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훈련의 성과
교화력증진, 교화활성화에 어떠한 효과가 있는가

필자가 중앙훈련원에 근무할 당시 이리 신광교회 고 안경운 목사님께서 당시 장로교 신학대 학장이신 김준곤 교수님을 모시고 훈련원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응접실에 앉아 원불교 훈련에 관한 질문이 나와서 당시 시행하고 있는 교역자 훈련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소개한 바 있다. 얘기를 듣고 있던 두 분의 목사님은 우리를 매우 부러워하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교역자 수는 개신교에 비해 비교가 안되지만 중앙에 이런 큰 훈련원을 신설하여 전 교역자의 종교적 사명 고취와 실력배양, 그리고 교화력 증진을 위해 매년 정기훈련을 받고 교도회장단과 요인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훈련을 시킨 사례를 다른 종단에서는 일찍이 찾아 올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우리 교단만큼 훈련을 중시하고 또 많은 훈련을 시키며 교법이 훈련 화된 교단은 아직까지도 찾아보지 못했다.
 중도훈련원을 비롯하여 전국에 굵직굵직한 여러 개의 훈련원이 상설 가동되고 있을 뿐 아니라 각 교구나 교당에서도 매년 여러 형태의 교도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 많은 훈련이 다양하게 실시되고 있지만 훈련의 성과가 교화력을 증진시켜 교당교화를 활성화하는 데에는 별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교인들은 교회에서 보는 예배 외에 특별한 훈련이 별로 없다. 그런데도 개인의 신앙생활이나 교회에서 주어진 자기 역할과 선교활동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 수 천명이 모여 예배를 보아도 항시 정숙하다. 누구나 교회에 들어오면 기도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족, 친척, 친구 이웃을 전도하고 신도가정 애경 사에 참여하는 일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다. 과연 교회를 위한 선교의 열성과 봉사심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필자는 기독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종교임을 잘 안다. 그러나 우리 교도들의 취약점이 그들 신앙에서는 어렵지 않게 실천되고 있는 점을 중시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이 문제를 신앙적인 차원에서 원천적으로 해결해야 교화활성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남중교당 4백여명의 교도 가운데 가족교화를 완전히 다 마친 교도는 불과 소수이다. 하기야 교단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있는 교역자의 가정에도 가족교화를 마친 교무가 과연 몇이나 될까?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해결의 방안으로 필자는 또 신앙의 대상에 대한 호칭문제를 조심스럽게 거론해 본다. 신앙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영구적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화차원에서 신앙론의 교학수립, 구원관이 시급히 정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엽적인 방안의 하나로 상시법회 그 자체를 신앙화하고 훈련화해야 하지 않을까?
 법회는 법을 강론하고 법을 훈련하며 신앙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법의 모임이라고 예전에 밝혀져 있다. 그런데도 법회 내용이나 흐름을 분석해 보면 신앙에 입각한 훈련부분이 많이 빈약하다고 생각된다. 상시훈련과 교당내왕시 훈련법을 오늘의 교화에 다시 살리는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본다.
<교무남중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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