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44: 원불교에서 가난한 자가 부자가 되고 부자는 영원히 부자가 되는 법을 어떻게 설하고 있나요?

답: 〈정전〉 최초법어에서 강자약자 진화상의 요법에서 설파하고 계신데 모든 것을 이기는 것은 강으로 보고 지는 것은 약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견지에서 부자는 일단은 강자로 보고 가난한 자는 약자로 보고 강자는 영원히 강자가 되고 약자는 강자가 되는 비결을 설명하고 계십니다. 강자는 약자에게 강을 베풀 때에 자리이타로써 약자를 강자로 진화시키는 것이 영원한 강자가 되는 길이요, 약자는 강자를 선도자로 삼고 어떠한 천신만고가 있다하여도 약자의 자리에서 강자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진보하여가는 것이 다시없는 강자가 되는 길이라고 설명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최근에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프랑스어: Noblesse oblige)를 95년 전에 최초법어로서 설파하신 것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프랑스어로 '귀족의 의무'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가장 실천한 사람으로서 경주 최부자집을 들고 있습니다. 최부자집은 자그마치 12대 300년 동안 만석꾼을 유지했던 집안입니다. 최부자 가문의 마지막 부자였던 최준(1884~1970)의 결단은 또 하나의 인생 사표입니다. 최준은 못다 푼 신학문의 열망으로 영남대학의 전신인 대구대와 청구대를 세웠고 백산상회를 세워 일제시대에 독립자금을 지원했던 그는 노스님에게서 받은 금언을 평생 잊지 않았다고 합니다. "재물은 똥거름와 같아서 한곳에 모아 두면 악취가 나 견딜 수 없고 골고루 사방에 흩뿌리면 거름이 되는 법이다."

이 가문이 이렇게 오랫동안 부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은 가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경주 최부자집 가문의 육훈(六訓)으로는 첫째,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마라.(당쟁에 얽히지 말라는 뜻) 둘째, 재산은 만 석 이상 지니지 마라.(욕심을 부리지 말고 사회에 환원하라는 뜻) 셋째,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인정을 베풀어 적을 만들지 말라는 뜻) 넷째,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마라.(가진 자로서 없는 자를 착취하지 말라는 뜻) 다섯째,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검소와 절약하라는 뜻) 여섯째,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상부상조하라는 뜻)고 했습니다. 이상과 같이 저희 대종사의 가르침과 연관된 경우로 판단됩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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