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인의 예결산 이대광
자신의 근기와 능력을 알고 계문과 악습의 비중 따라서
적공훈련 기한 예산하고 일기법과 신분검사로 죄복결산
종교인의 참생명

대부분의 인간은 알고도 짓고 모르고 지은 죄업의 함정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시비이해를 분석할 수 있으면서도 악업을 일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시비를 몰라서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간적인 차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속깊은 참회로 개과천선하는 때이요, 가장 추한 모습은 악을 은폐하고 충고해 준 사람을 원수로 여기며 조금도 잘못을 시인하며 뉘우치는 기색이 없는 때이니 종교인으로서 더구나 성직자로서 자신의 허물을 발견하고 시인하여 참회하지 않는다면 성직에 종사한 보람을 어디서 찾을 것이며 어느때 누구로보터 제도를 받을 것인가, 참회후에 돌아서서 다시 악을 범한다 할지라도 참회하는 마음만은 종교인의 기본적인 생명이요 미덕이라 아니할 수 없다.
낙원 건설의 관문
수도에 뜻을 두고 모인 집단이 종교단체라 할 수 있다. 비록 서원과 목표는 같다 할지라도 상하좌우 남녀대중이 집단을 이루고 살다보면 잘 잘못을 따지는 시비의 바람이 일어나기도 하고 생활상 또는 사업상 이해의 문제가 얽혀서 상충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때에 서로가 잘못을 찾아 깊이 뉘우치고 양보하는 분위기가 성숙할 때 이것을 낙원세계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한 가정의 가권이 서로 화목하여 낙원을 이루기로 하면 먼저 서로 잘못을 찾아 뉘우치는 자세가 되어져야만 가권이 화목할 수 있는 것이며 국가간의 국제적인 이해와 시비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서로 잘못을 찾지 않고 이권을 양보하지 않는다면 투쟁과 대립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서로 참회하고 호혜평등의 원칙으로 관계를 개선할 때 낙원세계가 전개된다.
방법과 교리실천
참회하여 허물을 고치고 새 생활을 하고 싶어도 참회하는 길을 알지 못한다면 원만한 참회정진의 생활이 되지 못할 것이다. 대종사는 이참과 사참의 두 길을 밝혀 주시어 안으로 악인을 돌려 선인을 만들고 밖으로 악업을 그치고 선업을 행하게 함으로써 불지에 이르러 낙원을 수용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참회의 방법과 교리는 둘이 아닌데도 혹 혼돈하여 참회생활과 교리실천을 분리시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교리실천의 적공생활이 바로 참회생활이기 때문에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를 실천함은 사참의 요제가 되고 공부의 요도 삼학팔조를 실천함은 이참의 요제가 된다하여도 과언은 아니며 또한 삼학으로 나누어 생각할 때 자성원리와 인과의 이치를 깨달아서 안으로 정신수양공부에 전력함은 이참의 생활이요 밖으로 작업취사의 공부에 전력함은 사참의 생활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일상수행의 요법으로써 표준잡고 생활하는 가운데 이참과 사참이 다 포함되어 있다.
성불의 주요과정
큰 인격을 갖추어 삼계의 스승이 되고 사생의 어버이가 되는데에는 여러 가지 과정이 잇을 것이나 대체적으로 구분하여 본다면 참회, 서원, 적공 이 3과정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진심으로 과거의 잘못을 뉘우칠 때 악습을 뜯어 고치고 새 생활을 개척하여 불지에 도달하려는 간절한 원력이 솟아날 것이며 원력이 솟구칠 때 적공의 생활이 시작 될 것이며 바로 이 수행적공의 생활이 참회생활의 참 모습으로써 참회의 효과와 공덕이 나타나 자유자재하는 활불이 될 것이다.
적공의 표준
수행적공하는 데에는 표준이 있어야 할 것이니 일상수행의 요법인 교강구조가 표준이 된다. 일상수행의 요법으로 표준하지 않는 생활은 참회와 구도의 생활이라 할 수 없다.
적공의 방법
아무리 표준이 서있다 하더라도 동정간에 몸과 마음을 단련하여 다시는 악업을 짓지 않게하는 정기훈련법과 상시훈련법이 없다면 허울좋은 표준만 남게 될 것이다. 일상수행의 요법을 동정간에 체질화시키고 생활화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이 정기와 상시훈련법이다.
유무념 대조
그러나 적공하는 표준과 방법이 훌륭하다 하더라도 동정간에 잊어버리지 아니하고 챙기는 마음이 없으면 참회생활이 실현되지 못하기 때문에 대종사님은 유무념 대조를 하도록 하시고 성적을 태조사로써 하게 하시었으니 참으로 원만하고 과학적인 공부법이라 아니할 수 없다.
내용과 참회
참회생활하는 사람은 먼저 무엇을 참회해야 할 것이냐 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면 참회는 한낱 형식과 구호에만 그치고 말 것이다. 대종사님은 중생이 신  구  의 삼업으로 알고도 짓고 모르고도 짓는 죄업을 30가지로 나누어 경계하여 주고 다시 이것을 정도따라 순차적으로 길을 밟아 조복받을 수 있도록 보통급 10계 특신급 10계 법마상전급 10계로 명시하여 주었다. 아무리 참회생활을 한다 하더라도 30악이 심신작용을 통하여 나타낸다면 참회하여 개과천선하였다고 볼 수 없다. 진정한 참회생활로 30가지의 악이 소멸될 때 죄고의 함정으로부터 해탈한 것이며 비로소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이 30가지의 악업을 소멸하는 데에는 이참과 사참을 아울러 행해야만 된다. 거듭 거듭 30악을 범한다 할지라도 끝까지 싸우는 정신으로써 참회하여 업력을 극복하고 보면 결국 법강항마위의 위대한 버력을 얻게 될 것이다.
수도와 예산
예산이란 미리 계획을 세워두고 이 계획에 의하여 일을 집행하는 것으로써 수도하는 데에도 자신의 근기와 능력에 맞추어 초보적인 단계로부터 적공하여 가는 것이다. 예를들면 30악을 조복받아 갈 때에 자신의 능력으로 지켜 나갈 수 있는 계문부터 항복받아 간다. 만일 허욕이 발동한 사람은 자기 능력으로 감당못할 계문을 가지고 씨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마치 어린아이와 장년이 상대하여 겨루는 것과 같아서 법이 마를 이기지 못한다. 계문의 비중을 따라 1개월 작전, 6개월 작전, 1년 작년, 5년 내자 10년, 30년 작전, 일생내지 수십 수백생 작전계획이 미리 세워져서 이에 따라 공부를 진행해 가는 것이다. 예산없는 수도생활은 천방지축의 생활로써 기질변화가 어렵거니와 향상이 없는 것이다.
수도와 결산
결산이란 예산대로 차질없이 집행되었는가를 대조해보는 것으로써 수도인은 하루생활을 마친 저녁이나 혹은 한 달을 마친 월말이나 일년을 마친 년말에는 반드시 결산하여 삼대력이 얼마나 중장이 되었으며 때로는 얼마나 퇴보하였는가를 파악해 두어야 한다. 예를들어 수양 연구 취사 가운데 수양력은 향상되고 취사력이 미진하였다면 다음 예산을 세울 때에는 취사력을 향상시키는데에 시간과 정성을 많이 투입해야 할 것이다.
결산중에는 하루 결산이 기점이 되므로 중요하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는 잘 살았는가? 못살았는가? 대조하기 위해서 일기법을 두었으니 상시일기를 기재함으로써 자신이 살아온 하루를 소상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다. 하루 결산이 없는 일년 결산은 의미가 없는 것이니 왜냐하면 하루 결산이 없기 때문에 일년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결산이 신분검사를 통해본 일년 결산이다. 신분검사표의 내용은 부당등급(중생의 세계) 당연등급(불보살의 세계)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이 표에 의하여 자신의 신분을 검사해 보면 선악, 죄복, 빈부에 대한 결산이 정확히 나온다. 그러기 때문에 수도와 결산은 대단히 중요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참회의 공덕
수도인이 진심으로 참회하여 30가지 악업을 짓지 않기로 서원을 세우고 이참과 사참으로 적공하되 반드시 예산을 세우고 하루를 통해서는 상시일기와 정기일기로써 결산을 하고 일년을 통해서는 신분검사표로써 자신의 신분을 결산해보는 수도인의 기본적인 수행자세를 확립하여 정성을 계속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법위가 일취월장할 것이요, 교단적으로는 대도인들이 무수히 배출되어 그 영광이 우주에 충만 할 것이요 세계적으로는 불국정토가 건설되어 전 인류와 전 생령이 낙원 속에서 안심입명을 도모하며 무궁한 법열을 맛볼 것이다.<교무  상주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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