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상담교실로 지역과 하나되는 싱싱한 교화

▲ 후포교당 전경. 1층은 법당과 생활관, 2층은 월세로 내줬다.
동해바다 풍광과 긴 허리를 자랑삼는 7번 국도. 과거에는 마(魔)의 7번 국도라고 할 정도로 굽은 길이었다. 이제는 포항에서부터 4차선 도로가 위험구간마다 시원스레 쭉- 뻗어 동해안에 인접한 교당 찾기가 수월해 졌다. 우리에게 북어포로 널리 알려진 후포교당이 최근 요가교실로 교화활로를 모색 중이다.

요가교실과 마음공부 병행

3월부터 시작한 요가교실에는 제법 사람들이 찾아온다. 자영업자, 공무원, 교사, 주부 등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진원 교무는 "요가교실을 시작하며 지역사람들을 만나는 계기가 됐다. 요가 회원 중 남편이 나오기 시작하면 부인도 따라오고, 친구도 따라오는 경우가 있다"며 "한 회원은 부인이 어깨의 통증을 호소하기에 교당에 데리고 왔다. 수지침으로 급한 상황을 경험한 회원은 부인에게도 수지침을 놓아 달라기에 급한 대로 놓아 준 후 요가를 나오게 했더니 잘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교무는 수지침을 통해 응급처방을 한 후 요가로 몸을 고르게 해야 차츰 몸이 나아진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자세히 설명한다. 그렇게 찾아온 사람이 벌써 서 너 명이다.

이 교무는 요가를 마치고 차를 마시며 마음공부로 안내한다. 요가로 건강관리를 하고, 마음공부로 마음관리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회원들은 저마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기에 바쁘다. 이때 부터 상담을 통한 교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소규모 인원이 서로 이야기를 하다보면 개인 상담이 되고, 서로 간 경험에서 쌓은 지혜를 나누는 장이 되기도 한다.

요가 후 이 교무와 이렇듯 마음을 연하는 회화를 하다보면 교법이 자연스레 묻어나는 이야기가 된다.
인근의 요가원에 다니다가 교당 요가교실로 옮겨온 사람도 있다. 이 교무는 "아마도 마음공부를 병행하니 입소문 듣고 찾아온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 김대원 교도는 "나날이 몸이 유연해 지고 있다"며 법회 후 요가 시범을 보였다.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교법

원불교 요가교실의 특징은 스트레칭과 파워요가, 기체조, 마음관리로 몸의 유연성을 구현한다. 이 교무는 "세상에서 이렇듯 다양하고 친절하게 요가를 가르쳐 주는 곳은 없을 것이다"며 "요가회원들 중에는 '교무님 같은 사람 처음이다'고 칭찬을 하기도 한다"고 은근슬쩍 자랑한다.

70대 이종호 회원은 "한 두 달 하는 사이 몸에 변화가 찾아 왔다"며 "교무님이 하라는 것을 꾸준히 하니 힘이 쌓이는 것 같고, 요가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기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체험을 말했다. 건어물상회를 운영하는 황종일 회원은 "처음에는 인연따라 차를 마시러 교당에 왔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요가교실을 알게 됐다"며 이제는 인연들을 데리고 올 정도이다. 이 교무는 황 회원에게 "부인이 나왔으면 좋겠다"하니 다음날 바로 부인을 요가교실을 참여시킬 정도로 열의가 높다.

요가교실이 법당이다 보니 4축 2재 행사가 그대로 요가회원들에게 노출된다. 또 저녁 요가반은 자연스레 9시30분 심고를 올리게 된다.

이렇듯 우연자연 원불교를 접하게 되어 일요일에 진행되는 법회가 궁금해 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 일요법회에 나오는 요가회원이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이렇듯 요가교실을 통해 지역교화를 꾀하고 있다.

요가교실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10시, 오후3시, 저녁8시에 진행한다. 오전에는 주부들이 주로 참석하고, 오후에는 주민들, 저녁에는 직장인들이 참석한다. 현재 30명 정도가 요가 교실에 나오고 있어 약간의 교당 경제 활동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

이 교무는 "요가교실을 1년 진행 한 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오후 법회를 개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10월에는 요가회원 나들이를 계획했다. 올해는 가까운 곳으로 하루 나들이를 하고 내년 4월에는 1박2일 성지순례를 할 예정이다.

그룹별 맞춤상담

후포교당은 밤 12시가 넘었어도 가끔 불이 켜져 있다. 그런 날은 이 교무가 '교도 상담 중이다'는 표시이다. 이 교무는 "교도들이 서 너 명씩 그룹을 이뤄 상담을 해 온다"며 "그럴 때면 교무시간보다 교도시간을 배려해야 교화가 된다"고 귀뜸한다. 교화를 위해 다양한 사람 속으로 교무가 들어가는 것이다. 이렇듯 내밀한 대화로 이어져 법회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양봉업을 하는 김대원(47) 교도는 "일을 하며 교무님이 알려주신 마음공부를 적용시킨다"며 "그동안 알면서도 못했는데 마음공부를 하다보니 치밀어 오르는 마음이 금방 보여 한박자 쉬게 된다"고 공부담을 말했다. 공인중개업을 하는 친구 역시 "'오는 손님은 모두 부처님'이라 생각하니 일이 재미있어 졌다"고 말했다. 이렇듯 김 교도는 친구들과 함께 교당에 와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교무는 교도들에게 "시간나면 앉아서 본래자리를 찾아가는데 재미 붙이라"고 늘 강조한다. 또 "일을 할 때도 다른 생각에 사로잡히지 말고 영주를 외우면 정신도 온전해 지고 천지기운을 온통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이광은 교도는 "이 공부를 하면서 밭에 가서 일을 해도 수월하고, 밭을 매면서도 호미질 따라 '천지영기 아심정~' 영주를 하고 있다"고 공부담을 말했다. 김 교도 역시 "양봉 일을 하다가도 영주를 외우면 짜증나는 마음이 사라진다"는 소감을 말했다.

많지 않는 교도들이지만 공부하는 재미에 일요일이 되면 무조건 마음공부하러 교당에 오는 일이 1순위가 됐다.
▲ 법회 후 교도들이 노래를 부르며 '이 법 만남의 즐거움'에 춤을 추고 있다.


교도들의 염원

현재 후포교당은 후포읍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후포교당의 시작은 자동차로 20여 분 백암온천 방향으로 가는 덕인리 덕산마을에 있었다.

교통이 불편해 덕인리에 있는 교도들은 긴 세월 동안 4축2재만 주로 참석해 왔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이 교무는 한 달에 한 번 마을 법회를 열고 있다.

매월 첫 주 일요일 저녁8시, 법회 참석 교도는 6명이지만 교당 초창기 주인들로 소중하기만 하다.

후포교당은 연로한 어르신들이 법회 주류를 이뤘지만 교리공부를 위해서는 나이를 잊는다. 이번 대각개교절에도 영주와 기도에 필요한 주문암송 시험을 봤다. 교도 모두 합격 해 선물을 받으며 공부 성취의 보람을 나눴다. 7월부터는 일요법회 후 한글교실을 운영한다.

후포교당 교도들에게는 소원이 있다. '성지순례'이다. 법회 출석교도 평균 나이는 70대 후반이지만 최근 요가교실을 통해 40대 교도도 생겼다. 생동감을 얻은 교도들은 "늘 가고 싶은 곳이 총부이다"며 교통이 외져 쉽게 갈 수 없는 성지순례를 내년에는 해 볼 계획이다.

소박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교도들의 일심합력이 넓고 푸른 바다에서 건져 올린 보물처럼 싱싱하다. 이 기운을 몰아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교화모색 역시 활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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