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회복과 사회개혁의 핵이 돼야

― 참석자
송 순 봉 < 법사 ㆍ 감찰원사무처장 >
이 종 진 < 교무 ㆍ 부안교당 >
김 기 원(사회) < 교무 ㆍ 원광대교수 >
강 낙 진 < 교무 ㆍ 교정원총무부 >
<정리 = 송인걸 기자>
무아봉공으로 법계의 인증을 받아
새 회상창립의 정신적 기초를 이룩
법인성사, 지난 사실로 그칠 수 없어
신앙을 통해 항상 새롭게 살아나야
법인정신으로 살 때 구원이 가능
▲김기원(사회) = 교사에 보면 방언공사는 교단창립의 경제적 기초를 , 법인성사는 교단창립의 정신적 기초를 확립한 것으로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송순봉 = 법인상서의 의의는 혈인 법인으로 우리 회상이 법계의 인증을 받은 것과 창립정신의 기초를 확립한 것이라 봅니다.
법인성사와 정신
▲강낙진 = 종교에 있어서 신앙체험의 문제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법인성사는 교단사적으로 볼 때 신앙체험의 효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기도라는 신앙행위를 통해 개인과 교단의 무한한 가능성을 체험으로 보여주신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 = 일심합력 ㆍ 이소성대 ㆍ 근검저축의 창립정신 덕목은 일반사회 단체나 기업정신에도 얼마든지 있습니다만 사무여한(무아봉공) 정신은 유독 우리 창립정신에만 있는 근간의 정신인 만큼 이 정신을 두드러지게 살려가야 하겠습니다.
▲김 = 요즈음 같이 개인의 물질적 이해타산이 지나치게 팽배해 있는 시대에는 무아봉공의 공도정신이 무엇보다도 강조되어야 하겠지요.
▲송 = 李교무께서 일심합력 정신은 일반사회 단체나 기업정신에도 얼마든지 있는 것이라 했습니다만 교단 창립정신에서 밝힌 일심합력은 그러한 차원과는 비교될 수 없는 높은 차원의 정신이라 생각됩니다.
우리의 일심합력은 단순히 사람들 간의 합심합력만이 아니고 사사(邪私)없는 순일 무잡한 정신으로 진리와 근원적으로 합일하여 진리의 힘이 내 힘이 되는 그런 정신입니다.
무사(無私)하면 공에 합해지듯이 일심합력이 되면 무아봉공의 실천행위가 자연 이뤄지리라 믿습니다.
▲이 = 9인 선진님은 우리에게 기도를 통해 천의를 감동시킬 능력이 있음을 실지 증거로 보여주셨습니다. 이는 모우 지극한 원력과 정성에 의한 것이겠지요.
▲강 = 법인기도는 9인 선진님께서 함께 하셨다는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9인 선진님은 죽기 전에 거리끼는 바가 있느냐는 대종사님의 질문에 일호의 거리낌도 없는 떳떳한 마음임을 고백했습니다. 사심이 없고 개인의 이기적 욕망을 떠난 이타적 출가정신의 표본을 보이신 것이지요.
▲이 = 「그대들이 사실로 인류세계를 위한다고 할진대 그대들의 몸이 죽어 없어지더라고 우리의 정법이 세상에 드러나서 모든 창생이 도덕의 구원만 받는다면 조금도 여한 없이 그 일을 실행하겠는가?」라고 대종사께서 9인 선진에게 하명하셨을 때 모두가 두 마음 없이 봉명하셨다 합니다. 이때는 교리나 훈련법이 나오지 않은 상태인 만큼 스승에 대한 절대 신봉정신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 9인 선진님들은 처음 대종사님의 명을 받들고 「저희들이 어찌 그런 큰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사양하셨으나 「너희들은 능히 그 일을 해낼 수 있다. 일심으로 기도 드리면 구주가 될 수 있다.」는 대종사님의 법문을 받들고 철저한 믿음과 겸허한 자세로 마침내 법인성사를 완수하신 것입니다.
▲강 = 9인 선진들께서 이루신 법인성사는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진리를 향할 간절할 기도를 통해 가능성의 신앙체험을 얻으신 것이라 봅니다.
법인인증의 의미
▲김 = 宋법사께서 법계인증을 말씀해 주셨는데 법계란 어떠한 것으로 보시는지요.
▲송 = 법계는 살아 있는 진리의 근원 처라고 생각합니다. 우주만물이 어느 것 하나도 죽어 있는 것이 없이 생생약동 하고 있습니다.
광대 무량한 우주의 일체 현상이 무위자연으로 되는 것은 영원불멸의 살이 있는 진리가 항존(恒存)해 있기 때문이지요, 이 살아 있는 진리의 근원 처를 법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개인의 사사를 모두 놓아 버릴 때 법계에 합일, 무한한 진리의 위력을 얻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김 = 우리가 큰일을 성취하려면 자신의 인증과 주위 대중의 인증은 물론 궁극적으로 진리의 인증을 받아야 된다고 합니다. 보통사람들이 진리의 인증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현상을 두고 말하는 것일까요.
▲이 = 기독교에서는 그러한 현상을 일러 성령체험이라고 합니다만….
▲송 = 정산 종사께서 대종사님을 만나기 전에 증산교 수련법에 의해 잠시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성주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주문을 암송했답니다. 그런데 중타원 정사님(여청운)이 제일 먼저 개안을 하셨더랍니다. 친정이 금수면에 있었는데 시댁에 가만히 앉아서도 친정식구들의 동태를 환히 알 수 있었더랍니다.
우리가 말하는 진리인증은 이러한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법계인증은 역사가 증명해줄 수 있고 전체성이 있는 일이라 할 수 있겠지요. 짧게 살아도 잘살고 갔다고 대중들이 인증하며 정의의 표준에 합당하고 역사의 증명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길이 은혜를 받을 수 있는 삶이라야 법계인증을 받은 것이라 하겠지요.
▲김 = 법인정신의 초점은 무아봉공이라 봅니다. 물론 일심합력도 차원 높게 해석해야 겠고요.
사회정의 구현
▲강 = 법인기도문의 내용은 인의(仁義)가 주체요, 권모술수는 그 끝이며 물질은 끝이요 정신이 근본임에도 불구하고 사회현실은 그 위(位)가 전도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그 위를 바로 잡기를 진리전에 기원했다고 합니다. 이것으로 보아 법인기도는 인간양심의 회복운동과 사회정의의 실현정신을 갊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사무여한의 가치기준을 어디다 두느냐는 것입니다. 교단의 발전과 사회발전, 국가의 발전과 세계발전이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느냐는 것이지요. 세계도처에 내재해 있는 종교 간의 반목과 전쟁은 모두 다 자기 교단만의 발전을 위해 종교인들의 희생을 강요하기 때문이라 봅니다.
▲김 = 우리 교단과 교도들은 사회를 바르게 진단할 수 있는 지혜와 더불어 썩지 않는 조촐한 정신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지혜와 맑은 정신이 잘 조화되어야 법인기도의 참다운 정신이 제대로 발현될 것입니다.
▲이 = 오늘날 인권유린현상과 사회 부조리문제에 대한 우리의 정당한 태도표명과 해결책이 있어야 합니다.
▲강 = 3 ㆍ 1운동 때 왜 독립만세를 부르지 않느냐는 제자들의 질문에 대종사님은 「조선독립을 위해서 우리 회상이 서는 것이 아니다. 세계 사업을 위해 기도를 하자.」고 하셨다 합니다. 물론 이 말씀이 민족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불만스런 일이나 그 이면에는 세계주의의 큰 성자정신이 갊아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현대사회를 정확히 진단하여야 하며, 집단의 이기적 차원을 뛰어 넘는 큰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송 = 교단의 역사가 깊어갈수록 우리는 항상 대종사님의 근본 뜻과 정신이 어떠한 것인가를 늘 반조해야 합니다. 모든 종교에서 발생하는 불미스런 일들은 모두 교조정신이 흐트러진 탓이라 봅니다. 우리는 항시 근본과 근원으로 정신을 향하고 돌리는 것에 등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김 = 오늘날 원불교가 사회현실을 바르게 진단하고 사회를 밝히는 샘물을 넣어 주고 있는 지를 냉철히 반성해야 할 단계에 왔다고 봅니다.
▲이 = 교단을 위하는 희생이 인류세계를 위한 보편의 구원과 직결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정법이요, 대종사님의 크신 뜻이라 봅니다.
▲강 = 교단의 입장과 방향이 뚜렷이 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입장에서 종합적인 검토와 반성이 있어야 하겠고요.
법인정신의 신앙화
▲이 = 만약 법인성사가 역사적 사실에만 그친다면 교단의 역사가 깊어감에 따라 법인정신은 점차 쇠퇴하고 말 것입니다.
기독교 정신은 한마다로 예수의 십자가 정신입니다. 기독교인은 신앙과 자기 구원을 연결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예수의 십자가 정신을 외칩니다. 바로 그 자체가 구원신앙과 직결되는 것이지요,
우리의 법인성사를 역사적 사실로만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저 자신만 하더라도 갓 졸업했을 당시가 훨씬 더 마음이 깨끗하고 신심이 깊었습니다. 우리 교단은 무엇보다도 신앙체제 확립이 시급합니다. 법인성사와 법인정신을 우리의 신앙과 연결,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에 직결시켜야 합니다.
▲강 = 대종사님께서 혈인 법인을 성사시킨 9인 제자에게 법호와 법명을 주시면서 「그대들의 전날이름은 곧 세속의 이름이요, 개인의 사사 이름이었던바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이미 죽었고 이제 세계 공명인 새 이름을 주어 다시 살리는 바이니 삼가 받들어 가져서 많은 창생을 제도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이는 기도를 통해 부활을 증명해 보인 것으로 기독교의 부활과 그 정신이 상통합니다.
오늘날 교당풍토는 사람이 변화되는 것은 삼학 수행을 통해서 이뤄지는 것을 강조, 개인의수행적 측면이 중요시됨으로써 신앙이 약하다는 자탄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심 없는 기도의 준비 속에 이미 삼학은 잘 집약되어 있다고 봅니다.
요즈음 교단현실과 주위 전무출신들을 보면 진리를 통해서 자기 가능성에 대한 발견과 확신을 찾는 것이 부족하고 일상생활의 모습이 날로 나약해져 감을 느낍니다.
교단풍토의 쇄신
▲이 = 법인정신이 우리들의 삶속에 구체화되어 져야 합니다. 법인정신이 일원상 신앙과 연결되어 자기구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법인정신이 신앙의식화 되어야 해요. 그래서 법인정신이 전 교도의 가슴과 가슴으로 전승되어져야 하겠지요.
▲김 = 원시불교는 삼학수행만 하고 기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교학수립을 통해 법인기도가 구원론과 연결되어져야 합니다.
▲송 = 일원상 신앙을 함에 있어서 일원상 진리를 살아 있는 진리로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에게 좋은 일이 돌아 올 때 감사하고 죄악을 범했을 때 사죄하는 것이 신앙생활의 기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리에 대한 감지가 대단히 둔한 것 같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죄를 지으면 천벌을 받는다고 해서 신자들이 무서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도들은 교리에도 진리의 죄복 보응하는 소소 영령한 이치가 소상히 밝혀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짓을 행하고 죄악을 저지르고도 별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진리가 살아 있고 무서운 것임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는 욕심에 가려서 단촉한 현실에 급급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 우리 신앙에 회의를 느끼는 교도가 상당합니다. 기독교인은 하느님을 살아 있는 존재로 철저히 느끼고 있는데 비해 우리 교도들은 법신불 일원상에 대한 인지상태가 그렇지 못하나 봐요.
▲김 = 기독교인들은 기도를 신과의 대화로 느끼고 있음에 비해 우리 교도들은 기운이 통할 것이라는 정도로 인지하고 있을 뿐이니까요. 기도와 신앙을 구원의 의미와 직결시키는 것이 교학상의 급선무라 여겨집니다.
▲강 = 법인성사를 통해 우리 회상의 창립이 법계인증을 받았는데 비해 교단현실에 대한 사회적 인증은 어떻게 되었는가를 파악할 때가 되었습니다. 9인 선진님들이 법인성사로 음부공사를 이뤄 놓았으니 우리들은 현실에서 양계공사를 완수해가야 할 것입니다.
▲김 = 출가정신은 재가 ㆍ 출가를 망라한 모든 원불교인의 생활철학이 되어야 합니다.
교단에 대한 사회 ㆍ 국가의 인증도가 어느 정도인 것도 문제지만 교단을 구성하고 있는 개개인의 신념 유무와 비전이 더욱 큰 문제라고 여겨집니다.
▲강 = 오늘날 교단의 급선무는 개개인의 신념과 비전, 긍지와 서원의 문제임이 분명합니다. 아울러 교단이 역사의 인증을 받는 것인데 이것은 시대적인 상황과제를 어떻게 양심적으로 대처, 해결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겠지요.
오늘날 교단현실에는 파벌의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것은 원불교의 근본정신에 대한 의식이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근본정신에 대한 조명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일심합력이 과연 이러한 교단풍토에서 가능할 런지요, 전무출신 정신에 대한 교육지표도 하루 빨리 확립되어야 합니다.
▲김 = 교단의 발전과정에 따른 부작용은 의당 있기 마련이지요. 따라서 교조정신의 부활이 늘 새로워야 합니다.
▲송 = 우리 교단일은 큰 기운으로 되는 겁니다. 우리 개개인이 그 큰 기운을 느껴 돈독한 신앙 ㆍ 수행으로 법인정신을 살려 가면 되겠지요.
▲강 = 앞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양심회복운동과 함께 인의(仁義)를 주체로 삼고 권모술수를 끝으로 하며 물질은 미(未)로 삼고 정신을 근본으로 한 법인기도정신이 교단의 확고한 방향으로 재 응집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 천주교 수녀들은 나환자촌이나 고아원, 양로원 등 자선기관에서 일생동안 봉사하는 것을 대단히 고귀하게 여기고 있는데 비해 우리 교단의 풍토는 그런 정신이 부족한 듯합니다. 확고한 신념으로 법인기도문 방향을 실천, 교단의 풍토가 쇄신되어져야 하겠습니다.
▲강 = 정당한 고(苦)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데 사회전체가 정당한 고를 버리고 부정당한 낙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교단도 이러한 사회 흐름에 쉽게 휩싸여 사회적 가치로서 모든 가치를 평가하고 교역자들도 그러한 평가대로 살아가는 경향입니다.
9인 선진들께서 법인기도 할 때에 거리낌이 없고 사심이 없었듯이 오늘날 교역자들이 교단관리와 근무를 할 때에 거리낌이 없고 사심이 없어야만 교단 풍토의 쇄신이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또한 교단 내의 모든 권위주의가 타파되어 민주화와 공의(公議)제도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모든 일에 자신감이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 법인성사가 신앙과 연결되어 신앙의식화 되어야 함을 거듭 강조합니다. 법인정신으로 살 때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이 가능하다는 것이 신앙화 되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념 층이 두터워야
▲김 = 교단의 이념이 부족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현실에 너무 쉽게 타협하고 방편을 흔하게 사용하고 있고요.
또한 조선조의 유교 선비 층과 같은 이념계층이 우리 교단에는 부족합니다. 그러므로 초창기의 방대했던 이념이 제대로 계승되지 못하고 있거든요. 법인정신 등 신앙에 뿌리 한 원불교적 이념실현의 층이 두터워져서 사회를 바르게 진단하고 문명사를 바르게 선도해 가야 하겠습니다.
▲강 = 현실 속에서 이렇게 사는 것이 바로 법인정신으로 사는 삶이라고 후진들에게 떳떳이 그 표본을 보여주는 선진님과,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여 후진들을 잡아주는 선진님들이 절대적으로 요청됩니다.
청년교화에 있어서도 이러한 청년들을 만들어야겠다는 분명한 목표제시가 시급합니다. 또한 급속도로 변화하는 현대사회에 상응한 전문지식과 교화방법 등의 교단적인 준비가 너무 부족한 실정입니다.
▲송 = 대종사님께서 짜놓으신 교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그런 현상들이 생겼다고 봅니다.
세상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반면에 교단은 이소성대로 점진적 발전을 하고 있는 만큼 그 갭으로 인한 교단적인 문제도 있겠고요.
물질과 정신의 선후본말을 잘 취사하고 교단을 발전사적 측면에서 잘 진단하여 원리적인 면과 방법적인 면을 잘 조화시키고 법인정신을 새롭게 살려나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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