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주의의 미신을 광정하자
이번 자매결연 대상중에는 취약지역의 교당이 많은 편이고 교무 한사람만 배치된 교화인력이 모자라는 교당이 우선적으로 지목이 된 실정이며 기관과 가까이 있는 교당은 그 인접 기관교무로 하여금 수시로 들러서 보살펴 줄 수 있도록 하는 편의까지 고려하는등 다각적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일선교화의 지원사업은 어디까지나 스스로의 뜻에 맡기는 자발적인 참여와 헌신에 기대를 거는 것이지, 지금 이와같이 교화행정력으로써 권장하는 것은 제2차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 기관에 근무하는 교무들에게 일선교화의 경험을 축적시켜 잠재적인 교화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이 일을 의무화하고 이 일을 마땅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권장하는 것은 다름아닌 교단적인 절실한 요청에서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교화 활성화에 대한 논의는 이제 사실상 현실화되어 가고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우리 교단의 전반적인 교화부진 현상은 물론 작금에 일어난 일시적인 변태 현상이 아니고 그동안 이 시대의 역사적인 변화속에서 어쩔수없이 누적되어온 만성에 가까운 정체현상 같은 것으로서 진정 어디가 막혀있고 아주 잘 나아가지 못하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속속들이 진단하여 곧 바로 길을 열어 나가는 일대결단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 교화부진의 시대적인 주요원인 중의 하나는 오늘날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미신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미신 자체는 물질주의라는 현상이며 물질만능의 조화에서 빚어진 탐욕과 불신 아집과 법집으로 나타나는 행위, 보다 진리적이고 도덕적이며 합리적인 차원의 새로운 문화적 종교, 상생과 조화의 생활종교, 새 진리와 새 생명 새 역사를 불러일으키는 민중의 구심적 원력의 집결체로서의 미래의 새 시대, 새 종교의 트인 기틀을 보지 못하고 나만이 잘 살고 자기네들끼리만 오래 오래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독선적 배타적 조직적 집단적 신이나 정신을 빙자한 현대 물질주의적 종교들의 미신 소동이 세상의 불안을 틈타서 사람들의 기원적 심리같은 것을 은연중 이용하여 사로잡고 있다는데 주목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기계적으로 만연되어온 현대의 미신을 고아정하고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중생을 바른길로 인도하지 않고서는 교화부진의 현상을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선 교세확장이 교화활성화의 방향이라고 믿는 것도 별수없는 미신의 한자락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어디에 매이지도 않고 어느곳에 기울어지지도 않는 그 언제 그 어디에서나 공명정대한 진리의 표준으로서의 정법을 통하여 스스로 하는 마음의 주체가 또한 그 가운데에서 함께 살고 있는 깨달음으로 삶의 터전을 열어주는 여기에서 교화활성의 빛은 트일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이미지들이 일상적인 관념으로 끝나지 않고 정법을 일으키는 작업은 일선교화 현장에서부터 끊임없이 우렁찬 개벽의 함성으로 메아리쳐야 할 것이다. 기관교무, 그러나 우리들은 항상 새 시대의 교화자라는 사명을 명심해야 한다.
원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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