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도 교도·여의도교당(논설위원)
"종교가 불교이신가 봐요? 염주를 팔목에 차고 계시는 걸 보니…."
"저는 원불교인입니다. 불교가 아닙니다.", "아하~,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기도를 한 원불교~", "예. 그렇습니다."

이처럼 원불교에 대한 인지도가 확실히 높아졌다. 필자가 대학시절인 80년대만 하더라도 '원불교라는 종교가 있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원불교의 존재를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다. 이는 모두 재가, 출가 선진님들의 사회적 활동의 결과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한국의 종교계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용어가 '4대 종단'이다. '4대 종단, 사형제 폐지 공동성명', '4대 종단, 생명의 강 살리기 공동기도회 개최'라는 언론보도를 들었을 것이다. 여기서 4대 종단은 원불교·불교·개신교·천주교를 의미한다. 원불교의 위상이 사회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100년이 안된 원불교가 2천년이 넘은 종교들과 함께, 때로는 앞장서서 활동하는 힘은 어디서 온 걸까?

필자는 그 첫 번째가 '삼동윤리'라 생각한다. '한 울안 한 이치에, 한 집안 한 권속이, 한 일터 한 일꾼으로, 일원세계 건설하자'로 표현되는 평화사상으로 타 종교인들의 마음을 녹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 삼동윤리로 종파간의 갈등, 종교인 사이의 반목, 종단의 세력 경쟁을 약화시키고, 서로 힘을 모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동참시킨 것이다.

둘째로는 '하나'라는 용어의 사용일 것이다.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가족'으로 표현되는 일원주의를 주창하였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하나'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갈등이 있는 곳에선 '하나'로 화합하자고, 분열이 있는 곳은 '하나'로 원융하자며 사용하고 있다. '하나이니 하나로!'라고 주장하는데 반대하는 자가 어디 있으랴.

셋째로는 '상생'사상이다. 원불교의 사은은 모두를 '은혜'로 보는 것이다. 다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대립하며 경쟁하는 각박한 세상을 건지려는 사랑과 자비도 결국에는 '같이 살기' 위함이라고 동의를 구한 것이다. '상생'하는데 어느 종교에서든지 찬성하고 동참하였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가 출가교도들이 만나는 인연마다 처처불상을 실천하였고, 처하는 일마다 사사불공한 공덕이 발현되어 다른 종교인으로부터 칭송받음은 물론 존경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지만,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이렇게 높아진 원불교의 사회적 위상에 맞게 우리 교도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명실상부한 4대 종단의 교도로서 다음과 같은 통계와 분석을 가슴깊이 새기고 자신성업봉찬과 교화대불공에 임하면 좋겠다.

통계청이 실시한 2005년 인구조사의 종교별 인구분포에 따르면 원불교 교도가 0.3%를 차지한다. 인구수로는 약 12만명이다. 불교가 약 1천1백만명이고 개신교가 약 860만명, 천주교가 약 510만명이다. 원불교도의 인구수는 불교의 90분의 1, 개신교의 70분의 1, 천주교의 42분의 1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원불교는 한국의 4대 종단으로서 그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즉, 원불교도 1인은 불교도의 90배, 기독교인의 70배, 천주교도의 42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을 인정받은 것이다. 정말 가슴 뿌듯한 일이다.

이렇게 사회적 위상이 높아진 원불교의 교도로서 개인적 위상을 한층 높이기 위하여 다음의 사항을 지키자고 제안해 본다.

▷ 누가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어오면 당당히 '저는 원불교인입니다!' 라고 얘기하자. ▷ 원불교를 상징하는 물품을 한 개 이상씩 항상 휴대하자. ▷ '하나', '상생'이라는 말을 자주 쓰자. ▷ '일당백'이라는 자부심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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