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청소년들 새 출발의 꿈을 위해
은혜의집 고봉중·고법회, '은혜학교'로 열린교육 계획
인생을 시작하는 출발선이 다른 청소년

매년 청소년범죄 발생은 약 16만 건이 넘어서고 있다.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수까지 합하면 많은 청소년이 범죄에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비행은 상당 부분 기성세대에 의해 저질러진 유해환경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를 감안해 볼 때 청소년 역시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은 보호와 육성의 주체이다. 또 성년이 될 때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는 사회적 안전장치 및 예방, 보호 역할이 필요한 존재이다. 하지만 사회가 다양화 되면서 가족 해체에 따라 가정의 안전장치는 무너지고 범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십상이다.

용인 원불교은혜의집은 의왕시에 소재해 있는 옛 서울소년원인 고봉중·고등학교(이하 고봉중·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매주 일요일 법회를 실시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들은 한 순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이곳에서 일정기간 지내야 하는 청소년들이다. 일요법회 참석을 위해 고봉중·고에 도착했을 때 적잖은 긴장과 충격으로 생각이 뒤엉키고 말았다. 담장하나 사이로 학생들의 환경이 현저하게 비교됐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차이나는 출발선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이웃해 있는 학교는 경기외국어고등학교이다. 최고를 지향하는 학생들이 다니는 곳으로 기숙사 역시 여느 호텔에 견줄 만큼 훌륭하다. 반면 고봉중·고 학생들의 환경은 인생을 시작하는 출발선 자체가 달랐다.

은혜의집 강성운 교무는 "소년원생들의 생각이 여물어져 사회의 한 모퉁이에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학생들이 되기를 염원한다. 더 이상 이곳에서 안 만날 수 있었으면 하고, 사회에서 만나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구리교당에서 법회 도우미로 매주 참여하는 김진석 교도 역시 "그들의 답답하고 억울한 사정도 들어주며 내 말 한마디에 아이들 마음이 살아나길 염원하는 마음뿐이다"며 자원봉사의 심경을 말했다. 이들의 말처럼 환경의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마음을 어떻게 갖고 경계를 받아들이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은혜의집에서는 법회 이외에도 이들의 인성함양을 위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마음일기 쓰기, 강연, 회화 등의 프로그램으로 인간관계 개선을 위한 사회적응 훈련을 한다. 이 훈련을 통해 청소년들은 조금씩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고봉중·고에서 지내다가 퇴원한 김한상(가명) 학생은 "퇴원을 하면 기분이 너무 좋을 것 같았는데 막상 나오니 마음 둘 곳이 없어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때 그를 잡아 준 곳은 '은혜의집'이었다. 그는 "강 교무님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제가 계획한 대로 저의 앞날을 꾸려 갈 수 있는 힘도 교무님 덕분이었다"며 "얼마나 내가 생각없이 살아왔는지 반성하는 시간도 됐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은혜의집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설계할 수 있게 됐다.

은혜의집 강해윤 교무는 "이러한 환경에 처한 청소년들을 위해 '은혜학교'를 설립, 개원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은혜학교'는 학교 밖의 청소년들을 위한 중·고등 통합형 대안학교이다. 이곳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마음공부에 바탕한 인성교육으로 원래 훌륭한 자신의 참모습을 깨달아 인생을 설계하고 실천하는 공부인이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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