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교화로 지역교당에 힘 실어주는 기관

▲ 화요마음공부방 프로그램으로 교리실력과 성가를 익히는 직원들과 시설 어르신들.

매주 화요일 오후 2시30분. 진천 원광은혜의집(이하 은혜의집) 다목적실에는 어르신들이 부르는 성가가 울려 퍼진다. 목을 바로 할 수 없어 하늘만 보는 어르신, 고개를 숙이고 교전만 보는 어르신. 앉은 자세는 각기 달라도 한 목소리 되어 부르는 성가에 입소 어르신들과 종사자들은 일주일간의 근심이 녹아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은혜의집 원장 이명선 교무는 "요일마다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화요일만은 마음공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날이다"며 "이 시간에는 최대한 많은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함께 해 마음공부 이야기, 교무님의 설교, 정전공부, 성가를 통해 '우리는 한 가족'임을 확인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교무는 서청주 교당을 다니며 이곳에서 생활하는 윤선순 교도(84)를 인사시켰다. 이 교무는 "윤 대호법은 사회복지법인 은혜원을 있도록 후원해준 어르신이다"며 "직원조회부터 시설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공유하고 있어 어려운 점이 바로 바로 해결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윤 교도는 실질적인 운영위원장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윤 교도는 "매일 원장님과 같이 시설운영에 힘쓰다 보니 보람과 기쁨으로 시설 어르신들과 프로그램도 함께하며 이 나이에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은혜의집 직원들이 모처럼 다 함께 모였다.

입소 어르신과 직원, 모두가 한가족

은혜의집은 2007년 5월에 개원했다. 은혜의집을 개원하기 전, 유료 양로시설인 청주 원광효도의집을 2002년 5월에 개원, 운영하며 복지교화의 기반을 다졌다.

이명선 교무는 "원불교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충북지역의 교화를 위해 기관을 설립, 운영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며 "효도의집을 개원하고 바로 교화훈련부에 효도의집 교당을 신청했다. 이는 원불교기관 역사상 최초였다"고. 이 교무는 "이렇게 교당 신청을 하고 수습기간을 마친 직원들을 상대로 상담을 하며 교화를 시작, 입교를 시켰고, 또 어르신들에게도 입교를 권장했다"며 "입교를 한 교도들과 4축 2재 행사를 지금까지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효도의집 직원들이 교도가 되어 한가족처럼 기관을 운영하며 은혜의집을 개원했다. 은혜의집 개원은 기관을 확장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 어르신들을 더 많이 모셔야 교화를 할 수 있고 사회복지법인 은혜원의 운영이 원활했기 때문이다. 현재 은혜의집 직원들 역시 3개월간의 수습기간을 마치면 자연스레 교도가 되는 일은 다반사다.

장선경 간호부장은 "이곳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교도가 될 수 있도록 기관을 운영한다"며 "월·수·금요일 조회 때마다 직원들이 돌아가며 심고를 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직원들은 자세히 가르쳐 주지 않았어도 심고문을 잘 써와서 훗날 책으로 엮고 싶다고 말할 정도이다. 또 심고문과 마음공부 감상담을 하니 서로서로를 알고, 이해하며 대중들이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어 상호 협조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도 했다. 이렇게 한 가족이 되며 직장 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또 입교를 하고 신심이 났다 싶으면 이명선 교무는 인근 지역 교당으로 직원 교도들을 이관해 주고 있다. 서청주·상당·진천·오창·음성교당의 일요법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한다. 마음공부 프로그램을 통한 복지교화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엔 원불교사회복지협의회에서 프로그램 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교역자대회에서는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교무는 "이곳에서 교단의 교화·교육·자선의 3대 사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직원들과 어르신들이 화기애애한 가운데 마음공부 시간에 교리설교와 직원들 교리퀴즈 대회, 후반기에는 강연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는 원장 이명선 교무와 윤선순 대호법.

지역 내 높아가는 '원불교'의 위상

콩나물에 물 주듯 교법이 스며들도록 입소 어르신들과 기도하고 좌선하며 지내는 이곳은 하나의 큰 교당이라는 착각을 하게 한다. 은혜의집 다목적실에는 큰 일원상이 모셔져있기 때문이다.

모든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다목적실에 일원상을 모신 이유에 대해 이 교무는 "제가 이곳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셈'이라서 아직도 이 지역에 복지법인을 가진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 기관이 앞서 나가고 있다"며 "지역사회에 그 만큼 원불교를 많이 인식시켰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곳을 요양원으로 보지 않고 그냥 '원불교'라고 말할 정도이다"고 소개했다. 은혜의집이 지역사회에 이렇듯 위상이 높은 이유는 스스로 세운 철칙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타 요양기관에 있는 어르신과 직원은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진천군에서는 '원광이 다 차야 여타의 기관으로 어르신들이 입소한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직원들 역시 공고를 통해 채용한다. 부탁받은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경우는 없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김경옥 사무국장은 "이곳은 지역 내에서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선망의 대상이 되어 있다"며 "교도들도 지역 내 주민들이 '은혜의집'에 대해 칭찬하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는 말을 전해주고 있다"고 말한다고.

생거진천노인복지센터 운영 수탁해

지난해 6월 국가의 장기요양보험 제도가 1년째 실시되는 시점에서 은혜의집은 감사패를 받았다. 이는 국가에서 시설을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곳에 시상하는 상이기도 하다. 이렇듯 지난해에는 크고 작은 실적을 인증받았다.

최근 은혜의집에는 또 하나의 행운이 안겼다. 올해부터 재가장기요양기관인 진천은혜노인복지센터를 따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진천군에서 '위탁결정통지서'를 보내왔다.

시설 규모는 1,152.18㎡로 지하 1층 지상 2층이다. 앞으로 센터장이 되어 이 센터를 운영해 갈 이상도 교무는 "더 활발하게 지역사회의 노인지원사업을 할 수 있어 다행한 일이기는 하지만 시설운영에 필요한 재원은 장기요양급여비용과 본인부담금으로 충당을 해야 해 조금은 부담이 된다"며 "센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마음공부 프로그램으로 하나 되는 직원들과 입소 어르신, 모두가 협시보살로 행복을 가꾸는 일터이자 안식처로 거듭나고 있다. 그래서 모두를 품어 더 행복한 은혜의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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