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개벽이 구심력 형성

8월21일은 제64회 법인절이다. 작년까지만해도 법인절 경축식은 7월26일 거행되었으나 이 날자는 음력이어서 양력관용의 통례에 준하여 8월21일(양력 적용)로 , 지난 4월28일의 대각개교절과 함께 금년 들어 그 첫 시행을 보게 되었다.
법인절의 역사적 기원은 원기 4년(1919) 8월21일의 법인성사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것은 새 시대 정신개벽의 일대동맥을 형성해주고 있다.
원기 4년 3월 방언공사를 마친 후 대종사는 9인 단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금 물질문명은 그 세력이 날로 융성하고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의 정신은 날로 쇠약하여 개인 가정 사회 국가가 모두 안정을 얻지 못하고 창생의 도탄이 장차 한이 없게 될지니 세상을 구할 뜻을 가진 우리로서 어찌 이를 범연히 생각하고 있으리요. 옛 성인들은 창생을 위하여 지성으로 천지에 기도하여 천의를 감동시킨 일이 없지 않나니 그대들도 이때를 당하여 전일한 마음과 지극한 정성으로 모든 사람의 정신이 물질에 끌리지 아니하고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천지에 기도하여 천의에 감동이 있게 하여 볼지어다. 그대들의 마음은 곧 하늘의 마음이라, 마음이 한번 전일하여 조금도 사가 없게되면 곧 천지로 더불어 그 덕을 합하여 모든 일이 다 그 마음을 따라 성공이 될 것이니 그대들은 각자의 마음에 능히 천의를 감동시킬 요소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각자의 몸에 또한 창생을 제도할 책임이 있음을 항상 명심하라
법인성사의 역사는 세계인류를 위하여 기도하는 일편단심으로부터 시작하여 마침내는 세계인류를 위하여 살신성인으로 한 목숨 여한없이 바치는 희생으로까지 이르게 된다.
그대들이 사실로 인류세계를 위한다고 할진대 그대들의 몸이 죽어 없어지더라도 우리의 정법이 세상에 드러나서 모든 창생이 도덕의 구원만 받는다면 조금도 여한이 없이 그 일을 실행하겠는가 하는 대종사의 물음에 그리하겠다고 신념에 찬 대답을 하였다.
8월21일(음7월26일)을 기하여 각자의 기도장소에서 자결하기로 하고 이라 새긴 최후 증서에 다시한번 결사의 뜻을 다지며 백지장을 누르고 각자 심고를 올렸다. 백지장은 혈인으로 배어 있었다. 이것은 그대들의 일심에서 나타난 증거라 곧 불살라 하늘에 고한 후 바로 모든 행장을 차리어 기도장소로 가라고 대종사는 명하셨다.  그러나 한참 후에 다시 부르시고 그대들의 마음은 천지신명이 이미 감응하였고 음부공사가 이제 판결이 났으니 우리의 성공은 이로부터 비롯하였다. 그대들의 몸은 곧 시방세계에 바친 몸이니....
이와같이 하여 우리 회상 정신개벽의 역사는 그 첫장을 마련하게 되었다. 60여년래의 교단사, 앞으로 무궁한 발전을 기약하고 있는 우리 교단사는 교단적인 단순한 흐름의 자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인정신의 그 도도한 생동력으로 정신개벽의 대동맥을 이루어나가야 될 것이다. 정신개벽의 주인은 누구인가. 그것은 말할것도 없이 스스로 그렇게 하는 자신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곧 민중이라는 것이다. 우리 선진들은 먼저 깨어있는 민중이었다. 그들은 무슨 거창한 신  불의 화신이라거나 계시를 받고 나선 도 아니었다. 다만 흰옷 입은 소박한 백성들의 한 사람으로서 천지신명 앞에 떳떳이 걸어가는 사람이며 천지신명의 감응을 알아서 외경하고 저 혼자만 잘 살고 잘 되고자 하는 이기주의자가 아니라 항상 일체중생의 공동의 원력으로 그들의 비원속에서 더불어 함께 헤쳐나가기를 힘쓰는 자들이다. 이들에게는 항상 조용한 기도와 심고가 몸에 서려있고 묵묵한 실천이 면면히 지속되며 진리를 말씀하고 생활한다. 그래서 그 마음은 언제 어디서나 온전히 비어있고 비인듯 다북차서 여유작작한 것이다. 법인정신을 오늘날 되살리는 깊은 무엇인가를 이제 절실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비단 이날을 당해서가 아니라 늘 거듭나는 진리의 생명력이 저마다의 가슴속에서 울려나지 않고서는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갈 길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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