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장-2: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이와 같은 경전을 얻어 듣고 믿어 알며 받아 가짐은 족히 어렵지 않거니와 만일 돌아오는 세상 후 오백세에 어떠한 중생이 있어 이 경을 얻어 듣고 믿어 알며 받아 가지면 이 사람은 곧 제일 희유함이 될 것이오니 어찌한 연고인가 하오면 이 사람은 아상이 없으며 인상이 없으며 중생상이 없으며 수자상이 없는 까닭이옵니다. 소이가 무엇인가 하오면 아상이 곧 아상이 아니며 인상·중생상·수자상이 곧 이 상이 아니옵니다. 어찌한 연고인가 하오면 일체 상을 여의면 곧 부처라 이름하나이다.'

부처님께서 근기 따라 자상히 설명해 주시니 수보리는 지금은 이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앞으로 후대 오백세, 말세가 되었을 때 이 경전을 읽고 신해수지(信解受持)한다면 그 사람이 참으로 희유한 사람일 것이라고 말한다.

왜 그러냐면 말세 때에는 유독 모든 사람들이 더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에 빠져 사는데 그런 때에 만약에 신심청정해서 이것을 신해수지하는 사람일 것 같으면 그 사람에게는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없을 것이니, 그 얼마나 희유한 사람이냐는 말이다.

왜 그러한 상이 없느냐 하면,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이것이 상이 아닐 새, 일체 상을 여읜 것이 곧 부처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고하시되 '이와 같고 이와 같도다. 만일 다시 어떠한 사람이 있어 이 경을 얻어 듣고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 하지도 아니하면,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심히 희유함이 될지니, 어찌한 연고인고 수보리야 여래의 말한 제일 바라밀이 제일 바라밀이 아닐새 이것을 제일 바라밀이라 이름하나니라.'

부처님께서도 당신 생각에 '삼천대천 세계에 가득찬 칠보로 보시한다, 항하사 신명으로 보시한다'고 말씀하시면서도 듣는 사람이 놀라서 '부처님이 공연히 부황한 말씀 하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다고 생각하신 것이다. 그런데 부처님 뜻은 그게 아니다.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시려고 과장해서 하신 말씀하신 것이지' 라고 생각하지 않고 '꼭 그렇다! 그렇지! 그렇지!' 하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이 사람이 참으로 희유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이 사람은 제일바라밀을 얻은 사람이고 제일바라밀을 얻고 나면 역시 제일바라밀이라고 하는 것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제일바라밀을 얻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바라밀(波羅密)이란 산스크리트 파라미타(Paramita)를 음역한 것으로 최고를 뜻하는 파라마에서 파생한 말이며, 이에 근거해서 바라밀을 완성 또는 완전으로 번역하고 바라밀을 한역한 것이 바로 도피안(到彼岸)이다. 비슷한 용어로 모든 집착과 번뇌가 소멸된 상태를 뜻하는 열반·해탈·무위·안온(피안) 등이 있다. 제일바라밀이란 최고의 바라밀이라 할 수 있으며 그래서 반야바라밀이라고도 한다.

<만덕산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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