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교화, 사회복귀 염원하는 정성 가득

▲ 원불교열린날에 흥겨운 법잔치가 열린 진주교당. 교도들의 하나되는 마음에서 교화대불공을 엿볼 수 있다.

지금 알았던 사은사상을 조금 더 일찍, 아니 교도소에 들어오기 전에 알았더라면. 법회를 통해 알게 된 좋은 말씀들이 그때 내 가슴에 파도처럼 밀려왔더라면…. 자유의 몸이 아니기에 많은 생각이 넘실대는 진주교도소 수용자들의 속내를 헤아려 본다.

이런 저런 사람들의 속사정을 알기나 한 듯 남강 변의 강바람은 봄 햇살과 버무려져 깊숙이 숨겨놓은 근심까지 꺼내놓으라 한다. 진주성을 밝히는 야경 또한 모든 고민을 놓으라고 잔잔하게 위로한다.

교정교화 10년
서부경남 교화의 중심지인 진주교당에서 10년 넘게 진행해 오는 법회가 있다. 진주교도소(이하 교정교당) 법회이다. 12일 교정교당 내 법당을 방문했다.

진주교당에서 승용차로 20여 분 가야 도착하는 교정교당. 진주교당 봉공회가 주축이 되어 매주 수요일 2시에 법회가 열린다.

이날 법회 사회는 교정교당 교도회장이 진행하고 심고문은 수용자 중 한 사람이 돌아가면서 작성 해 온다. 그들이 쓴 심고문에 감동하는 사람이 많다. 심고문에는 계절을 이야기 하고 잘못을 뉘우치며,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의 내용이 마음을 움직인다. 또 은혜를 뼈저리게 느꼈다는 감사의 문구가 전개될 때면 합장한 손에서 땀이 배어 날 정도이다.

현재 진주교도소에는 원불교, 불교, 기독교, 천주교가 종교 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복귀과 빈상웅 과장은 "수용자들에게 1인 1교 갖기 운동을 권장한다"며 "종교는 사람들의 마음을 좋은 방향으로 순화시켜주고, 이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면 진실한 믿음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교도소 내 종교활동을 적극 찬성했다.

종교의 가르침 따라 수용자의 생활을 하게 되면 다양한 생각과 깊이 있는 자신과의 대화로 스스로 교정교화가 된다는 의미이다.

진주교당 이도진 교무는 "첫 교정교당 법회를 위해 교도소에 갔을 때 사람들 얼굴을 어떻게 대할까? 고민이었다. 하지만 막상 수용자들을 만나고 보니 하나같이 선한 얼굴이었다"고 첫 만남을 소개했다.

선한 얼굴일 수밖에 없는 이유 중의 하나는 수용자들이 자신의 죄를 먼저 받아들이고, 또 뉘우치고, 새 사람 되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 종교활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신관 봉공회장은 "법회도 중요하지만 법회에 나오는 수용자들과 자매를 맺어 상담을 하는 것은 교정교화의 보람을 배가 시키는 것이다"며 "하지만 교당에서는 경제적인 것과 인력면에서 많은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힘 역시 교도들이 후원하고 합력하는 마음이 있어 오늘날까지 교정교화를 이끌어 왔다고.

하 교도는 "매주 교정교당 법회 때마다 간식을 준비해 가는데 동진주와 서진주교당에서 월 1회씩 교화 후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진주교당 교도 중에는 교정교화 후원금을 매월 내는 사람도 있다.

이번 4월28일 대각개교절 공동생일잔치에는 교구에서 매년 합력하는 후원금으로 수용자들 생일잔치를 했다. 케익과 과일, 음료와 다과를 성대히 차려놓고 생일잔치를 할 때면 수용자들은 그 어느때 보다 감사함에 감동한다고. 교정교당은 가을에는 체육대회로 수용자들과 하나가 되는 시간도 갖는다. 이러한 이면에는 빠른 사회복귀를 염원하는 마음뿐이다.

▲ 대각개교절을 맞아 교정교당에서는 생일잔치가 열렸다.

10년 이상 이끌어온 교정교당 교화가 이제는 다양성으로 서서히 거듭나려 한다.
조해인 교도가 웃음강의를 하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안명철 교도는 독서지도를 하고 있다. 교무는 희망을 주는 설교를 한다. 이를 통해 교정교당 교도들의 마음은 봄날 나뭇가지에 새 잎이 자라듯 하루가 다르게 변화 되는 중이다.

이 교무는 "교정교당의 비전은 우리 교도들이 새 사람 되는 것이다"며 "힘들 때가 내가 가장 크게 될 수 있는 기회이니 한마음 돌려서 전화위복 삼는 마음을 갖자"고 교도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교정교당 교도들이 이 시기를 대적공의 기회로 삼는다면 사회복귀 후 바로 마음공부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교무는 항상 "한마음 돌리면 된다"는 '일체유심조'를 강조한다. 또 '부처와 나는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인식시킨다.

생불불사(生佛佛事)

최근 진주교당은 특별천도재를 지냈다. 특별천도재는 교화대불공을 위한 기초 작업을 한 셈이다. 교당 주위의 유주무주 고혼과 인연 영가들을 대상으로 교도들이 감동할 정도로 정성을 다한다. 그리고 4월18일 천일기도를 시작했다. 천일 기도는 교도들과 일심합력으로 올리고 있다. 그 동기는 원불교100년성업불사와 교당 건축불사, 교도 생불불사를 위해서이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은 원불교100년에 진주 지역을 이끌어갈 중심교당으로서의 위상을 갖춘 교화도량 준비를 위한 것이다.

천일 기도 시작 후 이제원·한도상 교도는 새벽5시 교당에 와서 좌선하고 기도하기를 빠지지 않는다. 기도로 진급을 위해 매진해가겠다는 교도 자신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켜가는 모습인 것이다.

이 교무는 "이 지역 사람들은 법기들이 곳곳에서 숨어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자랑한다. 불심 장한 곳임을 재차 강조라도 하듯 "우리교당에서 여래위 배출을 염원하며 기도를 올립니다. 대산종사는 천여래 만보살이 날 것이다고 확신을 주셨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나된 힘으로

진주교당에는 또 하나 자랑거리가 창출되고 있다. 매주 법회 때마다 남자교도 중창단이 성가를 리드하며 법잔치를 흥겹게 이끌어 간다. 하건양·김법준·조정례·김성도·이원국· 김주성·양성제 교도가 주축이 되어 법회를 활기차게 유도한다. 매주 법잔치가 열리는 듯 하다. 그리고 교화단이 남녀혼성단으로 조직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부부가 함께하는 단도 있고, 여성과 남성이 각각인 교화단도 있다. 그중 남녀혼성단은 서로가 서로를 챙기며 단활동을 유익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진주교당은 진주지구 교당의 맏형답게 지구단위 합창단을 소리없이 이끌어 가고 있다. 지구합창단은 진주 지역 각종 행사에 초청되기도 한다. 한국전쟁 천도재, 진주성 위령재, 개천예술제 등 다수의 행사에 초청되어 공연한 바 있다.

올해로 진주교당이 이 지역에서 교화를 펼친 지 50여년. 항상 은혜 넘치는 법도량, 여래위 배출의 염원이 간절하기에 원불교100년에는 서부경남의 교화중심지로 큰 뿌리가 내릴듯하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