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쑥, 암예방과 기혈순환에 효과 있어요"

▲ 김진순 대표가 개똥쑥을 살펴보고 있다.
사라져 가는 식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설렘으로 다가온다. 그것도 이름이 생소한 개똥쑥(잔잎쑥). 〈본초강목〉에서는 항암효과가 뛰어난 개똥쑥에 대해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서늘하고 독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곡성군 겸면 괴정리에 위치한 흥산 영농조합법인에서 그 실체를 볼 수 있었다. 요양원인 흥산 보금자리 한 켠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에는 싹을 틔운 모종을 비롯 옮겨 심은 개똥쑥의 모습이 상큼했다.

국화과의 한해살이 풀인 개똥쑥을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김진순(법명 덕은·58)대표는 감회에 젖는 듯 했다. 토종을 찾기가 그만큼 어려웠다는 반증이다.

"요양원 어르신 한분에게 지리산에 거주하는 어느 스님이 주신 항암성분이 들어있는 개똥쑥 식품을 복용하게 한 결과 효과를 보았어요. 그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는 개똥쑥을 찾게 됐지요. 김원귀 기술이사와 함께 인터넷에 검색한 결과 빈 집터나 산비탈, 강가에 있다고 하여 전라남도와 경기도 강가를 비롯 전국 산을 헤매고 다녔죠. 그러다 파주 임진강변 GOP에서 채취한 것이 개똥쑥이 맞는지 여러 분들에게 문의하여 오늘에 이르게 됐습니다."

그가 김 이사와 함께 개똥쑥을 찾는 험난한 과정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GOP에서 다섯 뿌리를 캐 파주시 농업기술센터 윤순근 농업인 상담실장에게 문의한 결과 사상자와 개똥쑥이라는 판명을 받았다. 그런후 광릉수목원에서 개똥쑥의 실체를 확인했다. 또 다시 전남대 식물생리학과 황백 교수에게 문의하여 학명이 개똥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김 이사는 본격적인 개똥쑥 모종 채취 작업에 들어갔다. 혼자 채취할 수 없어 몇 사람의 품을 사서 함께 작업을 했다.

"2009년 초여름에 임진강변을 다시 찾았어요. 일부 놓아두고 500촉을 캐와서 심었으나 200촉이 병충해로 죽었습니다. 제대로 자란 개똥쑥에서 씨앗을 받았지요. 씨앗은 미세먼지처럼 생겼어요. 포장을 깔고 음지에서 말려 숙성을 시켰어요."

이 과정에서도 전남 한방산업진흥원 약용작물종자보급센터 여준환 연구원을 초청해 씨앗 숙성에 대해 자문을 받았다. 김 이사는 여기서 채취한 씨앗 한되를 로타리를 쳐서 밭에 뿌려 보았으나 10%의 발아율을 보였다. 몇차례 실패를 거친 후 실험재배에 성공했다.

"싹틔우는 방법은 묘판에다 파종을 해서 7일만에 포트에 옮겨 담아요. 50∼60일 후에 줄기가 올라오면 노지에 옮깁니다. 온도, 파종시기 등에서 성장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올해 3월부터 약 7ha(69,300㎡)에 대량재배를 했습니다."

김 이사는 비닐하우스를 다시 한번 둘러 본 후 개똥쑥 재배단지로 안내했다. 묵정밭에 심어진 개똥쑥의 키는 1m 60㎝정도였다. 산색과 어울린 깃꼴 겹잎을 가진 개똥쑥의 푸른 잎들이 춤을 추는 듯 했다. 외래종에 비해 키도 크고 잎도 품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개똥쑥에는 벌이 앉지 않습니다. 꽃에는 암술과 수술이 있어 바람으로 수정으로 되는 것 같아요. 7월 중순부터 8월 초면 꽃이 핍니다. 9월말이면 씨앗이 여무는데 대가 붉은 색으로 변하죠. 더 놓아두면 목질화가 됩니다. 그러면 생명이 끝나지요. 수확시기는 고갱이가 꽉차지 않은 지금이 좋은 것 같아요."

김 이사는 낫으로 개똥쑥 베는 작업을 하는 중간 중간에 재배와 관련된 설명을 아끼지 않았다. 친환경 농법으로 키울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화학비료는 잎이 마르기 때문에 퇴비를 써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는 식물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밭에서 나오면서 개똥쑥 잎을 쓰다듬는다. 그만큼 개똥쑥에 대한 연구와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다.

"가격이 높으면 누가 구입하겠어요.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대량 재배를 할 예정입니다.어릴 때 생장점을 떼어낸 쌈채 개발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어요. 잎만 생산이 돼요. 앞으로도 계속 연구 개발할 예정입니다. 암예방과 기혈순환에 효과가 있는 것을 보더라도 대단한 식물이라는 것을 느껴요."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진순 대표도 한 마디 거든다. 그도 11년째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대체의학의 신비로움을 체험했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개똥쑥 우린물을 꾸준히 복용하게 한 결과 기혈순환과 감기퇴치에도 효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자신도 직접 건강이 좋아졌다는 것을 체험했다.

"작년 올해 같이 건강하게 지내본 적이 없어요. 개똥쑥을 애용한 결과라 보여집니다. 몸이 건강하니 휴일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해도 지치지 않아요. 이틀을 멀다 하고 경락 마사지를 비롯 찜질방을 다니던 때를 생각하면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것은 어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하면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게 생활했으면 합니다."

그의 염원처럼 흥산 영농조합법인은 2009년 9월 설립된 이래 개똥쑥이 함유된 된장, 고추장, 환을 특허 출원했다.
이외에도 환자들에게 쉽게 먹을 수 있는 액상차와 차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마침 점심시간이라 식당으로 향하기를 권한다. 식당에는 역시 개똥쑥과 관련된 쌈채, 김치, 된장국, 고추장, 장아찌 등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자연의 에너지를 그대로 전달받는 느낌이다. 질병없는 건강한 사회를 염원하는 그의 마음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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