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도 교도·여의도교당(논설위원)
많은 세계인들이 여행하고 싶어 하는 나라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그리고 스페인(PIGS)이 재정위기에 처해 있다. 이 국가들이 부도난다고 하여 세계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즉, 글로벌 경제위기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럽공동체(EU)에서 도와주기로 하여 절박한 상황은 넘겼으나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재정위기의 원인은 침체된 국민경제를 살리고 국민소득을 높이기 위해서 수입보다 더 많은 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향후 이들 국가들은 국민을 위한 정책 집행의 여력이 없어 대내·외적으로 국가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다.

재정이란 국가의 자금이다. 세금을 거두어서 금고를 채우는 것이 원칙이지만, 필요시에는 국민 혹은 해외로부터 빌리기도 한다. 재정은 국가의 힘이다. 재정이 건실해야 국가의 정책을 무난히 수행할 수 있다. 재정으로 군대를 유지하여 나라를 지키고, 사회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잘 사는 자로부터 많은 세금을 거둬서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는 사회보장제도를 시행하여 소득 재분배를 한다. 국민에게 필요한 공장을 지어 삶의 질과 소득을 향상시킨다. 그러나 재정이 불안하면 국가를 유지하기 힘들다. 중국의 역대 왕조들이 전쟁, 사치 등으로 재정이 부실해져 백성에게 과도한 세금을 거둘 때마다 국민적 저항이 생겨 나라가 망하고 새 왕조가 생겼었다. 그래서 국가재정의 안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종교교단의 재정은 교세를 유지하는 힘이다. 대각을 이루신 대종사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정관평 방언공사로 농토를 확보하신 이유도 회상의 안정적 기틀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안정된 교단을 유지하기 위하여 많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원불교의 재정은 건전할 것으로 믿지만, 더욱 튼튼한 원불교재단을 만들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모든 교당, 기관, 부서는 수입예산과 지출예산을 상세히 수립하자. 수입예산 범위 내에서 활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자. 수입예산이 없는 곳에서는 교정원 재정산업부와 협의하여 정하면 될 것이다.

둘째, 매월 결산을 확실히 하여 수입과 지출을 대조하자. 수도생활의 결산뿐 아니라 재무적 결산을 각 교당, 기관, 부서에서 매월 실시하여 보고토록 하자.

셋째, 모든 교당, 기관, 부서는 예산을 초과하는 수입이 들어오면 교정원 재정산업부로 입금하자. 그래서 수입이 적은 교당, 기관, 부서로 예산이 재분배되도록 하자. 교단의 원만한 교화활동을 위해서…

넷째, 교도들은 매년 자기 능력에 맞는 일정한 유지금을 내도록 하자. 원불교 교도면 4종의무 중의 하나인 보은미를 충실히 내자는 것이다. 다만, 년초에 마음먹은 금액을 교무님에게 말씀드리고 매월 일정금액을 내도록 하자.

다섯째, 재무회계감사를 확실하게 하고 가능하다면 재무회계담당을 재가교도나 회계법인에 맡기자. 그리고 감찰원에서는 매월 보고되는 재무자료에 이상이 있는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여 효율적인 감독이 일상적으로 되도록 하자.

이렇게 하여 재정이 튼튼해지면, 교단 차원의 일관된 교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출가교도의 용금을 법위등급에 따라 현실화하고 가족수당, 자녀학자금 등의 복리후생제도를 확대함으로써 사기를 앙양시켜 공사에만 전력하게 되고 차원 높은 교화가 활성화될 것이다. 교당의 신설과 폐지가 현실에 맞게 추진되고 법해석도 일관성을 유지하는 등 교단중심의 결속이 강해져 회상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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