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장과 모바일 교화 콘텐츠 개발

앱스토어, 원불교 〈정전〉 〈대종경〉 〈성가〉 〈불조요경〉 ePub 파일 변환
환경에 맞는 세련된 경전 편집디자인 요청돼

▲ 국내 아이폰 앱스토어 인기 애플리케이션 순위

일요일 10시 법회 시간, 서울교구 남서울교당에 다니는 김일원 교도는 스마트폰에 있는 〈원불교성가〉 메뉴를 눌러 선곡된 성가를 찾아낸 뒤 가사와 악보를 보면서 성가를 따라 부르고 있다. 김 교도는 법회가 끝난 후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두꺼운 〈원불교전서〉를 펴드는 대신 휴대전화 속 대종경 구절을 찾아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대종경 공부를 한다.

이처럼 첨단 기기의 발달은 신앙인들의 모습을 모바일 환경에 빠르게 적응시키며 신앙의 습관마저 바꾸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원불교 경전과 뉴스, 정보들을 휴대전화나 무선 인터넷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교화'는 무시할 수 없는 영역으로 대두되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은 〈소유의 종말〉에서 "산업시대는 소유의 시대였다. 이제 소유와 함께 시작되었던 자본주의의 여정은 끝났다. 시장은 네트워크에게 자리를 내주며 소유는 접속으로 바뀌는 추세다"라며 접속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설파했다.

이런 접속의 시대에 가장 진화된 도구는 바로 휴대폰이다. 모바일 휴대폰은 접근성·친근감·편리함에서 세상 어떤 물건보다 탁월한 성능을 지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종교계에서는 이미 모바일 포교·선교전략을 짜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있다.

아이폰의 인기

아이폰의 경우 개신교의 각종 한글 성경과 찬송가, 가톨릭 서울대교구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굿뉴스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고 가톨릭성가와 〈성경〉, 매일미사, 불교의 〈반야심경〉 등이 이 앱스토어에서 인기리에 다운로드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일부는 1.99~4.99달러 정도의 유료지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으로 모바일 안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스마트폰 이외 일반 휴대전화를 통한 콘텐츠 제공도 활발해서 가톨릭의 경우 SK텔레콤과 제휴해 '가톨릭폰'을 보급하고 있으며 KT와도 '모바일 복음화 사업'을 3월부터 기획하고 있다. '모바일 복음화 사업'은 기존 휴대전화에 신구약 〈성경〉과 매일미사, 가톨릭성가, 성인과 성지 정보, 매일묵상 정보 등을 동영상을 포함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개신교에서도 '성경폰'이 인기를 얻은데 이어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나온 성경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응용프로그램)은 스마트폰의 인기순위 상위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영어 성경은 소리듣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영어 듣기 공부를 하는데 손색이 없을 정도로 되어 있어 어학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한글 성경도 다양한 종류로 출시돼 실제 예배에서도 활용될 정도이며 신구약의 복음서별로 북마크를 해놓거나 매일읽기 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돼 편리성을 더했다.

이에 반해 불교계는 아직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더디고 정책적인 접근이 부족한 실정이다. 아이폰 앱스토어(App Store)에 〈반야심경〉 정도만 올라왔을 뿐이다. 하지만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외국인을 위한 영어판 템플스테이 가이드북을 제작해 올 상반기 중에 아이폰 앱스토어에 제공할 예정이며 국내 이동통신사와 콘텐츠 제공 문제도 논의 중"이라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 부실장인 최양호 신부는 "아이폰에 이어 옴니아나 안드로이드폰 계열을 위한 콘텐츠 제작 작업도 추진 중"이라며 "어르신 중에는 미사 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것이 아니냐며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점점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매일 가지고 다니는 휴대전화에 대종사님의 말씀을 담아주면 신앙생활에 크게 도움이 될 뿐만아니라 궁극적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교당으로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주서부교구 버클리교당 조태형 교무는 최근 아이폰 앱스토어에 유무념 공부를 활용한 '원다이어리'를 개발했다. 조 교무는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운영체계를 윈도우 모바일과 아이폰 OS, 안드로이드 등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며 "아이폰용 '원다이어리'를 만들기 위해 OS X가 설치된 맥(Mac) 컴퓨터와 Xcode라는 프로그램 개발 툴(도구)을 이용해 개발했다"고 그 과정을 밝혔다. 이는 콘텐츠 개발을 쉽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잘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래머만 있으면 1인 사업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며 훌륭한 교화콘텐츠를 개발해 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콘텐츠 개발과 등록이 쉬워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애플리케이션 개발 수익 배분도 애플이 30%, 개발자가 70%의 수익금을 가져간다. 이제는 1인 창조기업들이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봐도 좋을 듯 싶다.

일반 휴대폰으로 유무념 공부를 하고 있다는 해운대교당 차성환 교도는 "유무념 공부를 시계로 해 오다가 일반 휴대폰에 단축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며 내 마음을 살피고 있다"며 "아이폰 앱스토어에 유무념 공부 콘텐츠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 기계를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 출처: 한겨레신문

교화 콘텐츠 제공 과제

휴대폰 없이 살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린 지금, 원불교의 신앙과 수행도 이 안에 들어가 교도들의 교법인격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한달 반 정도 사용했다는 정책연구소 한진경 교무는 "원불교학과 학부시절에는 유무념공부를 시계와 계수기로 공부했다"면서 "지금 사용하고 있는 원다이어리(유무념대조)는 사용이 단순하고 쉬워 내 관리뿐아니라 생활 속에서 공부의 깊이를 더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교무는 "그 동안 유무념공부를 해 왔지만 조태형 교무가 개발한 '원다이어리'를 통해 공부를 하니 그 재미가 솔솔하고 써보니까 효과가 굉장하다"며 "취사가 잘 안되는 항목을 추가해 자신의 공부습관을 고쳐 나가는 데 유용한 동시에 그 동안 공부한 내역까지 원다이어리 안에서 확인할 수 있어서 공부길 잡는데 이만한 콘텐츠는 없다"고 단언했다.

최근 일고 있는 스마트폰에 대해 교정원 정보전산실 김종철 교무는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해 모바일 쪽 분야에 관심이 적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모바일 분야는 따로 모바일용 사이트를 만들어 앱스토어를 비롯한 각 회사에 맞는 교화 콘텐츠를 개발해 호환해주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에 개발된 교화 콘텐츠를 수정·보완해 스마트폰에 맞는 최적의 환경으로 교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아이폰 앱스토어에는 원불교 경전 가운데 〈정전〉, 〈대종경〉, 〈성가〉, 〈불조요경〉은 현재 ePub파일 형식으로 변환해 놓고 있어서 언제든지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전자책 시장에 원불교 경전을 세련되고 엣지 있는 편집으로 젊은 감각과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세대에게 호감을 줄 수 있도록 웹 북 디자인에도 관심을 기울일 때다. 아이패드가 주도하는 e북시장에 ePub 파일은 조만간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전〉, 〈대종경〉은 영어로도 앱스토어에 올려져 있으나 〈정산종사법어〉, 〈대산종사법어〉, 〈대종경선외록〉등은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다. 앱스토어에 원불교 경전을 올리는 작업을 한 조 교무는 "경전을 영어 뿐만 아니라 중국어와 일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된 경전을 전세계 모바일족에게 보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조 교무는 〈원불교용어사전〉의 경우, 저작권 문제로 아직 개인용으로만 쓰고 있는데 이 부분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앞으로 휴대폰 시장의 절대강자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른다면 청소년이나 젊은 청장년을 교화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시대다.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만 사용하는 시대는 벌써 물 건너 가고 있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원하는 정보검색이나 이메일 등의 인터넷 작업들이 모바일 형태로 크게 바뀌었다.

책상에서 인터넷을 하는 시간보다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작업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과 언론사에서 스마트폰을 지급하며 사용을 권장할 정도로 생활과 업무의 구조를 바꾸며 변화를 주도하는 것을 볼 때 '모바일 교화 콘텐츠' 개발은 시급한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앱스토어 시장이 무척 크기 때문에 중국어와 일어로 된 유무념 공부 콘텐츠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는입장이다.

원불교의 교세가 시장으로 확대될 만큼 크지 않고, 스마트폰 사용자도 적기 때문에 앱스토어에 좋은 교화상품을 만들더라도 수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교도 수가 적거나 수요가 많지 않다고 해서 교화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 것은 정보화 사회에서 청소년교화를 포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대형 포털은 아예 아이폰 전용 웹사이트를 위해 따로 마련해 뒀다. 그런데 MS윈도우 '액티브X'에 기반한 원불교 웹사이트는 매킨토시나 리눅스를 사용하는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에서는 오류가 발생하며 시작화면 조차 볼 수가 없다. 해외에 거주하는 교도나 원불교에 관심을 갖고 정보를 찾아보려는 세계인들은 아예 온라인에서 배제한 채 소수의 종교로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현실은 탈피해야 마땅하다.

원불교 웹사이트도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로 그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웹 콘텐츠를 스마트폰에서 쉽게 보고 듣고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하며 더불어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웹표준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원다이어리'(유무념대조공부)
   구입문의 / 미주서부교구 버클리교당 조태형 교무 / 전화 070-7011-7095 / E-mail : sati@w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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