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만큼 성공한다〉주 5일 시대 일과 놀이의 심리학

▲ 김정운 저 / 21세기북스 · 값12,000원
〈노는만큼 성공한다〉는 책을 읽으면서 대학에 '여가학과'라는 것이 개설되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주 5일 시대의 도래와 함께 노는 시간을 경영하는 것이 회사 경영의 일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런 노는 것을 잘 경영하여야 개인이 발전하고, 이에 따라 기업과 국가도 발전한다는 생각이다.
또한, 이런 여가를 잘 활용하여 잘 놀고 자신의 삶을 재미있게 지내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가문화도 놀아본 사람이 잘 놀 수 있듯이 우리나라와 같이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이런 여가 문화를 잘 조절하지 못하여 잘못하면 상업주의와 쾌락주의만이 만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내용을 대변하는 두가지 글이 있다.

'인도의 수도승 두명이 질적거리는 길을 걷고 있었다. 저기 저편에서 아리따운 아가씨가 길을 건너지 못하고 있었다. 비단 신발이 더럽혀질까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 수도승이 그녀를 업고 진흙탕 길을 지나 내려 주었다. 그리고 두 수도승은 이전처럼 말없이 계속 걸었다. 저녁이 되자 여자를 업고 길을 건넌 수도승에게 다른 수도승이 질책하듯 말했다. '어떻게 자네는 여자를 업어 줄 생각을 할 수 있었지? 수도승은 여자를 멀리 해야 하는 것을 몰랐나?' 그러자 여자를 업어 주었던 그 수도승은 대답했다. '나는 길을 건너자마자 그 여자를 내려 줬다네. 그런데 자네는 어째서 아직도 그 여자를 업고 있는가?' 여자는 걱정거리를 상징한다. 여자를 업어준 수도승은 진흙탕을 건너면서 잠시 걱정했을 뿐이지만, 다른 수도승은 한 번도 걱정과 시름으로부터 자유로운 적이 없었으면서도 자신이 걱정하고 있는 것조차 인식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비유하고 있다. 이 어리석은 수도승처럼 우리도 항상 걱정을 등에 업고 산다.

다른 하나는, '일중독자는 자신이 일주일에 70시간을 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일 잘하는 사람은 일주일에 40시간밖에 일하지 않는다. 일중독자가 일을 훨씬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일중독자가 일하는 방식을 잘 들여다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일주일에 70시간을 일한다고 생각하는 일중독자가 실제 일하는 시간은 30시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 40시간 동안은 일하기는 커녕 일에 대하여 걱정하면서 보낼 뿐 이라고 한다. 즉 시간이 없다고 걱정만 하고 지내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시간에 얼마나 일에 집중하여 처리하고 나머지 시간에 다음의 일을 위하여 적절한 여가를 지내야 한다는 결론이다.

잘 노는 사람이 창의적이고, 21세기에는 창의적인 사람이 성공한다는 일반적인 상식이 심리학적으로 어떻게 가능한지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이 책은 최근 서구사회의 핵심화두가 되고 있는 '일과 삶의 조화(WORK-LIFE BALANCE)'에 관한 자세한 안내서이다. 행복하고 재미있는 성공을 꿈꾸는 사람은 물론, 갑자기 늘어난 여가시간에 당황해하는 사람 모두가 읽어야 할 주 5일근무시대의 필독서이다.

다만 본 도서는 여러가지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으나 어떻게 여가를 효율적으로 보낼 것인가에 대한 답변은 각자에게 맡겨 놓은 듯한 내용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학술적이거나 또는 사례적인 보충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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