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의미와 살림살이 계획

봄이 오는 길목은 아직 조심스럽기만 하다.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철을 맞는 19일에도 살을 에는듯한 강풍과 큰눈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전국의 최저기온이 영하10도 내외의 매운 추위가 연일 계속되어 오고 있다. 전해상이 폭풍권내에 휩싸였는가 하면 호남지방에 큰눈이 내렸고 잇따라 일부지역의 교통두절, 교통사고와 일부 학교는 수업을 중단하는등 만만치않은 혼란을 겪는 요즈음이다.
이와같이 겨울이 그 잿빛의 잔해를 스스로 거두어들이는 혼돈의 와중에서도 세월 저 안의 안뜰을 가만히 꿰뚫어보자면 봄의 여왕은 아주 조심스럽게 집힐듯 들릴듯도 한 이만큼의 거리에서 이미 그 청신하고 훈기어린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월은 어김없이 오는 것이로구나하는 일상적인 감명이 어쩌면 또 새로워지는 것을 느낀다. 대자연의 운행은 대범스러운 가운데 신비스러울 뿐이다. 얼어붙은 땅속에서도 두꺼운 얼음장속에서도 밀밀하고 오묘한 섭리는 벌써 베풀어져 가고 있는 것이며 크고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 주고 있다. 겨우내 검게 얼어붙은 눈속의 두터운 지각을 뚫고 냉이니 달래니 쑥이니하는 그 참한 새싹들이 이내 연적같은 속살을 선보이고 있는 이 경이로운 신비! 이것은 누가 뭐라해도 분명히 자기 생명의 탄생인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짐짓 언제부터인지 생명에 대한 환희 또는 그 신비나 외경의 관념같은 것은 도무지 까맣게 잊어버린 듯 자기자신의 깊은 내면의 뜻이나 주위의 아주 가까운 자연환경에는 아예 눈이 먼것이 아닌가 하는 허전한 생각도 든다. 도리어 오늘날의 사람들은 어떤 조직이나 어떤 구조속에서는 무엇인가 활동의 의욕, 가치규범과 질서등을 부여하려 하면서도 자율의식이나 우연자연으로 돌아오는 순리의 행위에는 가위 무관심인채 보다 기계적 초속도적인 컴퓨터가 지시하는 합리적인 방향과 새로운(?) 자극을 추구해가고 있는 경향이다. 물론 이러한 요즈음의 경향이 반드시 옮지않다고만 이야기하려는 것도 아니고 또 이것은 한시대의 편행성이라는 것으로 드러나버린 것이 기정의 사실이기도 한 것이다.
보다 우리들에게 중요한것은 참으로 중요한 것을 중요한 것으로 깨닫는 스스로의 행위다. 말을 잘하고 또 말로써 하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사실은 말로는 이룰수없는 요소들이 그 중 십분의 팔을 차지하는 것이라 한다면 어떠한 수단을 써서도 오히려 그 자체는 여여자연하다는 것, 여여자연한 진경은 여여자연한 실상이 아니고는 다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진리는 만사만리의 전체 종합의 주류로서 그것은 조화요 현성일 따름. 그 뿌리는 모든 사물 자체의 이면에 내재하는 것이지 덮어놓고 나타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진리는 영원의 생명으로서 조화하고 현성하는 것, 여기를 진정 꿰뚫어보는 눈과 이것을 스스로 행하는 자 과연 누구일까.
김교정원장은 교정원 초도순시에서 이미 제정발표된 교정지표를 다시 천명하고 이 교정방향과 일치된 시책을 펴나가도록 지시하고 더욱 각 부처의 정책은 지속성, 일관성, 현실성, 실천성등이 아울러 원만하게 강구되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의 살림살이 계획은 임 우리네의 생활에서는 일반화된 습속이면서 특히 우리교단 선진에게 있어서 이는 앞서가는 근면의 슬기로 교단사적 발전을 이끌어온 선진적 생활철학의 일면인것이 사실이다. 이리하여 성업봉찬추진 교단세계 건설은 원기 68년 신춘에 마련되어 내세운 창립제2대결산과 대종사탄생백년을 향한 향후 약10년에 걸친 미래지향적 교단사의 방향이다. 이와같은 교정지표를 이루어 나가려면 이에 못지않은 시책과 보다 훌륭한 실천방안이 요청되고 이념과 행위의 일치는 이 일의 주축을 세우는 관건이다. 진리가 이루어지는 순리와 조화 현성의 과정이 여기에서 오로지 실현되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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