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정 감찰의 출범에 부쳐
원기 60년대의 과제는 법치교단 정착
특자 남용 남발이 화합을 해쳐

겨울을 재촉하는 바가 오고 있다. 이 비가 멎으면 날씨는 한결 더 쌀쌀해질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김장걱정과 서민들에게는 연탄걱정 죽음의 사신을 동반하는 연탄가스를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모든 가정주부는 날씨가 쌀쌀해지면 막연히 세웠던 월동계획을 피부로 실감하면서 겨울준비를 서두른다. 올 김장은 배추는 몇포기를 무는 또 얼마치를....연탄은 몇백장을 떼어야 하고 소홀했던 방구석의 비닐장판 밑을 떠들어봐야 한다.
교단에서는 2대말과 대종사탄신 1백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지난 11월 총회개막으로 새로운 교단중추적 인물들을 뽑아 신체제를 발족시켰다. 지난 13일 신구임의 인수인계를 끝으로 김윤중 교정원장과 이정화 감찰원장의 출범이 시작된 것이다.
김교정원장은 지난 제29회 정기중앙교의회서 인사말을 통해 과거 교정행정에 있어 이어 받을 것은 이어받고 버려야 할 것은 과감히 버리겠다. 그리하여 위로 대산종법사님의 크신 경륜을 최선을 다하여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으며 이감찰원장은 부덕한 사람이 중책을 맡아 송구스럽다. 다만 대산종법사님의 경륜에 부합한 감찰행정을 해 나갈것이라며 감찰은 죄를 처벌하는 것보다는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 양원장의 겸허한 인사말속에 교단향방을 알리는 굳은 결단과 새 지표가 숨어 있음을 볼 수 있어 가일층 교단은 양양한 새 기운이 돕는것 같다.
이보다 앞서 제9대종법사에 중임한 대산종법사의 취임사와 67년도 총회의 각종 중요회의 치사에서도 교단 2대말과 대종사 탄신1백주년을 앞둔 원기70년대의 교단이 나갈 방향에 대해 거듭 천명한 사실을 다시 상기해 볼 때 분명 교단은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대산종법사가 밝힌 70년대의 교단과제는 앞으로 국가 세계와 종교계의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니 이에 대한 교단이나 개인의 각오도 심기일전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개인은 정기  상시훈련으로 삼세의 업장을 녹여 악습을 떼고 선업을 실천하여 법위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교단적으로는 전교도의 낱없는 합력으로 재가 출가 교역자를 양성해 남북통일과 교세신장에 대비하면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법치교단 체제를 정착시키켜 나가고 국가 세계적으로 새로운 정신문명을 요구하는 일대전환기에 처하여 인류는 양심과 가치질서를 상실하고 불안과 혼돈에서 헤매고 있으나 일원의 진리가 펴는날 상생상화하는 지상낙원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산종법사가 밝힌 70년대의 우리교단의 과제는 한마디로 법치교단의 정착이라 할 수 있다. 이제까지의 가족주의로 왔던 울타리를 벗어나 범세계적인 교단으로 향도하고 있는 우리 교단은 마땅히 그 기초를 법에 근거를 둬야할 것이다. 법치가 바탕이 되지 않았을 때 그 뒤에 오는 혼란은 크다. 우리는 그 실상을 우리나라 현실속에서 체험했다. 사회의 정신적 제도가 되기 위해서는 마땅히 우리교단은 법치교단이 되어 정실위주의 사고방식을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법치교단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특권이 남용남발 되어져서는 안되겠다. 특은 정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여하한 일에 있어서도 불식 불용하고 설령 사용시는 누구나 공감하고 합리적으로 납득이 갈 수 있도록 처리해야 수긍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일들이 비일비재 한다면 법치교단은 이름뿐일 것이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항상 예외를 적용시켜 준법정신의 결여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하의 신뢰는 무너지고 고유의 전통은 상실되어 교단화합은 어렵게 된다.
총부의 기능화 문제도 그렇다. 교단행정의 심체가 되고 원불교 대의의 대표기구로서의 총부는 그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 그래서 원불교의 심장인 중앙총부는 항상 창조적인 정책을 개발하는 산실이 되어야 한다.
중앙총부가 창조적인 정책 산실의 모체가 되어 그 기능이 활성화 될 때 원불교는 살아있는 것이다.
중앙총부의 살아있는 기능을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제도가 입법되어져야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의 총부활성화와 총부가 자동적이고 능률적인 기능에 많은 기대를 해왔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 결과 교단기본 이념인 교화  교육  자선은 많은 과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혹자는 60년의 교단발전사에 볼 때 놀라운 발전이라고 초창기와 비교하여 자족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날의 놀라운 시대 사회상의 발전에 비춰보고 더욱 뛰어난 교법을 생각할 때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다고 과거행정에 발전이 없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주지하는 바와같이 반백년 이후 교당은 3백30여개로, 토지는 1백70여만평으로, 교도는 1백만이 넘었다. 하지만 우리 교단의 교세는 이처럼 엄청나게 신장했지만 교단기본 이념인 교화  교육  자선에서는 한국사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것은 중앙총부의 확고한 정책기반에서 누구의 의견이든 받아들여져 합리적이고 또 모든 입법이 민주적인 차원에서 세워진다면 심혈을 바쳐 일할 사람이 늘고 거기에 따라 응분의 발전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행정에는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시행착오가 생기면 빠른 시일내에 연구검토하여 새 방안을 구상해야 되겠지만 시행착오가 자주 있어서는 결코 안되겠다. 그래서 최소한의 시행착오와 누구나 주인이 되기 위해서 민주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민주적인 의사결정 후 과감한 시행을 위해 중앙총부는 앞장서야 되고, 모든 교구나 교당에 원유를 공급해주는 생산처가 되어야 한다.
일전 추계 교무선 때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말라고 주최측에서 강력히 당부하는 것을 봤다. 언제부터 우리 교단내 음성적으로 돌고 있는 유언비어가 성행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유언비어는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데서 나오는 말이다. 그리고 또 유언비어는 개방되지 못한 졸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단은 구린데가 몇군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앞에 바로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과감한 수술을 해야 할 것이다. 과거는 어두운 시대였다고 우리는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그러나 오늘날은 밝은 시대다. 밝은 시대에서는 정법이 서야 한다. 수단이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과거 피치못할 사정으로 수단을 목적인양 써왔지만 새 시대에서만은 목적과 수단을 구분해 사용할적과 수단을 구분해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교단의 구린곳은 과감히 청소해야 하고 씻어서도 안되는 곳은 집도해야 한다. 그리고 또 지도자는 비방과 비판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지도자는 전부 신이 아니다. 그래서 때론 그 하는일에 실수가 있을 수 있다. 건전한 비판은 발전과 화합의 길이다. 그러나 우리 지도자들은 비판을 마치 비방인양 오해하고 신심문제와 결부하여 당사자를 문제아 취급했다. 비판을 받는 측이나 비판을 하는 측이 모두 교단을 사랑하고 위하는 뜻에 아무런 사심이 없다면 문제아 취급은 말아야겠다. 이탈리아의 애국자 마찌니의 발전은 충돌을 통해서만 온다는 말이 생각난다.
다음은 교단재무구조의 단일화를 꾀했으면 한다. 여러곳의 사업회에서 운영되고 있는 기금을 하나의 재무구조를 통하여 효율적으로 활용시키고 운영해나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중앙총부의 환경조성 문제는 시급하다고 본다. 총부가 성역으로서의 면모는 일반교도나 교역자의 정신적 공급지로 항상 참배하고 싶고 순례하고 싶은 종교적 분위기를 나아내게 해야 한다. 부흥하지 못한 경제나 미비한 제도는 어느때나 일으키고 고칠수 있지만 한번 빼앗겨버린 전무출신의 고유정신은 다시 찾기가 힘들다. 끊임없는 대종사의 구도정신과 초창 창립정신을 후배들이 계속 이어 갈 수 있는 새로운 장의 70년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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