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인간 최초의 인간선언

5월20일은 음력으로 사월 초파일불기로 치면 2527년의 석존성탄절이다. 이 석존성탄절은 우리 교단이 정한 4축2재에 포함되어 있는 큰 경절로서 그 동안에는 양력 4월8일에 그 경축기념법회를 거교적으로 봉행해 왔는데 부처님 탄일이 정부가 제정한 공휴일이 되면서부터 우리 교단에서도 음력 관용의 원칙을 따르기로 하고 이후부터는 음력으로 개정하여 봉축행사를 해오고 있다.
원불교 예전은 석존성탄절의 일자 적용과 행사에 대하여 그 국토 또는 지역의 관습에 따라서 음력 4월8일이나 양력 5월의 만월일에 행사할 수 있고 혹 지역적 전래의 행사를 겸행할 수도 있으나 미신이나 에 흐르지 않게 하는 것이 본의라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음력 개정 시행은 국토와 지역적 특징을 적용한 셈이되고 미신이나 남비를 절제하고 이를 막는 일은 우리 교단으로서는 선진적인 의식질서의 하나로서 자율적으로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석존성탄절을 교단의 공식 축일로 정하고 이날을 거교적으로 기리는 뜻은 어디에 있는가. 서가세존께서는 3천년의 과거에 이 세상에 탄생하시와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의 큰 진리를 대각하시고 영산회상을 건설하시와 후래만대의 우리 중생에게 영원한 구원의 길을 열어주시는 동시에 우리 대종사께서 새 세상의 새 회상을 건설하실 교법의 연원을 지어주셨사오니 앞으로 무량겁을 통하여 이 도문이 길이 융창하옵고 이 교법이 널리 발전됨을 따라 부처님의 법은은 더욱 드러나서 전세계 모든 중생의 한가지 모앙찬송하는 바가 될 것으로 예상하옵나이다...고 석존성탄절 봉축사는 이와같이 가르쳐 주고 있다. 원불교 교법의 연원이 곧 서가모니 부처님과 그가 시교한바 있는 불법이라 하는 것은 이제 두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실이 되었다.
이미 다 아는바와 같이 부처님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한 이래 최초의 선각자요 대각자였다. 서가세존이 깨달은 진리의 내용은 요약하자면 불생불멸 인과보응이라 할 수가 있다. 전생령 전우주에 나타난 실상의 법칙 그대로의 그것이었다. 서가모니 부처님은 인류의 역사상 진리에 있어서의 최초의 발견자 창도자일 뿐 아니라 고원의 길을 개현하는데 있어서도 인류 역사상에서는 최초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부처님이 이 사바세계에 오신 뜻은 무엇인가. 부처님은 사실상 인간 자각의 역사와 인류 구원의 역사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하여 그 불변 불괴의 정신적 축으로 오신 것이다. 역사의 본질은 말하자면 인류이 자각에 잇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이 자각의 생명이 끊임없이 작용하고 개척하고 새로워지는 여기에서 역사시대는 전개되고 더욱 그 문화는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불타가 출생즉시에 하늘 땅을 가리키며 시현했다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말씀은 만고에 살아있는 진리의 생명이다. 이를 두고 오늘날 부처님의 독단이라고 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천상과 천하에 오로지 가득차 있는 것은 나뿐이다. 나 아닌 것이라는 것은 어디에도 있지 아니하고 존재할 수도 없다. 이 나라고 하는 존재는 그 무엇에도 짝할수도 없고 비교도 안되는 절대의 나이므로 이러한 나, 나만이 외로이 높은 절대의 나를 떠나선 나는 한시라도 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나를 단 한시라도 떠나서 사는 것은 참 나일수가 없는 거짓이라는 것이다. 전체의 나, 그러면서도 절대인 나, 그리고 언제나 나일수밖에 없는 이 나를 정초로 하여 이루어진 불타, 서가석존의 이 지엄하기 그지없는 인간선언은 곧 이 시대의 말씀으로 다시 살아나야 하고 새 역사의 한 길이 되어 중생을 이끌어 주어야 할 것이다.
지금 부처님의 뜻과 그 말씀은 그 언제 그 어디에서나 살아있고 진리로서 활용되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정작 이 말법 고해를 함께 살아가면서 이제는 전율적()으로 심각해 지고 있다. 이렇게도 실상과 현상이 겉돌고 역사사회적 객관세계와 현실구조적 자아의 거리를 기계적 운명적으로 박에 해석할 줄 모르는 이  불교를 과연 무엇으로써 희생시킬 수 있는가. 부처님 오신날을 계기로 생각해 보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