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의 어린 자녀가 행복의 길로 들어서느냐 불행의 길로 들어서느냐는 그 부모의 역할에 의하여 좌우된다.

아직 자력이 부족한 자녀가 원만한 인격으로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와 같은 '자애로움'과 아버지와 같은 '엄격함'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지도되어야 한다. 자애만 있고 엄격함이 없으면 정당한 규율로 지도하기가 어렵고, 엄격함만 있고 자애로움이 없으면 진정으로 감화하기 어려워 그 심성이 거칠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의 행과 불행이 그 부모의 역할에 달려있듯 일체 중생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로서 대종사께서는 '종교'와 '정치'를 말씀하셨다.

성자들께서는 천지의 이법을 보아서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바 도와 덕을 가르쳐 주신다. 만물 변화의 원리인 인과보응의 이치를 깨닫게 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불같이 일어나는 욕심으로 죄를 짓기 전에 미리 방지하고 복을 지어 진급의 길로 나아가도록 이끄신다. 즉 종교는 도덕에 근원하여 사람의 마음을 지도하는데 주력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성자의 가르침대로 사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설사 성자의 가르침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일지라도 때때로 유혹에 빠져 도덕의 길을 망각하곤 하는 것이 우리 중생의 모습인 것이다.

그러므로 공론으로 정한 법에 근원하여 일의 결과를 따라 엄정하게 상과 벌을 베풀어 다스리는 법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정치'의 역할인 것이다.

정치는 어느 정도 강제성을 가지므로 때로는 비정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감복을 위주로 하는 종교가 다하지 못하는 분명한 역할이 있는 것이다.

엄격함과 자애로움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어린 자녀를 바르게 지도하듯이, 일체 중생을 바르게 지도하여 행복의 길로 인도하려면 어떤 집단이라도 엄부(嚴父)와 같은 '정치'와 자모(慈母)와 같은 '종교'가 각기 그 역할을 다하여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제생의세를 목적으로 하는 우리는 먼저 일차적 책임인 종교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하여 대종사님 가르침의 참뜻을 깊이 깨달아 실천하고 또 널리 세상을 교화하는데 주력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로서 우리의 책무를 다한 것이 아니니, 나아가 정치가 그 역할을 충실히 하여 도덕에 근본한 선정덕치(善政德治)를 베풀도록, 그래서 일체 중생이 낙원생활이 되도록 까지 하여야 비로소 우리의 소임을 다하였다 할 수 있으리라.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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