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전탈전여의 은 상상할 수 없는 위력이 갊아 있어

 신성품 11장에 봄 바람은 가 없이 평등하게 불어 주지마는 산 나무라야 그 기운을 받아 자라고 성현들은 사가 없이 법을 설하여 주지마는  있는 사람이라야 그 법을 오롯이 받는다 하신다.
 신은 수도인의 생명이요 법을 담는 그릇이며 법신불로 부터 광명과 기운을 받는 탯줄이다. 신은 나무의 뿌리 같아서 뿌리가 실하지 못하면 결실을 보지 못하는 것 같이 신이 약하면 공부와 사업간에 결국 성취함이 없게 된다.
 신이란 털 끝 만큼도 의심이 없는 것을 말한다. 신은 말이나 해석으로 이르지 못할 위력을 갖고 있다. 한 수행자가 어리석은 소견에 즉심시불을 짚신세벌로 외었으나 마음이 곧 부처임을 깨우쳤다는 말씀이 대종경에 나온다. 그러나 그가 처음부터 즉심시불로 알고 외웠다고 해도 깨달음에 도달치 못할 수도 있지 않는가. 일본에 이란 문학박사는 그의 하녀가 다른 사람의 병을 치료해 주면서 이무기 고무기 미소고고(보리 밀 두되 다섯홉)라고 하는지라 그것이 필시 오무 소주 이소공싱()의 뜻일 것이라고 판단하여 그렇게 고쳐 외우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 결과 그 후부터는 병이 낫지 않았다고 한다. 하녀의 전일한 일심을 깨뜨리고 신의 뿌리를 흔들었기 때문이다. 무식한 사람이 무조건 믿는 신에도 이와 같은 힘이 있다면 깨달음을 갖춘 사람이 낱 없이 믿는 그 신에는 얼마나 큰 위력이 따르겠는가.
 사람들을 교화 대상자의 입장에 놓고 분석해 보면 신이 있는 사람은 빈부귀천 간에 신이 있고, 이 없는 사람은 또한 빈부귀천 간에 신이 없다. 신이 있는 사람은 결코 단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요 전생부터 이생까지 연관되어 있어서 점진적으로 성숙한 신에 이르게 된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신이 이제 곧 이루어진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실은 영겁의 세월을 두고 익혀진 것이며 뿌리 내린 것이다. 그래서 이라 한다. 이 신근은 곧 보편적인 종교 심성이며, 정당한 종교라면 어느 생에 어느 종교라도 믿게 되는 진리와의 약속이며, 진리와의 고리이다.
 성현의 법은 물질과 달라서 욕심으로 받을 수 없고, 아무리 받으려 해도 마음에 넘칠 뿐 수용되지 않는다. 마치 살아 있는 나무라야 천지의 풍운우로의 은을 입고 싹을 틔우고 결실을 맺는 것처럼 신 있는 사람이라야 그 법이 오롯이 받아지며, 절대 필요에 의하여 마음 속에 깨달음으로 수용된다.
 세상에는 신있는 사람보다는 신없는 사람이 더 많고 신 있는 사람 중에도 정당한 신, 순수한 신 보다도 미신적인 신, 복합적인 신이 더 많다. 또 정당한 신이 있는 사람 중에도 원만한 신 보다 편협한 신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대종사님의 정법 문하에서 보다 원만한 신을 바탕하여 오롯한 법의 전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참된 신이란 본시 깨달음에서 나온다. 인생의 죄고에 대한 깨달음 생사에 대한 깨달음 그래서 최수운은 깨달아 옮기지 않는 것이 신이라고도 하였다. 깨달음은 신을 낳고 신은 깨달음을 낳는다. 우리는 인생에 대한 깊은 느낌을 갖고 참된 신을 일으켜 하는 신을 세우고 하는 신을 바쳐 일말의 사가 없는 신, 추호의 의혹이 없는 신을 정신의 세계에 이루고, 사 없는 세계 사없는 봄바람 사 없는 성현 사없는 법문을 오롯이 받아서 진실로 사없는 수행자가 되어야 하겠다.
경남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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