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초기 불법의 시대화생활화대중화란 표어는 원불교가 개혁불교임을 나타내주는 말이다. 또한 불법시 생활 생활시 불법, 불법활용이란 말도 역시 개혁불교를 지향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9월 말경에 있을 교무회의로부터 시작될 금년 가을 총회에서 교단사상 최대의 지도부 개편이 예상되고, 이는 한국사회에서까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잇다. 지도부 개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단 개혁을 어떻게 이루어 가느냐 하는 것이다. 개혁이란 말은 흔히 정치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되고, 부정부패비리를 척결하는 것이 곧 개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치적 의미의 개혁이란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종교단체, 특히 우리교단에 무슨 부정적인 문제가 있어서 개혁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 또는 개혁이란 급격히 해서는 안되고 서서히 단계적으로 추진해 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교단의 개혁은 정치적 의미로 생각할 수 없다. 개교정신창립정신교리정신이 과연 잘 계승 발전되고 있는가를 냉철히 반성하고, 변질되거나 퇴색된 것이 있다면 이를 새롭게 되살려 가는 것이 원불교의 개혁이다. 이러한 관점에 근거하여 교단개혁의 방향을 세 가지로 제시하고자 한다.
 개교정신인 정신개벽운동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것이 개혁의 첫 번 방향이다. 80년의 교단 사와 사회의 급격한 변화, 특히 황금만능주의의 팽배와 소비성향사치풍조의 만연 속에서 정신개벽운동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가? 물량적 가치관이나 세속적 이기주의에 교단은 물들어 가고 있지 않는가? 교화교육훈련 등 교단의 모든 사업은 과연 인류의 정신개벽운동, 도덕성 회복운동의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가? 인간성회복운동을 확실하게 추진하는 것이 교단 개혁의 첫째 방향이 될 것이다.
 구인선진이 몸소 실천해 보여 주었던 창립정신을 되살리는 일, 곧 전무출신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교단 개혁의 둘째 방향이 될 것이다. 80년 교단 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집단이 전무출신이다. 전무출신 정신이 생생히 살아 있을 때 교단도 새롭게 발전했고, 전무출신 정신이 변질되었을 때 교단도 혼란과 침체의 늪을 헤맬 수 있을 것이다.
 정신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오늘의 전무출신은 많은 변화와 변질을 가져왔다. 긍정적인 변화보다는 부정적인 변질이 더 많았다고 하겠다. 제도적인 다양성과 보온은 있을지언정 정신적인 변질은 결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전무출신정신의 변질을 가볍게 보아 넘길 수 없다. 창립정신 곧 전무출신 정신을 되살려야만 교단은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교단개혁의 세 번째 방향은 재가 출가 또는 남녀 전무출신에게는 책임권한대우가 똑같이 보장되어야 한다. 현재까지 소수에게 집중되었던 교정 참여권이 대폭 개방되어야 한다. 재가 교도의 교정 참여 폭 확대와 교구자치화 실시도 개혁의 중요한 내용이다.
초기 교단의 근본정신을 회복, 새롭게 발전 시켜 가는 것이 교단개혁의 중요한 방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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