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정체성 확보와 실습위주 훈련돼야
새로운 시도 긍정적, 프로그램 보완 필요

훈련이 끝난 지금도 훈련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매년 하는 훈련이지만 심화된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언제까지 나열식개론적인 훈련만 할 것입니까
 금년도 교무훈련은 대체로 잘됐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변화에 대한 요구도 만만치 않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새로운 시도는 긍정적이나 훈련프로그램이나 분위기 등은 보완해야 한다고 할 수 잇다.
 금년도 교무훈련은 총 8차에 걸쳐 실시됐다. 훈련원 팀이 바뀌면서 5월 11일에야 1차 훈련이 시작됐다. 부교무 훈련은 2차에 걸쳐 실시됐다.
훈련주제
 원기 80년은 좌산종법사의 취임과 더불어 변화와 개혁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분출된 해였다. 이러한 변화된 흐름에 맞추어 새로 구성된 오희원 원장 팀은 나를 새롭게 세상을 훈훈하게라는 훈련주제를 내걸었다. 세계화로 상징되는 전환기적 시대 상황과 교단적 상황 그리고 교역자의 현주소를 배경으로 설정된 주제였다.
 또 하나의 축은 좌산종법사의 법문 일과로 득력하자였다. 이에 따라 상시응용주의 사항이 정전공부와 회화의 주제가 됐다. 그러나 좌산종법사의 법문에 지나치게 부각 될 때는 훈련 주제가 살아나지 못한 면도 있었다. 이 주제를  3년 계속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주제의 목표를 더 구체화하여 심화시키는 방법도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훈련프로그램의 분석
새로 구성된 오희원 원장팀은 3년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변화된 시대상황과 현장교무의 요구를 수렴하는 데 노력했다. 기획을 담당한 한덕천 교무는 기능중심의 훈련에서 탈피해 11과목에 바탕한 순수한 교법훈련을 지향했다고 전제하고 금년 훈련의 방향은 출가정신의 회복, 교법의 현실구현, 교화단 교화, 통일 연대의 의식형성, 정기 상식훈련연계라는 5가지를 염두에 두고 작성됐다고 밝혔다. 황영규 부원장은 교화의 테크닉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교법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 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출가정신 회복을 위해서는 성직의 길이 마련됐다. 교역자들의 사기저하와 무기력현상은 출가정신으로 돌아갈 때 극복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개설된 것이다.
 교법의 현실구현을 위해 종법사 법문과 정전강의 공부교화발표가 있었다. 이에 대해 모 교무는 일과로 득력한다는 의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부에 바탕한 교화 사례담이나 좌선실습은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좌선실습은 좌선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그 실증에 대한 관심이 높음을 반증하고 있다. 그러나 강해윤 교무(은혜의 집)는 교역자들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교재와 교단적으로 공인할 수 있는 강사, 단계별 지도 등이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환경조성을 위한 특강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평소 통일에 대한 교무들의 관심이 부족한 데 원이 있는 듯 하다.
 교화활성화 모색을 위해 마련된 교화단 교화는 의도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그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직장예절비디오는 예전의 내용을 비디오로 만들어 활용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정기상시훈련의 연계는 상시계획작성과 시테크 비디오상영이 있었다. 그 연계방안에 대한 구체화가 시급하다.
 기타 분반활동이나 비디오 활용은 호응도가 높았다. 깔갈대소회는 본의는 살리면서 다른 방향을 모색해야 할 듯, 노래부르기는 훈련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가장 좋았던 과정은 정전강의연마, 이야기 마당, 좌선실습, 분반활동, 성직의 길, 통일강의 , 비디오상영 순이다.
 부교무훈련은 훈련협의회원과 학년대표 등 30여명이 사전에 모여 훈련주제와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등 현장의 요구를 수렴함으로써 훈련의 성과를 높였다.
 나의 서원 우리의 미래라는 훈련주제가 보여주듯 자기를 점검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훈련이 된 점은 높이 평가된다.
훈련목표의 평가
 출가정신회복, 교법의 현실구현, 정기상시훈련의 연계라는 3가지 목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으나 교화단교화와 통일환경조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 교무들은 전반적인 훈련의 틀에 문제를 제기했다. 훈련 수준이 매년 심화될 수 잇는 중장기적 계획과 프로그램으로 구성돼야 하는데 일회성 훈련을 벗어나지 못한 채 항상 개론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년 훈련은 일과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자신의 공부와 교단의 미래에 대한 긍지를 심어 준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훈련 방향
 원불교 훈련으 정체성이 확립되어야 하며 훈련의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 훈련으 성격을 교양기능중심(연수)에 두느냐, 아니면 교법의 체질화를 통한 기질변화에 두느냐에 따라 훈련 방향이  달라진다. 현재 우리 훈련은 분명 후자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용을 살펴보면 아직도 종교훈련인지 연수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뭐가 좋다고 하면 이것, 저것 보여주려다 보니 나열식, 잡탕식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깊이 있고 전문적인 지식습득을 방해할 뿐 아니라 개론 수준의 얄팍한 지식을 선호할 위험을 안고 있다. 더 나쁜 것은 훈련이 지식(정보)습득을 위한 장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종교훈련은 깨달음을 위한 긴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생명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긴장이 없다. 지금까지 우리는 각론은 없이 막연히 3학 병진만 강조하다보니 항상 개론수준에만 매달려 있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 개론 수준과 나열식의 훈련을 지향, 깨달음을 위한 구도적 긴장에 찬 훈련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또 우리훈련은 연구과목의 비중이 너무 높다. 그것도 강의와 회화, 사례발표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한덕천 교무도 우리훈련이 연구 쪽에 너무 편중됐다고 시인한다. 강의 중심에서 단계별 프로그램에 의한 실습위주로 전환돼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 11과목 중에서 한두 과목을 집중적으로 연마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그밖에 기관 근무자를 위한 직능훈련 실시, 훈련기간 연장, 훈련 분위기 조성을 위해 재 이수처리 근거 마련 훈련기관 교무들의 순환과 연수 등에 의한 훈련전문요원 양성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훈련을 받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하러 가는 것으로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이제 기존의 성과를 바탕으로 훈련의 전반적인 틀을 점검, 더욱 심화된 훈련으로 도약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문향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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