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용열 교수 /
   원광대학교 산본병원
    소화기내과
사람들은 몸이 힘들고 괴로우면 병원을 찾게 되고 병원 대기실의 많은 사람들만큼이나 많은 질병들이 있다. 그 중 가장 흔한 질병 중의 하나가 소화불량이다. 사람의 기본욕구인 먹고 배설하는 기능과 연관된 질병이고 우리가 일상생활 중에 흔히 말하고 듣기에 의사가 아닌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다. 오히려 의사들이 더 어려워하는 병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첨단 의술이 발표되고 암의 정복을 외치는 현대의학이 소화불량을 치료하지 못해서 지금도 명의를 찾아 소문난 병원들을 돌아다니게 한다. 우리나라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못 살거나 잘 사는 나라에서도 마찬가지 이다. 그러고 보면 소화불량이 말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소화불량의 빈도는 전체 인구의 10~30% 정도 까지이며 보고마다 다양하다. 불편하지만 병원에 가지 않거나 말하지 않는 사람들을 고려하면 정확한 통계는 어렵겠지만 단일 질병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많은 숫자이기에 아주 일부의 환자만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지불하는 대가는 엄청날 것이다. 그러기에 두려움을 느끼는 위중한 병은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질병이다.

소화불량이 발생하는 원인은 소화관의 운동에 장애가 있어서 배출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음식물이 들어왔는데 장벽이 충분히 확장하지 않고 음식이 소화관 벽을 밀어내는 감각을 보통이상으로 예민하게 느끼는 등의 운동과 감각기능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스트레스나 신경정신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기에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소화불량 진단기준
2006년 개정된 제3차 로마기준에 의하면 기능성 소화불량의 진단기준은 식후 상복부 불편감, 조기 포만감, 상복부 통증, 속쓰림 등의 증상이 3개월 이상 있으면서 내시경검사 등의 검사에서 다른 질병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이다. 보통은 여러 증상들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주기적으로 혹은 지속적으로 고통을 주게 된다. 소화불량의 증상은 다른 여러 위중한 질환들이 원인일 수 있다. 특히 위암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치료 전에 반드시 내시경검사 등의 기본적인 검사가 꼭 필요하다.

우선 내시경검사 등의 기본적인 검사에서 특별히 위중한 질병이 없다는 안도감이 소화불량 치료의 시작이다. 불편하지만 위험하지는 않다는 자각이 중요하다. 그리고 환자 본인이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음식이나 환경, 정서적 요인을 찾아서 피하는 것이다. 섭취한 음식을 기록하여 증상과 연관이 있는 음식을 피하는 일은 번거롭지만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치료법이다.

그 다음이 약물 치료이다. 주 증상에 따라서 속쓰림이나 통증이 주로 발생하면 위산분비억제제, 제산제 등을 복용하고 조기 포만감이나 불편감이 주로 발생하면 위장운동 촉진제 등을 증상에 따라 복용하며 증상조절이 어려운 경우에는 신경정신과적인 치료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대한 헬리코박터 및 상부위장관 연구학회와 대한소화기학회가 발표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의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소화불량에서 헬리코박터균의 제균치료를 가능한 적응증으로 제시하여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소화불량 예방법

소화불량의 예방법은 좋지 않은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위장에 무리를 주지 않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생활이다. 자극적인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 술, 담배 등도 피해야 할 조건이다. 너무 간단하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원칙이다. 우리는 지금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몸과 마음을 돌아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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