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명의 병폐 지적
낙원건설의 구체적 방법 제시
대종사의 포부와 경륜이 담겨

원불교 정전(正典) 개교의 동기는 새 부처님 소태산 대종사께서 새 회상을 여신 동기와 근본이념을 담고 있습니다.
20여년의 구도 끝에 큰 깨달음을 얻으신 대종사께서 당시 시국을 관찰하시고 병든 세상을 치유하실 처방을 내놓으신 것입니다.

첫째, 과학문명의 병폐(病弊)를 지적하셨습니다. 과학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사람의 정신은 점점 쇠약하고 물질의 세력은 날로 융성하여 모든 사람이 물질의 지배를 받게 되어 도리어 저 물질의 노예생활을 면하지 못하고 있음을 간파(看破)하신 것입니다.

경산종법사님은 신년법문에서 "아직도 세상은 물질의 속박과 정신문명의 쇠퇴로 인류의 도덕성은 점점 무너져가고 있으며 도처에서는 각종 위기와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우리 사회는 도덕성 회복과 실천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으며 바로 이 도덕성 회복이 대종사께서 주창하신 정신개벽의 목표요, 보은상생의 초석이며 낙원세계의 바탕이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요즘 과학문명의 이기(利器)라 할 수 있는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나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적지 않습니다.
인터넷 게임중독에 빠진 아들이 이를 말리던 어머니를 살해하는가 하면 PC방에서 게임에 몰두하던 젊은 부부가 3개월 된 갓난아이를 굶겨죽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내일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종사께서는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 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시고자 새 회상 원불교를 개교하셨습니다.

따라서 개교의 동기는 전쟁이나 질병, 가난과 무지 등으로 인한 고통 보다 물질의 노예로 전락한 인간성의 상실, 도덕성의 타락이 심각함을 지적하고 이를 치유하기 위한 처방을 밝힌 법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째, 낙원건설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종사의 개교정신은 인류의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의 균형적인 발전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물질문명의 발달과 함께 도학이 발달함으로써 도학과 과학, 이(理)와 사(事), 영(靈)과 육(肉)이 병진되는 낙원세상을 염원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낙원세상 건설은 소태산 대종사의 포부와 경륜이며 원불교 교도들의 신앙과 수행의 이정표라 할 수 있습니다. 물질문명을 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신의 세력을 확장해야 합니다.

대종사께서는 정신세력을 확장하는 방안으로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는 후천개벽시대의 주인공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후천개벽시대의 주인공은 정신과 물질생활이 균형을 이룬 조화로운 삶을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소태산 대종사의 개교정신은 의식주의 생활을 개선하고 빈곤 질병 무지를 물리침으로써 육신의 안식처를 얻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삼학팔조로 마음을 개조하고 사은사요로 세상을 구제하여 영생의 낙원을 건설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과학문명과 도덕문명이 조화를 이룰 때 이 땅에 참다운 낙원이 건설 됩니다. 인간과 자연, 정신과 물질의 조화로운 만남을 통해서 상생과 평화가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셋째, 개교의 동기에는 대종사님의 포부와 경륜이 담겨 있습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염원하신 새 회상은 크게 밝은 세상,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있습니다.

원불교가 지향하는 근본 목표는 광대 무량한 낙원세계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낙원세계 건설은 가상공간이 아닌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지상낙원을 의미합니다. 지상낙원 건설을 위해 우리 교단이 지향하는 근본이념은 정신개벽에 있습니다.

원불교의 최고의 종지인 일원상이 지향하는 이념은 모든 종교와 사상적 원리를 하나로 통합하는데 있으며 사은사요와 삼학은 평화와 상생, 그리고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대산종사님께서는 "천지개벽이 되면 전무후무한 세상이 된다는 말이 있으나 이것은 이 천지가 없어지고 새 천지가 열리는 것이 아니라, 천개(天開)는 곧 정신문명 도덕문명이 크게 융창하여 사람의 마음이 개조됨을 이름이요, 지벽(地闢)은 곧 과학문명 물질문명의 발달로 육신의 생활이 개선됨을 말한다"고 밝혀주셨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이제 분명합니다. 정신문명의 바탕위에 과학문명을 아름답게 꽃피우는 일입니다. 우리 모두 정신개벽의 선구자가 되고 물질을 선용하는 평화의 사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넷째,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새 회상 원불교가 장차 새 세상의 주교(主敎), 또는 세계적 주교가 될 것을 전망하셨습니다. 오늘날 세계의 흐름은 어둠의 시대가 끝나고 밝은 시대가 시작되는 개벽의 시대요, 원시반본(原始反本)하는 시대임을 알아야 합니다.

개교 100주년을 5년 앞두고 있는 우리는 시대적 요청과 역사적 소명을 바르게 깨달아 이를 실천하는 일에 조금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부여된 역사적 소명은 이 땅에 낙원세상을 건설하는 일이며 파란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 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는 일입니다. 세상은 넓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의 손길을 간절히 원하는 이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지상낙원을 건설하는 방법으로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을 강조하셨습니다.

진리적 종교의 신앙이란 과거 미신적 신앙의 형태가 아닌 진리를 가르치는 종교의 교리를 신앙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실적 훈련이란 무엇입니까?

과거 형식적인 수행, 이론적인 수행이 아닌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수행력을 기르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여 낙원세상을 건설하는 일입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가운데 정신과 물질이 조화를 이루는 후천개벽의 주인공으로 거듭나시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 조원오/영광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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