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선용할 줄 아는 과학자 되고 싶어요"

원대연 활동에 관심갖고 믿음으로 밀어주세요
경계 속에서 스스로에게 묻는 주문으로 해법 찾아

교단의 미래인 대학생 교화를 이끌고 있는 원불교전국대학생연합회 조세웅(23) 회장. 최근 들어 원대연 활동이 주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교단의 미래와 희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단체임에는 분명하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학생들에게 대종사의 법음을 전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지난해 열린 정기총회에서 원대연 회장에 선출됐다.

원불교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모태에서부터라고 한다. 그러나 일원가정에서 자란 그도 중·고교시절에는 학업에 쫓겨 큰 관심을 갖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원불교에 심취하게 된 데에는 진주교당에 다니는 아버지 조덕천 교도와 어머니 조해인 교도의 영향이 컸다.

"부모님은 늘 우리를 위해 기도를 하셨어요. 집에서 천일기도를 올릴 때면 어린 제 눈에도 좋은 일들이 많았어요. 그런 환경에서 주변 친구들에게도 자신있게 원불교를 신앙한다고 말은 했지만, 제대로 설명하기가 힘들었어요."

원불교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그는 카이스트에 입학하자마자 원불교대학생동아리를 찾았다. 그러나 그가 평소 느끼고 동경했던 동아리의 모습이 아니었다.

"신입생이 딱 한 명이었어요. 선배들도 각 학년에 한 명 정도에 불과하여 제가 5번째 회원이었던 것 같아요. 그나마 동아리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 다행이었지요."

그도 그럴 것이 전국 500여 대학 가운데 원불교대학생동아리가 있는 대학이 30곳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해 겨울, 동아리 관례상 대학선방에 참석하게 된 그는 초심자로 참가한 선방에서 원불교를 공통분모로 수많은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는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말 그대로 문화적 충격에 빠졌다. 많은 대학생 친구들과 함께 짜임새 있게 구성된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그는 점점 원불교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일반 대학생으로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선방의 경험은 그를 누구보다 독실한 교도로 키워나갔다.

이후 원대연 정보통신부장, 부회장을 거쳐 회장을 맡아 원대연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리더십 훈련, 선방준비, 미리배움터, 매달 공부방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학과공부에도 소홀함이 없다고. 오히려 대학생활에 방해가 된다 하여 원대연 임원활동을 기피하는 다른 교우들에 비해 모든 것들이 마냥 즐거울 뿐만 아니라 집중도 잘 된다고 너스레를 떤다.

"모든 활동이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변화시키고 있어요. 법문 말씀 하나하나가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지요."

청년 실업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또래 친구들처럼 취업이나 진로문제에 대한 고민도 없지 않지만 그는 자신있게 원대연 회장을 스스로 선택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유는 간단했다. '원불교가 좋아서'였다. 그런 원불교를 초심자, 특히 대학생들도 어렵지 않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

"사실 우리 생활 속에서 일주일 이상 시간을 내어 오롯하게 선을 날 수 있는 시기가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한창 머리가 열려가는 시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죠. 대종사님께서도 26세 때 대각을 하셨다는데…."

크게 진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이들이 대학생이라고 강조한 그는 각 교당에서도 원대연 활동에 관심을 갖고 믿어주고 밀어달라는 요청도 잊지 않았다.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일에 작은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는 그는 3월 학기가 시작되면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과 4학년이 된다. 그의 꿈은 과학자이다. 그것도 물질을 선용할 줄 아는 과학자.

개인주의화되고 취업을 위한 경력을 쌓기에 열중하는 등 예전에 비해 원대연이 활동하기에 대학가 현실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지만 대학생 문화를 선도하는 원대연을 만들어가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그의 포부가 교화의 꽃으로 활짝 피어날 봄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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