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실용으로 사이버대 성공 이끌다

▲ 한국 최초학과인 '얼굴경영학과'학생들이 주선희 교수와 오프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월요법회의 분위기

분주한 월요일 아침. 원광디지털대학교(총장 성시종)는 매주 법회로 한 주를 시작한다. 원광대학교에 위치한 원광디지털대학교(이하 원디대) 법당 문을 열자 둥그런 금빛 일원상이 한눈에 들어왔다. 법당 가득히 '나무아미타불' 음악이 울려 퍼졌다. 마음이 이내 차분해졌다.

8일 실시한 법회는 기획팀이 맡았다. 법회는 주관 부서에서 자율적으로 사회와 의식주례, 주보 제작 등 법회 전반을 도맡아서 진행한다. 교립학교로서의 정체성을 법회로 이끌고 있다. 법회는 올해로 4년째. 첫주는 기도법회, 둘째주는 설교법회, 셋째주는 감각감상 법회, 넷째주는 서울과 익산팀이 함께 전체 법회를 본다.

한재성 기획평가 팀장이 법회 진행을 매끄럽게 이어갔다. 오늘 설교는 이세운 교무. 이 교무는 설교를 통해 "세상에서 느끼는 일상의 기쁨은 자기 안에 무언가가 쌓여 있을 때지만 공부인의 기쁨과 행복은 무엇일까"를 되물으며 "깨달은 성자는 무엇을 낙으로 삼으라고 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일원상의 '지공무사(至公無私)'를 언급했다. 지극히 공변돼서 사사로움이 없는것. 도가에서 철이 든다는 것은 내 앞가림을 넘어서 공중의 앞가림을 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대종사께서 공심이 어려운 일이라면 우리에게 당부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며 "우리가 공심이 힘든 것은 내 생각과 입장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공심은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자기 책임 이상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일깨웠다. 사례담으로 "우리학교에서 최고의 공심을 가진 사람을 발견했다"며 "그분을 뵈면 우리 학교에 오랫동안 계셔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난다"고 말했다. 그분은 다름 아닌 청소하는 아줌마였다. 학교에서 정규직도 아니고 팀장이나 처장도 아니지만 자기일에 소명을 가지고 자기가 맡은 일을 책임이상해내는 공심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교무는 "우리 대학도 종립대학으로서 공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디대는 종립학교로서의 문화조성을 위해 웃으며 합장하기, 강의와 업무시작 전 1분 명상하기, 주1회 이상 법회보기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모든 회의시 죽비로 시작해서 죽비도 마치며 법어봉독으로 마음을 깨워내고 있다.

특성화 학과로 자리매김

요즘은 사이버 시대다. 사이버상에서 속도나 전달력은 쾌속 질주다. 한국에서 사이버디지털대학이 시작된 지는 올해로 10년째. 원디대는 9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원디대는 일반대학교와 동일하게 고등교육법에 근거한 교육과학기술부 인가 4년제 대학교다. 사이버대학이 일반 오프라인대학과의 차이점은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수업을 받을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국민의 평생교육, 재교육을 목적으로 설립한 사이버대학교는 학습환경의 자율성으로 다양한 연령 및 계층의 학습자들이 재학 중이다.

원디대는 개교 이래 '전통문화의 세계화', '웰빙의 체계화'를 추구하며 새로운 개념의 평생교육으로 전문지도자를 키우고 있다. 특성화된 학과를 중심으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이에게 새로운 배움의 미학을 선사하는 곳이다. 특성화된 14개 학과는 웰빙문화학부와 실용복지학부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기에 제도권 교육의 대안으로 사이버 교육이 등장한 만큼 미래교육의 가능성도 높다.

성 총장은 "모든 대학이 특성화가 없으면 어렵다"며 "원광디지털대학교가 전통의 세계화와 웰빙의 체계화로 처음부터 특성에 맞게 전략적인 포석을 잘 뒀다"고 말했다. 사회적 변화 추세를 따라서 문화와 웰빙, 건강과 실용 등의 키워드로 학과를 신설한 게 성공의 비결이 된 것이다.

특히 원디대는 기존의 사회적인 수요는 있으나 학재적인 과정이 없는 분야를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 올렸다. 요가명상학과, 한방건강학과, 얼굴경영학과, 차문화경영학과, 약물재활복지학과, 전통공연예술학과가 그것. 저층에 머물러 있던 수요자들의 관심도를 대학의 정규교육으로 흡수한 것이다.

이 교무는 "우리 대학은 최초학과 유일학과가 많다"며 "문화적으로 수요는 많지만 대학의 정규 교육 과정으로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공연예술학과 09학번인 최원민 학우는 "수시로 공연을 다녀야 하는 입장에서 온라인 수업이 장점으로 작용한다"며 "공연으로 바쁠 때는 온라인으로 언제 어디서든 수강이 가능해 수업을 놓치는 일이 없다"고 밝혔다. 공연과 학과 공부를 함께 병행할 수 있는 사이버교육의 장점을 시사했다. 다른 사이버대학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교화지원 염두에 둬

올해 원디대는 한국어문화학과, 한방미용예술학과, 서비스경영학과, 동양학과를 신설했다.

이세윤 교무는 "대학에서 학과를 신설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를 해야 한다"며 "사회적인 수요나 기여가치를 따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어문화학과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 직면하는 다문화·다인종 문제와 연관이 있다. 교단적으로 삼동윤리 정신이 그러하듯 세상은 국경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문화학과는 한국어 교원 양성을 시스템화하고 해외에 있는 교무들에게도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가 담겨있다. 해외교무들도 한국어교원자격증 획득을 위해 해외에서 한국으로 오는 경비 절감은 물론 원디대가 가지고 있는 한국문화 콘텐츠 활용도도 높아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리고 "교화를 막연하게 입교나 법회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이 교무는 말한다. 서비스경영학과를 신설한 의미다. 제조업도 서비스이지만 교화도 서비스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도 물건을 만들어서 파는 단계에서 '창의성'이 대두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는 고객의 입장에서 '어떻게 저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어줄까'라는 한 생각이 김치냉장고를 만들고 청소기를 만들었다. 이런 면에서 서비스는 불공의 모습과 상통한다.

이제 학과 신설과 조직을 정비한 원디대는 교단을 생각하고 있다. 이 교무는 "원불교100년 성업에 우리 대학이 사이버대학의 특성을 살려서 어떻게 보은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풍부한 콘텐츠와 전문인력을 가지고 사이버커뮤니티 등 다양한 교화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의지를 밝혔다.

원디대의 성공을 증명하듯 2007년도에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우수대학으로 선정되고 4년제 대학으로 승격되는 영광을 안았다. 또한 사이버대학 중 4년 연속 재학생 재등록율이 92%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학생중심의 학교운영 만족도를 반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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