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상 진리에 바탕한 동·하선의 기나긴 여정

일원상의 신앙·수행은 신분의성으로
이 법대로 하는 것이 대종사의 가르침

▲ 동선 중 점심식사를 마치고 선객들은 문답을 나누며 평소 연마하던 교리와 의두·성리를 속 시원하게 해결한다.

본사에서는 교단초기 선진들이 동선(冬禪)을 통해 교법을 체득, 교화를 전개했던 뜻을 기리며, 시대에 맞는 동선활성화를 모색해 보고자 했다. 1부 성주삼동연수원의 훈련과 2부 교학대학 서원관 예비교무들의 동선을 보도했다. 끝으로 3부 만덕산훈련원 동선을 취재, 이 시대의 동선열풍을 되살려 교법인격화와 교화대불공의 확산을 추구했다.


만덕산훈련원에서 동선을 실시한 것은 올해로 38회이며 하선은 20회를 맞이한다. 이제 40년을 바라보는 만덕산 동선은 그동안 큰 법기들을 배출하면서 성리(性理)와 사상선(事上禪)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렇듯 만덕산훈련원에서 끊임없이 동·하선이 진행되는 것은 대종사가 원기9년 4월 익산에서 새 회상을 공개하고, 5월초 12제자와 함께 처음으로 1개월 동안 선을 한 성지이기 때문이다. 대종사가 만덕산에서 12제자와 한 달 동안 났던 선은 장차 교단의 정기훈련을 시행하기 위한 구상과 준비 속에 이루어진 선인 만큼 교단사에 있어서 초선의 의미로 규정짓고 있다.

내가 부처임을 확인, 실천

교단 초기의 선풍을 이어받은 만덕산훈련원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동·하선 훈련의 핵심은 '일원상의 진리를 깨닫고 양성하여 실생활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더불어 '내가 부처임을 확인하여 부처행을 나투자'는 훈련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동·하선 일주일 프로그램 중 5일 동안 양제승 원로교무에게 '일원상의 진리'에 대한 강의를 듣는다. 이때도 선객들과 주로 문답식 강의로 진행된다. 이는 일원상의 진리와 신앙, 수행에 대해 일방적으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주입식 강의가 아니라, 대종사가 밝혀주신 일원상의 진리와 신앙, 수행을 해 가도록 안내한다. 그리고 궁금한 점을 묻고 배우며, 연마하여 체득한 만큼 실생활에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1월 동선에서 양 원로교무는 〈대종경 선외록〉 구도고행장을 소개했다. '대종사님께서는 처음 수행하실 때 나는 길을 인도하는 사람이 없어서 가지가지 고행을 다 하였다. 그러나, 그대들은, 내가 먼저 경험해 보고 나서 눈먼 봉사라도 안심하고 가도록 큰 길을 닦아 놓았고, 이렇게 편안히 의지할 집을 지어서 아무 거리낌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해 놓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렇건마는, 여기 와서도 딴 길을 바라는 자가 없지 않으니 이는 천만년을 구할지라도 다 허사로 돌아갈 것이다. 그대들은 의심하지 말고 신분의성(信忿疑誠)만 들이댄다면 이는 나의 공부한 수고의 반만 하여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내 법대로만 하면 예전에 상근기가 백년 걸려서 할 공부라도 나에게 와서 1, 2년만 닦으면 그 공효를 이룰 것이다'는 내용이다.

이어 양 원로교무는 "일원상의 수행은 바로 이 법대로 하는 것이다"며 "원불교 교도들은 이것(○)만 알면 되고, 이것(○)대로 마음을 쓰고, 양성하는 것이 바로 올바로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대로 하려면 이것(○)을 깨달아야 하는데 이 동·하선이 바로 이것(○)을 확인하고 가는 기간이라는 것이다.

알 듯 모를 듯 설하는 일원상의 진리 강의를 마친 후 선객들은 분반활동을 한다. 분반활동 역시 '선'이 바탕된다. 염불·좌선, 소리선, 행선을 통해 일원상의 진리 강의 때 들은 의문들을 연마해 간다. 이때 연마를 통해 선객들은 스스로 해오를 얻는 경우가 많다. 초선지에 오르다가 불어오는 바람을 보고 진리의 한 소식을 얻고, 떨어지는 낙엽, 지저귀는 새소리에 한 소식을 얻는다. 신기하게도 만덕산 동·하선을 통해 한 소식을 얻어가는 사람이 많다.

또한 동·하선을 하는 동안 선객들 중에 눈물 흘리는 사람이 많다. 일기 발표를 하다가도 눈물을 흘리고, 강의를 듣다가도 눈물을 흘린다. 염불을 하다가도 한소리로 울려 퍼지는 염불소리에 눈물을 흘린다. 눈물은 정화(淨化)를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업력이 알게 모르게 씻겨지는 과정이라 본다.

마치 한겨울 추위에 강물이 꽁꽁 얼어 있다가 따뜻한 햇살에 얼음이 녹아나듯 선객들은 법은(法恩)에 목욕하며 묵은 업장을 녹여내고 내적인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하선을 제대로 체험한 사람은 계속 찾아오게 된다고 한다. 또 6개월마다 선훈련을 하며 일상에서의 활선을 배양해 가는 것이다.

동·하선 통해 궁금증 해소

만덕산 동·하선은 고경강의와 사상선, 회화와 정기훈련과 상시훈련 강의도 빠지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금강경은 이양신 원장이 직접 강의하며 누구에게나 갊아 있는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을 깰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좌산상사가 밝힌 '금강경 결어-일원상 게송 육단계 공부'에 의거하여 금강경을 통해 일원상의 진리를 확연히 깨칠 수 있도록 강의를 한다.

동수원교당 김계성 교도는 "평소 교당에서 접하지 못했던 일원상의 진리와 금강경 강의를 통해 답답했던 진리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지기도 하고, 선객들 간의 회화를 통해 알지 못했던 신앙과 수행의 방법을 경험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처럼 만덕산 동·하선을 통해 일원상의 진리를 체득하고, 내가 참 부처임을 확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만 내가 바로 부처임을 확인했다면 실생활에서 그대로 실천을 해야 하는데 경계를 대하면 바로 흩어져 버리고 만다. 이에 대해 이양신 원장은 "동·하선은 흥미위주의 훈련이기보다는 사람이 달라지는 훈련, 즉 질적인 훈련, 기질변화가 되어지도록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고된 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덕산 동·하선은 자발적 참여가 우선이다.

이 원장은 "일주일 훈련 후 기질변화를 하여 공부길을 잡는 사람을 만들고 싶다"며 "동선을 마치고 가정에 돌아가 실생활에서 부처행을 실천하고, 또 하선을 하며 마음을 챙긴 후 실생활에서 활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종사가 강조한 '마음으로 증득하고 몸으로 실행하여 기질변화를 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정기와 상시훈련을 동·하선을 통해 체득해 가자는 것이다.

이 원장은 앞으로 만덕산훈련의 방향에 대해 "11과목으로 방향을 잡되 일원상의 진리에 바탕하여 회화, 강연, 의두·성리를 공부하고, 또 금강경과 수심결 공부를 통해 자기정화를 하여 밝은 지혜로 취사해 갈 수 있도록 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일주일 동안 진리의 체와 용을 체득하여 실생활에서 활용해가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또한 모든 번뇌만상을 제거하고 수양, 연구, 취사의 삼대력으로 생활해 갈 수 있는 훈련이 되도록 힘쓰고 있다.

진리를 탐구하는 만덕산훈련원의 동·하선 선객들은 일주일의 탄탄한 훈련으로 지혜의 문이 활짝 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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