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 중심의 교단보다 지자 본위 교단되어야
현장과소통

원불교정책연구소(소장 최정풍)는 교단혁신과제 1순위로 출·재가교역자 제도 개선에 역점을 뒀다. 기저에는 최근 출가 지원자 감소와 교역자 사기저하가 위기감으로 작용하며, 원불교100년을 앞두고 교당과 기관은 계속 증가하는 반면 원기 98년 퇴임 예정자수는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인력수급의 원활함을 모색하고 인재를 키워야 하는 시점에 이르러 일각에서는 긴급수혈을 외치고 있다. 그만큼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에 정책연구소는 3월에 제1차 혁신 세미나의 주제를 원불교 출·재가교역자제도 혁신으로 그 방향성을 제시했다. 최 소장은 서두에서 "경산종법사께서 '이대로 원불교100년을 맞이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현장 교무들의 혁신에 대한 목소리는 성급하고 뜨겁지만 실무자들의 혁신은 미약하다"고 피력했다. 교정원이 현장의 소리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제도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고, 결국 탁상공론의 정책으로 흐를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재가 출가 교역자제도를 꼼꼼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학습에 주안점을 둔 세미나에서 원불교사상연구원의 장진수 교무는 '원불교 출가·재가 교역자 제도 변천사'를 통해 "소태산 대종사는 원불교를 출발할때 재가·출가에 차별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헌의 '재가 출가'항에는 '재가와 출가는 차별하지 아니하고 공부와 사업의 실적에 따라 자격과 대우를 정한다'는 점을 예시했다. 결국 재가·출가 교역자제도의 혁신이 필요한 대목이다.

원남교당 정성권 교도는 "사요 중 지자본위에 지자(智者)는 우자(愚者)를 가르치고 우자는 지자에게 배우는 것이 원칙적으로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며 "우리 교단은 재가가 지자로서 뛰어나도 지자가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출가 본위의 교단이 아닌 지자 본위의 교단이 되어야 함을 피력했다.

한편, 교단이 출가 중심의 교단운영으로 인해 재가·출가의 균형은 깨지고 출가 본위로 진행되어 왔음을 규정 개정에서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무출신규정'은 9차례 개정을 거친 반면, '재가교역자규정'은 거진출진규정, 원무규정, 재가교역자인사임면규정 등이 전부며 규정 내용도 빈약한 상태다. 게다가 원기80년 재가교역자인사임면규정에 '재가교무'가 '원무(圓務)'로 대치되면서 재가가 교화의 주체로 출가자와 동등하게 나설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재가 교역자는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못했고, 원무양성도 미약할 수 밖에 없었다.

원광대학교 한창민 교무는 '21세기와 원불교제도'에서 "원불교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야 한다"며 "기존 종교단체들의 몸집 불리기를 닮아가기보다는 미래를 생각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가"를 되물었다.

혁신의 키워드는 결국 인재양성이다. 재가·출가 교역자제도 역시 인재를 위한 혁신일때 진정한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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