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자기실현 개발
프로그램 개발로 교당공간 다양하게 활용
봉사회 조직확대 사회활동에 기여토록 해야

고령화 사회에 대비
 일반적으로 인구구조가 고령화하는 상태에 있는 사회를 고령화 사회라 하고 인구의 고령화가 피크에 달하여 그 비율이 안정되게 된 사회를 고령사회라고 하는 구별을 하고 있다. 이 구별에 있어서 하나의 지표가 되는 것이 노년인구(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다.
 국제연합의 정의에 의하면 총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노년인구의 비율이 4%미만인 국가를 청년국가, 4% 이상 7%미만인 국가를 중년국가, 7% 이상인 사회를 고령화사회, 그리고 그 2배 즉 14%에 달한 사회를 고령사회로 정의해도 좋을 것이다.
 스웨덴(16ㆍ6%), 독일(15%), 영국(14ㆍ9%), 등과 같은 나라는 이미 고령사회가 되어 있고, 이웃나라인 일본(10.2%)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나아가고 있으며 우리나라(4ㆍ3%)는 고령화 사회로 발돋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아직 까지는 노인문제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으나 차차 인구고령화가 진전되어감에 따라 그동안 미풍양속으로 지켜져 왔던 경로 효친 사상이 무너져가고 노인에 대한 부양의식이 희박해져 가게 되어 노인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도 등장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구통계에 의한 노년인구의 장래추계를 보면 2천년에 6ㆍ2%, 2천20년에 10ㆍ5%, 2천 40년에 18ㆍ2%, 2천60년에는 20%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천년대 중반에는 다섯 사람 중 한 사람이 노인인 사회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구고령화의 속도는 대단히 빠른 것으로써 세계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그 근거로서 인구고령화의 속도를 노년인구비율이 7%에서 14%에 도달하는 데에 필요한 연수를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프랑스는 130년, 스웨덴은 85년, 영국과 독일은 45년이 걸렸으나 우리나라는 24년이 소용될 것으로 추계 되고 있다.
 이처럼 갑자기 찾아오게 될 고령사회에 대비하여 원불교의 노인복지 사업은 어떻게 전개되어야 할 것인가 그 현황 및 과제와 방향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노인복지에의 기여
 원불교 노인복지의 이념의 근거는 「부모은」에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자력 할 때에 생육하여 준 대은과 인도의 대의를 가르쳐 준 것이 부모에게 피은된 바이다. 따라서 부모가 무자력할 경우에는 힘 미치는 대로 심지의 안락과 육체의 봉양을 드리고, 자기 부모가 아닌 타인의 부모라도 무자력 할 경우 자기 부모와 같이 보호할 것을 부모 보은의 조목에서 밝혀주고 있다. 그리고 사요의 「자력양성」에서는 노인을 무자력자로 규정하여 보호하고 도와주어야 할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노인을 그저 무자력한 사람으로 보고 노약자를 돕는 자비정신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내 부모, 타인의 부모 등 세상의 노인을 부모로 알고 부모에게서 피은된 바를 상기하여 부모에게 보은하는 마음으로 노인을 봉양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경로효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노인 즉 연장자는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고 또한 토지의 소유권자로서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존재로서 그 사회의 지도자적인 추앙을 받았다. 또 확고한 가족제도 속에서 부양이 보장되었다.
 그러나 근대 산업사회로 넘어 오면서 산업화 도시화는 노인을 기능적으로 사호의 불필요한 존재로 전락ㆍ소외시켰다. 또한 산업화 도시화에 수반된 핵가족화는 노인의 부양의식을 감퇴시키게 되어 현대판 고려장 풍조까지 낳고 있다.
 이러한 사회상황 속에서 사회적으로 노인문제가 인식되어 노인의 복지를 보장하는 법적 근거가 되는 노인복지법이 1981년에 제정되었고, 그 법 속에서 우리 고유의 전통인 경로효친 정신을 길이 살리고 고양시킬 것을 권장하고 있다.
 노인복지사업은 크게 분류해서 재가복지사업과 시설복지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재가복지사업은 일반노인을 위한 사업과 요원호 노인에 대한 재가 캐어 서비스를 들 수 있고, 사회복지사업은 양로원을 중심으로 하는 시설사업을 말한다.
 원불교의 노인복지사업은 양로원을 중심으로 한 시설 사업의 형태로 이루어 지고있다. 현재 원불교의 노인복지시설은 3개의 양로시설(이리ㆍ전주ㆍ장수)과 2개의 노인요양시설(이리ㆍ제주)이 운영되고 있다.
 무의무탁한 노인들을 수용보호하기 위한 복지시설로 써 중앙수양원은 무의무탁한 노인 중에서 건강하지 못한 노인을 수용하여 치료하는 시설로써 1986년에 설립인가를 받았다. 재가 복지사업으로 들 수 있는 것은 각 교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노인대학을 들 수 잇다. .그리고 원불교 교도의 연령층을 보면 노인 층이 많은데 이 노인들로 하여금 신앙과 수행을 통해 심지의 안락을 얻고 내생을 준비하면서 여생을 낙도 하는 가운데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노인복지에 기여하는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하겠다.

터미널케어 시설 절실
 조만 간에 도래할 고령사회에 대비하여 원불교에서는 어떠한 방향에서 노인복지 사업을 전개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섯 사람 중 한 사람이 노인인 사회에서는 아무리 양로원이 잘 정비된다고 하더라도 그 많은 노인을 양로시설에 다 수용할 수 없는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서구의 복지선진국에서도 고령 인구의 5%전후의 시설수용이 행해지고 있을 뿐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시설수용은 그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므로 시설복지의 정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지만 양로시설 사업이 노인복지사업의 전부라는 생각을 벗어나서 좀 더 포괄적인 노인복지 사업의 전개가 요청된다.
 먼저 재가복지사업에 있어서 일반노인을 위한 사업으로서는, 첫째 부모 은을 강조하여 노인에 대한 공경 심과 효의 정신을 강화시켜서 부양의식을 고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노인들의 사회참여를 촉진하는 사업으로써 노인 회나 노인모임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취미 동호회를 통해 여생이 무료하지 않고 밝고 즐거우면서 유익한 생활이 되도록 하게 한다. 또는 법문 독송회, 법문 사경회, 선모임 등을 통해 신앙과 수행을 깊게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셋째 고령자의 능력을 계발 활용하는 정보 센터와 같은 기구를 운영하는 것이다. 현대 기능사회에서 60세 또는 65세의 정년제는 충분히 더 일할 수 있는 의욕과 능력을 가진 고령자를 기계적으로 축출시키고 있다. 평균수명이 계속 신장되어 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고정되어 있는 정년제는 정년후의 기간을 더 연장시키고 있다. 따라서 노인의 신체적인 조건과 기능적인 면을 고려하여 노인이 할 수 있는 어종을 다양하게 개발하여 노인의 자기실현의 욕구 충족과 사회적 연대감의 확보에 힘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要援護노인을 위한 사업으로써는 양로시설이나 병원에 수용되지 않고 가정에서 기거하면서 케어를 필요로 하는 노인을 도와주는 홈 헬퍼 파견사업을 들 수 있다. 홈 헬퍼의 인력확보는 건강한 노인 불런티어를 활용하거나 또는 일반 볼런티어를 활용하여 조직하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시설복지 사업을 보면, 노인복지법에 명시된 노인복지 시설의 종류는 ①양로시설 ②노인요양시설 ③유료양로시설 ④노인복지회관 등이 잇다.
 현재 3개의 양로시설과 2개의 노인요양시설이 운영되고 는 있으나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공적 사업에서 요원호 노인을 수용 보호하는 양로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을 감안하면 가능한 한 더 많은 시설을 설치하여 노인을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나라에서는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유료양로시설을 개척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산업화, 도시화의 필연적인 결과인 핵가족화의 진전은 부양의식의 약화와 더불어 자녀와 동거하지 않는 노인세대를 만들어 내고 잇다.
 또 교당의 기존 건물을 이용하여 노인복지 회관화 하여 노인들의 휴식의 공간과 커뮤니케이션과 회합의 장소로 제공하여 노인들이 보람 있는 여생을 지낼 수 있도록 함이 좋으리라 생각된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노인에게 도움이 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여느 노인정처럼 바둑 장기 외에는 소일거리가 없는 무료한 장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노인요양시설과 관련되는 시설로써 터미널 캐어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터미널 케어란 호스피스라고도 하는데 회복의 가망이 없는 최후 3-6개월의 시기에 있는 환자에 대한 케어이다. 주로 말기 암환자와 같은 불치의 환자를 돌보는 것으로써 치료보다는 고통의 완화와 임종에 대한 준비를 시키는 케어이다. 암과 같은 병은 비단 노인에게만 한정된 병은 아니지만 특히 노인성 질환은 회복의 가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에서 임종을 맞이하게 되는 질병이기 때문에 터미널 케어가 더욱 요청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터미널케어는 종교적인 신앙의 분위기 속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기 때문에 원불교에서 꼭 설치해야  될 시설사업이라고 생각한다. 터미널 캐어는 주로 병원에서 실시하고 있으나 병원과 관련된 시설에서도 가능하다. 원불교에서 터미널 케어를 실시하기 이해서는 먼저 원광의료원에 의료사업과의 설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노인복지의 궁극적인 과제는 노인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삶의 보람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 다라서 노인복지는 단순히 약자로서의 노인의 보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조인들이 자율적으로 자기 실현의 의지를 실현하여 여생의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되어야 한다.
 그러기 이한 기본 전제조건으로서는 노인의 경제적 정신적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서 자립하게 하고 인간으로서의 연대의식이 충만하도록 해야 한다. 연대의식의 강화에는 가족의 유대와 지역사회의 연대가 같이 요청되지만 핵가족화, 가족해체 등 가족기능이 와해되어 가는 변화 속에서는 무엇보다도 인간 사회의 원초집단인 가족기반의 충실히 요청된다.
<원광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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