 교정의 방향에서 또는 교화의 지침으로서 어떻게 수렴되어 왔고 어떻게 실현되어 왔는가 하는 문제는 이 시기에 있어서 너무나도 필연적인 역사적 반성의 자료가 되어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수행하는 교단이 그간 가꾸어온 한 결과로서 수위단회의는 이번까지 두 차례에 걸쳐 150여명(142인)이라는 많은 수의 법사단을 탄생(선정) 시켰다. 말할것도 없이 법사단의 존재는 교단적으로 수행의 산 표준적 증인을 내세운 셈이 되었고 사회적으로는 도덕적 구원의 한 도표를 제시함으로써 여기에서 한가지 기여하는 바가 되었다. 우리들에게 있어서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참으로 소중하고 절실한 기대는 새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새 사람의 본질은 그가 곧 바른법과 바른 길을 행하는 사람으로서 교단과 사회의 초연하고 명명백백한 바른 지침이 되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새 인간의 탄생이야말로 새 시대의 모두를 뜻하는 것이다. 삼대력의 바른길을 통한 수행없이는 참 사람을 이루지 못하고 참사람 아니고는 일체가 참될수 없으며 모두가 참되지 않고서는 전체로서 살아날 수도 없는 것, 이러한 산 정신의 삶이 우리들 각자의 내면에서부터 끊임없이 창조되지 않고는 이 세상이 한때인들 살아갈 수 없다는 필연적 당위에서 이에 적중하는 표준인물을 교단 내외에 추대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당당한 교단적 긍지로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일에 대한 정당한 평가는 아직 기다려야 할 과제로 남는다. 이에 대한 역기능의 방향도 전연 도외시 될 수는 없을 뿐만이 아니라 법위가 상대적인 인물평가 정도를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상황에서는 그것은 자칫 계급으로 변질될 소지마저도 없지 않다는 사실이 예상밖의 망상일수만은 없다 하는 것을 늘 새롭게 각서, 서로의 권면과 겸양 정진이 끊임없이 지속돼야 할 것이다.
다음 대산종법사는 법치교단과 교화주체의 확립을 다짐하였다. 법치교단의 정착과 교화주체의 확립은 우리교단이 지향하여 온 전통적 궤도라 할 것이다. 진리와 사실이 함께 존중되는 합리적 교단의 참 모습과 그가 활현되는 체제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교헌을 비롯한 각종 법규의 정비와 문호개방, 연구계획과 책임행정의 강화, 국내외 훈련원 설치운영, 4대봉공회 육성과 국제교화 체제의 확립, 인재의 개발육성, 관리의 합리화, 교단경제의 합리적 운영등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가치질서가 마침내는 법치교단과 교화주체의 체계안으로 집약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새롭게 인식하고 우리들의 일거수 일투족, 한 마음 한 행동이 항상 교단과 세계를 바르게 향도하는 진리의 길이 되어 스스로 법치교단에 기여하고 교화주체로서 동참하는 바가 되어야 하며, 나아가서는 이와같은 대산종법사의 원대한 경륜이 진정 진리와 사실의 실체로서 순리적으로 원만히 구현될 수 있도록 다같이 힘써나가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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