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의 창립정신과 경영관리 정신
이념과 조직 ㆍ 인력 ㆍ 재원의 종합체제
근대적 경영관리 기술 도입으로 교법의 합리화를 도모
창립정신을 꿰뚫어 보는 새로운 시각

현 교단에서 일반적으로 사무여한, 일심합력, 근검저축, 이소성대 등을 창립정신으로 통용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원불교의 창립정신이 무엇인지 교단적으로 정론이 결정되어 있지 않다. 이에 창립정신의 개념규정을 위하여 교단의 형성과정을 중심으로 교단창립의 성격, 기한 그리고 방법등을 검토하고 그 실천방안을 창립정신을 개인적인 윤리면에서 개인에게 실천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교단이 조직체라는 점에서 어떻게 경영관리 되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창립정신의 기본적 성격을 살펴 볼 때 참립정신의 개념이 교단을 성립한 이념적인 의의 즉 목적론적인 입장에서 「왜 교단을 설립하였는가?」하는 데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창립정신을 살펴볼 때 설립한 목적을 의미하나 교단에서는 창립정신을 방법에 내재해 있는 정신을 의미하며 개념에 혼동이 오는 것은 개교정신이라 한다면 개념이 구별되리라고 생각되어 창립정신은 방법론적 입장에서 교단설립 당시의 방법에 정신적 기저를 이루고 있는 정신이라고 개념이었으면 한다.
둘째 교단 창립의 기한을 살펴볼 때 현 교단이 초창이나 창립의 단계는 지났다고 생각된다. 창립정신을 방법론적 입장에서 볼 때 언제까지를 교단 창립의 기한으로 볼 것인가? 창건사나 육대요령등에서 찾아보면 본교 창립의 한도는 12년씩 1회로 3회를 정하였으니 대제로 원기 36년까지라고 볼 수 있다. 또 창립한도를 정한 뜻은 1회와 2회 내에는 밖으로 연구할 장소와 유지비등을 준비하여 물질적 기초를 확립하며 안으로 제반 교리를 제정하여 인도정의의 혁신자료를 완성하자는 것과 3회 내에는 그 모든 교리와 규칙으로 일반회원을 훈련하여 후진자의 지도인을 양성하자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
어느 단체나 조직의 창립을 고찰해 보면 이념과 조직, 인력 그리고 재원의 합성이라고 볼 수 있는데 교단의 창립도 이에 준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1개 항목으로 되어있는 본교의 창립요론을 분석해 보면 상기 네가지 항목의 나열이며 창립의 한도에는 물질적 기초 확립 제반교리 제정과 지도인 양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셋째 위와 같은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현 교단의 풍토가 창립정신을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 하나는 교단을 아직도 창립의 단계라고 보는 점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교단은 이미 창립되었고 이제 도약을 위한 준비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새로운 기관의 설치나 교당의 설립등은 이제 창립된 바탕에서 확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지 교단의 창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둘은 개인적으로 창립정시을 강조하고 고취시키기 보다는 전무출신 정신의 확립과 실천이 더욱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현재 「전무출신의 도」에 관한 종법사님의 법문은 있어도 전무출신 정신을 명문화하고 행동강령을 규정지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덕목은 제시되어 있지 않고 창립정신의 실천만을 개인에게 강조하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전무출신 정신은 창립정신과 개교정신 그리고 교리정신을 포함하는 발전적인 지향점을 찾았으면 한다. 셋은 교단이 조직이라는 차원에서 창립정신보다는 경열관리 정신을 모색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조직에 있어서 어떻게 경영하고 관리할 것인가 하는 것은 그 조직체가 생명체로서 계속 살아 남을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형식적인 껍질로 굳어져 버릴 것인가 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조직이 생명력을 가지고 계속 성장 발전하기 위하여 교단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경영관리 할 것인가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 창립정신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그러나 앞으로 교단이 나아갈 방향은 어떻게 교단을 경영관리 할 것인가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서 몇 가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헨리 페이욜은 「같은 탄광, 같은 공장, 같은 재원, 같은 판로, 같은 이 사회, 같은 종업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만 새로운 관리방식에 의하여 회사를 쇠퇴했을 때와 같은 보조로서 상승하고 부흥하였다.」고 하였으며 「규모의 대소나 산업 상업 정치 종교등 사업종류의 여하를 불문하고 모든 사업의 경영에 있어서 관리는 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현재의 교단은 합리적인 경영관리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현 교단의 경영이 초보적 관계로서 「경험적 관리」나 「전통적 관리」를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사회는 농경사회나 상업사회를 지닌 산업사회이다. 현대 산업사회에 맞는 사실적이고 합리적인 경영관리가 아니면 현 사회에서 뒤떨어지게 마련이며 종교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적자생존의 원리아래 자연히 도태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하여 현재의 앞서가는 경영기법을 배우고 그것을 원불교적인 원리와 방법으로 재편성 하여야 한다. 교단의 경영관리를 어떠한 이념아래서 할 것인지는 매우 중요하다. 이런 입장에서 과거의 교단을 돌아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셨으며 최고의 경영자이시기도 하셨던 대종사님의 정신아래서 원불교적인 경영관리 정신이라 생각되는 점 몇 가지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공사정신일 것이다. 이는 공가사 단독 처리를 매우 경계하시었던 일화나 무슨 일이나 제자들과 상의해서 회의에서 결정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합리정신이다. 이소성대는 지극히 합리적인 것이며 사필귀정 또한 합리정신의 발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창립정신이다. 당시 창안제도를 실시하시어 어떤 새로운 제안에 대하여 성적을 매겨서 사업성적에 반영해 주셨던 점이 많으시다. 넷째는 원만정신이다. 이는 종교조직의 특수한 경우라고 생각되며 특히 인사관리에 있어서 이점이 두드러 졌다고 생각된다.
이외에도 단결, 공익, 근검, 공평, 분업, 책임정신등이 있으나 원불교적인 특징보다도 일반적인 정신이지 않은가 생각된다.
이상에서 창립정신과 경영관리 정신에 대하여 살펴보았지만 현 교단의 경영관리상의 문제는 문제해결에 있어서 개인적인 접근보다는 조직적이면서도 계호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가면 언젠가 해결되리라고 생각하며 정산종사님게서 말씀하신법문중에 일에는 선후와 본말이 있다고 하신 법문을 생각해 본다. 일을 추진하는데는 본과 말도 중요하지만 선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 교단에 근대적인 경영관리 기법이 도입되어 교정의 합리화가 하루 속히 이루어져야 하리라 생각한다.
최경도<정토회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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