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생활 위한 과학기술의 발전

 소득수준의 향상, 자유시간의 증대와 더불어 사람들의 요구는 지금까지 물적 풍부성의 추구에서 총합적인 생활의 질을 향상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즉, 건강이나 생활환경의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생활의 기초단위인 가정을 보는 견해의 변화 또는 여성의 직장진출이나 지역사회에서 사람들이 자유스럽고 안정감을 갖고 여러 활동에 참여하며, 사람과 사람이 서로 조화된 삶을 희구하면서 자기실현을 도모하고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개성과 역할 살리는 과학
 지금까지의 과학기술은 편리성, 쾌적성을 중심으로 발전하여 사회생활에 크게 공헌하여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왔으나, 이제부터는 사회나 각 개인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함과 동시에 이들과의 효과적인 결합을 고려하여 단지 과학기술만의 발전을 추구함이 없이 모든 사람의 개성이나 역할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사회의 구축 등 인간 및 사회측면에서의 필요성과 합일된 과학기술의 전개를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이 보급되는 과정에 있어서도 사회생활에 혼란과 변화를 초래하여 이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점들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평가방법이나 적정기술의 질적 변화를 도모하여야 할 것이다.

조화 있는 과학기술발전
 아울러 과학기술의 최종적 수익자인 인간을 중심한 과학기술과 인간 및 사회와의 조화 있는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주요한 일이라 믿는다. 원만하게 조화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ㆍ
 첫째로 인간의 마음과 몸의 건강을 유지 증진시키는 일이다. 생활수준의 향상 등으로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인 건전성의 확보에 대한 욕구가 고조되고 있다. 심신의 건강확보는 과학기술의 진전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것이다.
 교의품에 말씀하시기를 「지금 세상은 물질문명의 발전을 따라 사ㆍ농ㆍ공ㆍ상에 대한 학식과 기술이 많이 화려해졌으므로 이 화려한 물질에 눈과 마음이 황홀하여지고 그 반면에 물질을 사용하는 정신은 극도로 쇠약하여 주인 된 정신이 도리어 물질의 노예가 되고 말았으니 이는 실로 크게 근심될 현상이라. (중략) 그러므로 그대들은 새로이 각성하여 이 모든 법의 주인이 되는 용심 법을 부지런히 배워서 천만경계에 항상 자리이타로 모든 것을 선용하는 마음의 조종사가 되며 다라서 그 조종방법을 여러 사람에게 교화하여 물심양면으로 한가지 참 문명 세계를 건설하는 데에 노력할 지어다.」하였으며, 또한 영육쌍전 법에 「…일원상의 진리와 수양…연구…취사의 삼학으로 써 의ㆍ식ㆍ주를 얻고 의ㆍ식ㆍ주와 삼학으로써 그 진리를 얻어서 영육을 쌍전하여 개인, 가정, 사회, 국가에 도움이 되게 하자는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은 국책 적인 과학기술의 추진이란 각도에서 보면 추진 방향을 훤히 밝히신 것으로 확신한다.
 둘째로, 개성적이고 문화적인 생활형성을 들 수 있다.
 가정이나 지역사회에 있어서 가족의 역할의식이나 대화의 상실이란 문제가 생겨 생활하는 양식도 단지 양적 확대를 목표로 하지 않고 질적 만족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으며 생활의 기초적 단위인 가정이나 지역사회를 재조명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또한 자유시간의 증대나 고학력화, 자기 현실적 문화적 여러 활동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욱 인구구성은 출생 율의 저하나 평균수명의 연장 등으로 고령화되고 있는데 이 추세는 장차 경제적, 사회적으로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예측한다.
 생활 그 자체의 질적 향상이나 고령화 사회에의 대응은 개인ㆍ가정ㆍ지역 사회 등의 주체적 활동으로 해결하여야할 부분이 많으며 과학기술 면에서의 대응은 한계가 있으나 대응방법에 따라서는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서명(西銘)에 천인무간(天人無間)의 경지를 「…그러므로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찬 것이 나의 몸이며 하늘과 땅의 운행을 거느리는 것이 나의 본성이다. 모든 사람은 나와 탯줄을 같이 하고 모든 물체는 나와 더불어 살아간다. 우주가 다 한 가족일지니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을 존중함은 어른을 어른으로 대하는 까닭이요, 고독하고 허약한 자에게 자비를 베품은 어린이를 어린이로 대하는 까닭이다.……하늘아래의 피곤하고, 노쇠하고, 잘라지고, 골병들고, 형제 없고, 자식 없고, 아내 없고, 남편 없는 모든 사람들이 나의 형제이니 괴롭고 호소할 곳 없는 사람들이다.
 ……부와 명예와 복과 은택이 있음은 나의 삶을 풍부하게 하지만, 가난과 주림과 근심과 재난은 나에게 시련을 줌으로써 나를 완전하게 다듬기 위함이다. 살아 있을 동안 나는 하늘과 땅을 부모처럼 거역함 없이 섬기고 죽을 때에는 편안하게 그 속에 안기리」(김용옥 해)라고 표현되고 있다. 이 해주에서 천인합일의 정신과 효를 중심으로 한 유가의 가족중심주의 사유를 우주로 펼쳐 융합시켜, 그것을 구체적인 사회문제, 사회복지의 문제로 연결시킨 매우 특이한 박애 주의적 문장이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기본사상의 바탕 위에서 사회나 생활의 질적 향상을 목표로 한 과학기술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로는 쾌적하고 안전한 사회의 형성을 들 수 있다.
 도시화의 진전, 교통, 수송이나 통신 시스템의 발전 등 사회전체가 고도화되고 복잡해지고 있으므로 더욱 안전하고 살기 좋은 생활공간을 창조하여야 할 것은 물론이고, 도시, 농산, 농촌을 일률적으로 정비할 것이 아니라 지역의 특징을 충분히 살려 생활환경을 정비하고 사회전체로서의 질을 향상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 과제를 달성하기 이해서는 총합적인 국토이용과 도시ㆍ농촌의 계획, 건설기술의 개발, 자원의 유효한 이용, 새로운 교통 수송, 정보통신시스템의 개발이 추진되어야 하고 재해방지 환경보존 대책의 연구가 더욱 가속과 되어야 한다.
 넷째로 우주적 시야로 안간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다.
 일부의 사막화의 진행이나 열대림의 감소, 바다나 대기의 오염 등 지구적 규모에서 환경의 악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제적 협력 없이는 지구적 과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되었다. 더욱 국제적 상호의존 관계는 더욱 고조될 적으로 보면 국제적인 상호이해의 증진을 도모함과 동시에 후진국의 생활과 사회발전에 공헌하는 점에서 식량확보, 산업진흥의 지원, 생활의 질적 향상에 과학기술의 적극적 지원이 요청된다고 본다.
 이 추진계획에 있어서 그 바탕은 삼동윤리 강령을 그 지주로 삼아야 한다.
 그것은 「…세계의 모든 산업이 다 한 살림을 이루어 서로 편달하고 병진하다가 마침내 중 정의 길로 귀일 하게 될 것이니…」이 말씀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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