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로 직장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월1회 문답.감정.해오공부로 기질 변화

찾아오는 손님, 事事佛供의 친절로 봉사

<사진>익산원광한의원 직원들이 모여 마음공부에 대해 문답감정을 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인간관계이다. 대개 일이 힘들어서라기 보다는 인간관계를 잘 풀지 못해서 받는 스트레스가 더 많다고 한다. 특히 자기가 근무하는 직장에서 상하.동료간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 감정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직장에서 생기는 여러가지 경계를 상사나 동료와 진솔하게 털어놓을 수 있다면」, 「직장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들을 스스럼없이 상의할 수 있다면…」 「더욱이 이러한 일들을 법에 바탕해서 문답.감정.해오의 공부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꿈같은 얘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이렇게 사는 곳이 있다. 바로 익산원광한의원이 그곳이다. 지난 7월 10일 左山종법사는 수위단원들과 광주한방병원에 들렀다. 이 자리에서 左山종법사는 『원불교 기관은 직원들을 마음공부시키는 교화장이 되어야 한다』면서 익산원광한의원의 마음공부 내용들을 소개했다.

익산원광한의원이 정전마음공부를 시작한 것은 지난 1월 17~18일, 23~24일 두번에 걸쳐 전직원이 수계농원에서 정전마음공부훈련을 받으면서 부터다. 훈련을 마친 후 한달에 한번씩 식당에서 문답감정공부를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갈등도 있었다.

아닌게 아니라 과거 같으면 마음에 안들어도 그냥 넘어갈 일을, 간접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일기라는 형식을 빌려 표면적으로 드러내다보니 서운한 감도 들고 언짢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으로 문답감정을 하면서 갈등이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시작했다. 사장 金春澤교무는 『싸워도 마음에 찌꺼기가 남지 않게 되면서 모두 이 공부에 재미가 붙기 시작했습니다』고 말한다.

나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평가하던 것이 상대방의 입장이 헤아려지기 시작했다. 상하좌우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해졌다. 자연 분위기가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직원들간에 법으로 하나되니 환자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오형근 물리치료사는 『한의원에 처음 온 손님들도 알 수 있는가 봐요. 친절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고 말한다.

지난달 30일 저녁7시 저녁식사를 마친 직원들은 일기꺼리를 들고 식당에 모였다. 藏山 黃直平교무와 朴宣泰교무를 모시고 문답감정이 있는 날이다. 이날 참석자는 14명. 직원 11명과 옵서버로 참석한 교무 2분과 기자가 동참했다. 김춘택 교무가 죽비를 잡았다. 심고를 모신 후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발표가 시작됐다.

여자직원은 『처음 이 공부를 시작할 때는 경계가 너무 많아서 힘들었는데 이제는 웬만한 일은 쉽게 넘길 수 있게 됐다』면서 『너무 경계가 없는 것 같아 걱정이다』고 발표한다. 장산님은 『편안한 것도 경계』라면서 『큰 일만 경계가 아니다. 우리의 육근을 사용하는 것이 모두 경계다』고 감정해 주었다.

이어 어느 정토회원의 발표. 마음공부 한 것을 시로 정리해 발표했다. 『마음공부의 위력을 이제야 더위잡은 것 같다』고 스스로 대견해 한다. 『부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인해 원망생활을 많이 했는데 감사생활로 돌려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발표해 박수를 받았다. 朴宣泰교무는 『마음을 챙기는 것이 신앙이요 眞空』이라면서 『주위 사람이 인정을 해야 참으로 공부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의원에 근무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남자 직원은 운전하면서 생긴 심신작용처리건을 발표했다. 장산님은 『3학공부를 잘했다』고 칭찬하면서 『자기 마음을 멈추어 살펴 볼 수 있는 힘을 갖추라』고 격려했다.

남자직원은 엘리베이터에서 일어난 일을 발표했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이런 경계를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심력을 갖게 됐다』면서 『얼마나 행복하고 은혜로운 일인가』하며 감사해 했다.

여자 직원의 발표. 『만삭이 돼 지난달에 퇴직하기로 했는데 형편상 더 근무하게 돼 짜증이 난다』면서 자기 마음을 솔직히 드러낸다. 『그래도 심지는 원래 요란함이 없는데 하고 마음대조를 한 후 일기 기재를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산님은 『공부하면서 전제(조건)를 갖지 말라. 전제가 많으면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하루를 살더라도 천년만년 살 것 같이 살고 갈때에는 허공같은 마음을 가지라』고 당부한다. 朴宣泰교무는 『근무할 때나 근무하지 않을 때나 둘이 아니다』면서 『안에 있으면 밖이 그립고 밖에 있으면 안이 그리워지는 것은 동정일여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감정한다. 직원의 얼굴이 금새 밝아졌다.

金鍾振 부원장은 『상대방에게 요구하고 기대하다 기대에 못미치면 미운 마음이 나는 것은 자기에게 신앙이 결핍된 것이 아닌가』하고 발표했다. 장산님은 『나부터 신앙하는 것이 순서』라며 『신앙은 어떤 이론이나 강요가 아니라 감응으로 합덕, 훈훈함이 살아나게 하는 것』이라고 감정했다. 朴교무는 『내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용들을 처처불상으로 보고 신앙하라. 그러려면 깨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춘택 교무가 발표했다. 밤손님이 다녀간 후로 책임자로서 숙직을 하게 된 경위를 말하며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아 섭섭하다』고 발표하는데 아무런 흔적이 남지 않는다. 직원들도 책임자의 어려움을 그대로 받아 들이니 모두가 순간적으로 하나가 된다. 아마 이것을 감정대로 표현했다면 상당히 어색한 분위기였을텐데.

직원교화를 담당하는 孔明根교무는 『13식구가 모두 한 가족처럼 느껴져 미운사람 예쁜 사람하는 분별성이 없어졌다』면서 『전부 공부인이 되어 법으로 길들여지는 것을 엿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식당일을 하는 成玄玉덕무의 일기는 직설적이면서도 생동감있는 표현이 돋보인다. 식당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진솔하게 발표해 깜짝 깜짝 놀라게 한다. 옵서버로 참가한 교무들도 이들의 문답감정을 듣고 『참 공부를 잘한다. 우리 교당에서도 실천해야겠다』고 말했다.

현재 교당에서 교무와 부교무가 공사시간을 통해 일기발표를 통해 문답감정을 하는 곳이 몇 곳 있다. 기관에서는 익산원광한의원이 처음이지만 최근 원광종합사회복지관에서도 정전마음공부훈련을 받은 후 문답감정공부를 시작했다. 재가로는 담양 정동주한의원이 2년전부터 시작해 재미를 보고 있다. 이런 계기로 지난 5월 11일에는 정동주한의원 식구들과 익산원광한의원 식구들이 화순 운주사에서 일일만남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각 한의원에서 써온 일기모음집을 서로 교환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통해 공부인으로 하나가 되는 뜻깊은 만남이 되었다.

정전마음공부를 통해 직장을 법도량으로 만들고 공부인의 심경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서 「일과로서 득력하라」는 左山종법사의 뜻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법의 주인이 되는 용심법을 부지런히 배워서 천만경계에 항상 자리이타로 모든 것을 선용하는 마음의 조종사가 되며, 그 조종방법을 여러 사람에게 교화하여 물심양면으로 참 문명세계를 건설하라」(대종경 교의품 30)는 대종사님의 법문이 떠올랐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