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의 중대과제이던 원음방송의 출범이 대내외적인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개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연말, 그동안의 교단적 노력과 기대에 비해 너무도 뜸을 들여(?) 한편에선 「아직도-」 하는 아쉬움의 소리마저 삐저나올 즈음, 허가추천의 통보는 「드디어 우리도!」라는 감탄사로 희망의 새해를 맞이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IMF 체제의 돌입과 정산종사탄생백주년 기념사업의 대과제를 안고있는 시점에서 재정적인 준비와 함께 정보통신부의 가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나타난 어려움은 우리 교단이 방송허가에 대한 염원에 비해 충분한 준비가 부족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그런대로 전주방송과 시설을 맡은 삼성전자팀의 도움을 받아 해결이 되었지만, 불특정 다수의 청중에게 하루 19시간의 프로그램을 자체제작하여 타방송사와의 차별화와 함께 원음개국의 의미를 실현해내기에는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가 염려하는바와 같이 여타의 준비가 역부족임을 시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교단의 오랜 염원인 방송교화시대 임박

전교도 마음모은 성원으로 일궈갈 佛事

우선 시설면에서 자동송출시스템(APS)을 갖춘 연주소가 99%의 공정상태임에도 모악산으로 설정했던 송신소의 비싼 임대료보다는 연차적으로 중계기를 설치하여 예산 및 경비면에서 효과적이며 전파월경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미륵산송신소를 긍정적으로 검토, 변경허가를 신청해 당초 9월 말로 예정됐던 개국이 늦어질 전망이다.

또 인적 구성면에서 사장 1명(출가), 기획운영부 2명(출가1, 재가1), 편성제작부 6명(출가1, 재가5), 기술부 3명(재가3)으로 12명이 배치되어 있으나, 기성 방송에 대한 차별화와 함께 원불교 교화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쓰는(?)」 인재로 광대무량한 낙원세계건설을 표방하는 개교목적을 앞장서 실현해야 한다는 교단적 과업을 수행하기엔 최첨단 장비를 최대한 활용케 한다해도 1당100의 역군이 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자료면에서는 교단초기 선진들의 정신적인 유산조차 정리되지 않은데다 현재 교단을 알리는 홍보물조차 일정한 감수기관이 없이 배포되고 있어 단일 창구를 통한 체계적인 홍보가 아쉬운 상황이며, 외부자료 또한 경비부족에 발이 묶여있는 상태다.

이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개벽을 알리는 원음의 첫 소리가 전파를 타고 온 세상에 울려퍼지기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염원하고 있을까.

左山종법사는 20년전 교무부장 당시 「원불교가 군소종단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우선적으로 방송과 군종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 청원도 하며 원음방송의 씨앗을 심었다. 그 후 다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10년전, 원불교방송국 준비위원회가 결성되었고, 4년후 이성택 교무(현 부산교구장)가 문화부장 재임시 원음방송국 추진 발기인 총회를 거쳐 공보처에 설립신청서를 제출하는 한편, 교단내적인 방송국 설립필요에 대한 인식확산과 대외적 호응도를 위해 「다채널 시대의 라디오 방송」에 대한 방송세미나, 「다종교사회의 방송정책」을 주제로 한 학술발표를 개최했다.

이어 『문화부장은 방송국 설립을 위해 뼈를 묻으라』는 교단의 명을 받은 이선종 교무가 문산 김정룡 원로교무(전 원광대 총장)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도움을 받아 각 방면으로 활동하는 한편 「종교와 방송의 사회적 함의」라는 주제아래 국제방송세미나를 유치했다. 세미나와 학술회 개최 등에는 원광대 신문방송학과 박영학(법명 원현)교수와 송해룡 교수가 활약했다. 이와함께 원음방송 설립허가를 위한 교도대표 서명서와 건의문, 추천서 발급신청서 등을 제출, 원기82년 제77회 임시수위단회에서 재단법인 원음방송 법인설립을 승인받았으며, 허가추천과 허가, 법인등기 등 제반과정을 거치면서 올 2월 3일 개국준비위원회를 결성, 원음방송 제1기 공채 신입사원 모집 및 교육훈련 등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과정에는 교조의 개교정신과 교단창립정신의 축이 있었다. 특히 많은 종교가 있음에도 정신개벽 시대를 이끌어갈 새시대의 새종교로 원불교를 개교하였으며, 일제의 삼엄한 감시와 압제하에서도 교화기관지인 「월말통신」 「월보」 「회보」를 발행해 교단의 언론활동에 중점을 두었던 소태산 대종사를 생각해보면, 전파매체가 없는 세상은 생각할 수 없을만큼 기성전파매체가 생활화된 정보화시대에 첫 메아리를 보내고자하는 원음방송 개국의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다.

左山종법사는 법문 「맑고 밝고 훈훈한 원음방송이 나아갈 길」을 통해 사회 각 계층간의 갈등을 사은의 원리로 풀어주고, 사회현상의 과불급과 본말을 잡아 교법정신에 바탕한 공익정신과 예의범절, 민족고유의 미풍양속을 진작시킨 공동체 삶의 문화건설, 정교동심, 지정의가 조화된 밝은 사회, 그리고 미래사회에 가장 심각한 병증으로 우려되는 소외된 계층의 문제를 해결하는 종교방송이 되어야 함을 주지한 바 있다.

따라서 거의 전액을 성금에 의지해야하는 운영비에 대한 우려 보다는 전 교도의 마음이 모아진 성원을 보내는 일이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원음방송이 실현해낼 수 있는 교단적 수확은 첫째 교단의 문화를 한차원 높이는 동시에 각 방면의 문화예술을 태동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것, 둘째 교단문화의 객관화를 통한 대중교화시대를 열게 된다는 것, 셋째 소태산대종사의 대각정신에 바탕해 개벽을 향도하는 교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결국 교단이 사회에 투자하는만큼 교단의 사회적 위상이 증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원음방송의 로고 역시 우주를 나타내는 형상위에 일원상을 아로새겨 우주만유의 본원인 일원의 진리를 조형화하고 점점 확대되어 가는 3개의 동심원은 소리와 파장과 전파의 형상을 통해 일체중생에게 진리를 전달하며, 삼동윤리와 함께 날로 커져가는 원음방송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문화형평을 위한 지역민방 차원에서 허가된 원음방송, 그러나 종교방송이기에 사회 각계 각층과 지역인, 그리고 전 원불교인들이 거는 기대는 자못 큰 것일 수 있다.

이제 개국일정을 다소 늦추며 한달여의 지상공청회를 갖고 심의기관 설치 등을 통해 안팎으로 준비하고 있는 원음방송은 나타난 편성비율과는 상관없이 원음방송 설립의 의미를 매 시간, 모든 진행자의 입을 통해 실현해나가는 일이야말로 원음의 전파가 이 세상에 탄생해야할 이유가 될 것이다.

그리고 원음방송 개국의 그날, 우리는 첫소리로 과연 무엇을 내보내야할지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원조 기자  

*정시 3분전 원음방송 안내고지(캠페인.법어)
*이 주간편성표는 (안)입니다. 여러 교도님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완성시키고자 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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