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희 진

나이팅게일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누어주며 사랑을 실천해야만 하는 간호과에 입학한 나는 사실 강의를 듣고 실습을 하면서도 내가 과연 얼마만큼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정말 내가 원해서 간호과에 들어왔고 나름대로 열심히 생활했지만 길이 정말 나의 적성에 맞는지, 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명감과 직업의식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기 어려웠다.

이런 나에게 이번 5박6일의 소록도 봉사활동은 간호사라는 직업의 사명감과 직업의식을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봉사활동을 시작한 첫날부터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팔, 다리가 없는 분들, 눈이 안 보이는 분들, 코와 입이 일그러지신 분들….

이런 분들을 처음 대해 보아서 많이 놀랐지만 거부감이나 두려운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이런 불우한 조건을 가진 분들이 살고 있지만 놀랍게도 소록도는 평화로웠다.

그분들에게 하나를 드리면 당신들의 모든 것을 주시려고 하시는 따뜻한 마음, 자신의 주어진 삶에 감사하면서 사시는 밝은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 같다.

비록 짧은 4일간이었지만 또한 너무나 값진 무언가를 선물로 받아온 것 같다. 나는 사랑 하나만을 드렸을 뿐인데. 소록도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은 부끄럽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처음하는 봉사활동이라 진정한 마음과 사랑을 모두 드리고 오지 못한 것 같다.

비록 이번에는 마더 테레사처럼 허물어진 나병환자의 손에 입맞추며 악취나는 그들의 몸을 씻어 주고 오지는 못했지만 조금이나마 다른 이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어 드린 것 같아서 기쁘다.

나 자신이 비록 나이팅게일이나 마더 테레사처럼 완벽한 사랑을 실천할 수는 없더라도 베푼 사랑에 대해서는 보상을 바라지 않는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싶다.

앞으로 나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사랑을 실천하고 싶다.

이번 봉사활동은 내 삶의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또한 나의 정신적 성숙 뿐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힘과 용기를 줄 것이다. 아쉬운 마음과 다 못드리고 온 사랑을 꼭꼭 간직했다가 내년에는 진정한 마음의 선물을 드리고 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렇게 건강해서 나보다 아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드릴 수 있는 현재의 삶에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이런 값진 기회를 준 원전회가 사랑스럽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사랑을 나눈다면 우리 자신의 향기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향기는 주위를 아름답게 만든다」

〈원광보건대학 간호학과, 원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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