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교화에 임하고 있는 교무들은 일단 생존문제에 큰 부담을 안고 있다.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 순서는 아마 언어·경제·교화인 듯하다.

먼저 언어소통이 이뤄져야 생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교무 파견 당시 언어를 완벽하게 해결하고 출발한 예는 드물다. 해외 교당들이 대부분 교포 교도들이지만 교포사회의 문화에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결국 현장에 도착하여 배우고 익혀야 한다. 언어를 배우는데 3년은 소요되고 문화에 적응하는 기간 까지 합하면 최소 5년은 기다린다는 교도들의 말이다. 특히 유럽지역은 나라마다 언어가 달라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그 와중에 경제를 확보해야 한다. 이것 역시 생존의 문제다. 중앙총부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없다. 누군가 개인적인 지원이나 교당의 후원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도 해외교당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어려운 일이 됐다. 특히 중앙총부의 계획에 따라 개척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의지에 따라 개척교화가 이루어질 때는 더욱 심각하다. 공인을 받지 못한 경우 중앙총부의 적은 지원마저도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교당 교도들에게 유지발전의 의무를 강요할 수 없는 문화가 있다. 교정원 국제부에서는 해외교역자의 기본 용금과 의료보험 만이라도 해결하려는 노력을 경주하지만 쉽지 않다.

이 두 가지 생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교화는 그 다음으로 밀린다. 교포 교화는 그나마 언어가 해결되기 전에도 가능하다. 하지만 본토인 교화는 교무가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교류를 가질 때 활성화될 수 있다. 특히 문화교류는 교화의 영역을 넓히는 데 유효하다.

파리동남풍, 서예교실, 입양아 관련 사업, 다도교실, 원화예술단공연 등이 좋은 예다.

파리교당이 20년 만에 유네스코 본부 대강당에서 시민을 모아 대법회를 열 수 있었던 것이나, 프랑크푸르트교당이 기독교 교회를 빌려 비교도 교민들을 위한 법회를 진행한 것, 남원교당의 원화어린이예술단의 초청 공연을 이어나가는 레겐스부르크교당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그래도, 해외교화의 생존문제는 50년의 역사 속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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