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ㆍ 유물관리 합리화 절실
문화유산은 시대정신을 반영
유적물 지정과 사료정리 필요
역사를 재창조하는 문화의식이 있어야
문화의식의 중요성

문화의 일반적 의미는 그 시대를 반영할 수 있는 사상 제도 관습등을 창출해내고 계승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유산속에는 어느 시대건 나름대로 설정된 최대 최선의 시대정신이 깃들어 있으며 이러한 점에서 동 ㆍ 서를 막론하고 종교는 문화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해왔었다.
원불교는 개교의 동기를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개교표어로 집약하고 있다. 이 개교정신에 입각해서 그 동안의 문화창달을 시도해 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문화창달에 노력함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또한 교단역사의 흐름과 함께 그 정신이 어떻게 계승되어 왔으며 보존되고 있는지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일 역시 중요하다. 우리 교단은 70여년의 짧은 역사속에서 영산 변산 익산 등지에 교단의 기본정신이 스며 숨쉬고 있는 사적지나 유물이 산적해 있으면서도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로서 만약 원불교의 역사적 유물및 사적지가 파괴되고 손실되어 간다면 그만큼의 우리의 정신유산 역시 무너져 내려감을 알아야 한다. 이런점에서 문화유산의 창출 노력만큼이나 보존전승하는 일도 소중한 역사적 소명임을 깊이 자각해야 할 것이다.
유물등 관리 실태
현재 교단내에 산재해 있는 유물및 사적관리는 교정원 문화부 중앙문화원 중앙박물관 등에서 실무를 관장하고 있으며 법규로는 「사적및 유물관리법」이 있다.
교규 제54호 「교정원 조직법」에 의하면 문화부는 「출판 공보 문화 학술 예술 방송 체육 사료및 사적관리」등 교단 전반적인 문화를 총체적으로 주관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사적및 유물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각종 사적및 유물을 합리적으로 관리하여 후만대에 오손됨이 없이 전해주어서 추모의 정을 아로 새기고 창립의 정신을 이어 받도록 하기 위해서 「사적및 유물관리법」을 교규 제36호로 원기 60년 4월 제정 공포하여 당시 교화부(원기 66년 이후) 교정원 조직법 개정으로 문화부로 업무 이관)에 「사적및 유물관리 위원회」를 두어서 각종 사적및 유물의 보존관리에 관한 사항을 조사 심의하도록 했다.
중앙문화원은 원기 67년 12월 제2백1회 임시의원회에서 교령 제25호로 「원불교 중앙문화원」원규를 통과시키고 원기 68년 1월 1일 시행공포하고 동년 1월 21일에 「중앙문화 회관」 개원식을 가졌다. 원규에 의하면 중앙문화원은 「새회상의 문화의식을 높이고 문화활동을 증진하며 원광사 원불교신보사 원불교출판사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교단문화 창달에 기여한다」는 목적아래 사업내용을 「신보 원광의 편집발행및 각종 도서의 편찬발행과 기타 필요한 문화활동의 부대사업을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원규에는 직접적으로 사적및 유물관리에 대한 언급은 없어도 다소 신축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개원이래 중요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원기 68년 2월 영산 간석지 허가장 사료발견, 원기 69년 연화삼매비와 소성구도비 건립, 원기 70년 만덕산 초선비 건립, 원기 71년 화해 제우지비 건립등 교단의 중요 사적지에 입비를 세우는 사업을 전개해 왔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중앙문화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적지에 입비를  세우는 사업의 가치는 높이 평가될 수 있으나 문화부와의 법적관계와 업무의 내용이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구분하기 힘든 면이 있다.
한편 중앙박물관은 우리 교단의 유일한 유물 유적을 보관하는 곳으로 원기 64년 3월 2일 기관으로 발족되어 67년 10월 26일에 관규를 공포했다.
관규에 의하면 설립취지를 「대종사를 비롯하여 종사 대봉도 대호법및 대희사 제위의 사진및 유물 교단의 역사적 의미가 있는 물적 자료들을 수집 영구보존하고 조사, 연구하여 전시교화함으로써 대종사의 창도이념과 대회상 창립의 얼을 교단 만대에 계승케하고 재가 ㆍ 출가 전교도와 세계 전인류에게 전하게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 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유물은 「소태산 대종사」유물 2백47점, 종사위 유물로는 「정산 종사」 2백12점, 「주산 종사」31점 「삼산 종사」1점 「육타원 종사」66점 「응산 종사」1점 「공타원 종사」68점 「항타원 종사」38점 「성산 종사」20점등이며 「교단유물」로 99점 「부설 민속자료」8백여점등 약 1천6백여점이 소장되어 있다.
이 외에도 영산성지사업회와 성업봉찬사업회에서도 교단의 결의를 거쳐 개수및 복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성업봉찬 사업회에서는 도치원 본원실 성탑진입로등의 복원및 개수를 완성하고 대종사 성탑개수와 정산종사성탑 이전등을 추진하고 있다.
유물 관리의 방향
사적 ㆍ 유물을 보존상태는 우리 교단정신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며, 역사의 거울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앞서 밝힌 내용을 중심으로 미흡하지만 사적 유물관리에 대해서 다음 몇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정확한 사적, 유물의 자료를 수집 정리하는 일이다. 현재로는 각종 사료들을 개인적으로 수집한다든지 연구활동을 하는 실태이다. 이런점을 지양해 나가고 관계부처에 상임연구원을 두어 소태산 대종사와 선진의 행적과 유물로서의 가치가 있는 유품을 발굴해내서 목록을 작성하는 편찬사업등을 당대에 살고 계셨던 선진들이 가시기전에 고증을 통해서 확실 사항을 샅샅이 기록 정리해야 한다.
둘째는 사적가치에 따른 교단적 보물 기념지 기념물 사적지등에 대한 지정과 등급분류 작업이 이루워져야 사적가치를 재인식하고 소중한 생각을 가지고 보다 더 정성을 다하게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어떤것이 얼마만큼 사료나 유물로서 사적가치를 갖는지 구분키 어려운 점이 있다. 이 작업은 원기 60년 제1회 「사적및 유물관리위원회」에서부터 계속 거론만되어 온 일로써 무슨 연유에선지 미루어만 오다가 어언 10여년의 세월이 흘러가 버렸다.
셋째는 박물관의 시설확충과 전문적인 관리가 요청된다. 다행히 성업봉찬사업회에서 유품을 보관할 수 있는 「소태산 대종사 기념관」을 건립할 예정이어서 다행스러운 일이나 현재로서는 온도 습도 조명등 필요한 시설이 미비한 상태로 보관중이어서 1천5백여점에 이르는 소중한 역사적 유적들이 훼손될까 두려운 생각이 든다. 아울러 전문적인 인재의 양성으로 보아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넷째는 주관부처를 일원화하는 일이다. 현재는 크게 상충되는 일이 없으나 비슷한 성격의 기관이나 부서가 상존한다면 서로간에 업무영역의 혼돈이나 침범으로 일의 추진력을 상실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문화부와 중앙문화원간의 명확한 성격을 규정하여서 일관성있게 책임있는 보존관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앞서 제시한 몇 가지 방안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거론이 되어었던 사실들이다. 단지 어떠한 연류에선지 사업의 우선 순위가 미루워져 왔던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역사를 재조명하는 길은 사적물이나 사료에 근거할 수 밖에 없다. 보다 더 먼 미래를 생각한다면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성숙된 문화의식이 필요하다.
대종사님이 이하 선진들의 새 생명 새 정신의 주체를 구체적으로 보존하는 길이 「원불교 문화」의 새로운 탄생을 재구성하는 일이며, 세계적인 고등종교로 발돋음할 수 있는 중요한 길임을 재인식해야 되리라 생각한다. <이공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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