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산이 하루가 다르게 붉게 단풍으로 물들어 가고있다. 붉은 꽃잎의 물결이 훈풍에 흔들리던 산허리에 하얀 갈대꽃이 피어 서늘한 가을바람에 백설같이 나부끼고있다.
 이럴 때면, 사람들은 한번쯤 밖으로 향해 있던 시선을 안으로 돌려 내밀한 자신의 내성과 정신이 얼마나 성숙했는가를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가 사는 삶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일상적인 것들과 근시안적인 느낌을 중심으로 해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잘못 판단하면 삶의 깊은 의미는 느끼지 못하고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우리 만덕산 농원은 매달 두 번째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4박5일 동안 정기훈련을 실시해 왔다.
 금번 가을에는 나 자신도 점검의 시간을 갖고 싶어 이번 훈련결제에는 특별한 공을 들었다. 대종사님께서 밝혀주신 11과목 정기훈련은 나에게 새로운 힘을 주기 때문이다.
 대종사님께서 이 훈련 법으로 자기훈련을 자기가 해나가고 서로서로 훈련해 나가면 자타력이 겸한 삼학훈련이 된다. 자기 혼자 하는 것이 빠른 것 같아도 여러 사람이 문답하며 공부하는 것이 더 빠르다.  산중에서 혼자하면 안 된다고 하신 법문을 새기며 저 사람 가르칠 때 내 힘 쌓이고 내 힘 쌓은 것으로 저 사람 가르쳐나가면 사심생길 틈이 없다는 말씀을 실제 훈련을 진행하면서 체험하는 부분들이다.
 오늘도 훈련생들과 함께 새벽 좌선을 마치고 선 요가를 위해 창문을 열어 젖혔다. 호수에는 맑은 물이 잔잔히 넘쳐흐르고 간밤에 산은 단풍으로 더 곱게 물들어 있고, 다람쥐는 바쁘게 나무를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는 순간 아 나는 참으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사은님과 산다는 생각과 함께. 그래, 바로 이거야하며 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이렇게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자력이야, 남에 의해서 하지 않고 내 스스로 하는 것 누가 보던 안 보던 혼자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이 힘을 나는 바랐다.
 그래선지 매월 정기훈련이 끝날 때마다 자력이 조금씩 커감을 느끼면서 그 기쁨으로 한 달을 살아간다. 이러한 선의 심경으로 이어질 때 아마도 나의 생활은 수도인의 멋있는 생활이 되어지며, 어느 교도가 요구하던 참되면서 겸손하고, 고결하면서 실력 있는 존경받는 성직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짐을 느꼈다.
 마음이 살아나는 날이 생일이라 했는데, 나는 4박5일 정기훈련 결제식 만하면 마음이 살아남을 느낀다. 훈련생이 적든 많든 간에 관계없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지기 때문이다.
 4년 전 만덕산에 부임했을 때 일반교화를 하고 싶었으나 대상이 없으므로 이곳에 찾아오는 성지순례 객들한테 온몸으로 교화해야지 하며, 정성을 다해 밥을 지어 드리고 성지도 소개 올렸다. 그리고 다음해부터는 나 스스로 부처 만들어야겠다고 11과목훈련을 목표로 세웠으나 마음의 다짐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훈련생들을 모아 같이 공부하니, 정말 즐거운 마음 행복한 기쁨으로 오늘도 공부하는 재미, 봉공하는 재미를 느낀다.
 매달 정기훈련의 힘으로 상시훈련이 잘되어지고 종하선의 힘으로 살아간다면 참으로 큰 힘을 얻겠다는 확신이 서지면서 만덕산 농원에 사는 동안 큰 힘을 얻어보고 싶으며 대종사님의 11과목 정기훈련법으로 성불하고 제중할 것을 다시 한번 서원해 본다.
김성혜<교무만덕산 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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