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음식문화 형성, 이제 교화도 퓨전

▲ 뽀삐야 사보이.
▲ 아도보.
약 120만 명의 다문화 인구가 존재하는 한국. 주로 해외이주노동자 및 결혼이민자들이다. 이들은 새로운 희망과 꿈을 안고 한국 땅을 밟은 것은 꿈과 희망만이 아니다.

그들의 언어, 복장, 풍습 등 다양한 문화를 한국 사회에 정착시키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 가운데 음식문화는 가장 먼저 꽃을 피우고 있다. 한국음식과 조화를 이루며 한국음식 같은 퓨전음식을 등장시켰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음식은 생소하고 특이한 음식이었다. 그러나 다문화인구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율이 보여주듯 동남아 음식들도 우리 사회에서 이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담백 달콤, 베트남 요리

베트남은 쌀이 주식이다. 주식과 부식의 구별이 뚜렷하면서 주된 양념으로 장(醬)류를 사용하는 것은 우리 음식문화와 비슷하다. 이 때문에 한국 사람들 중 베트남 음식 애호가가 많다. 한국 사람의 입맛을 끄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얼큰하면서도 담백하고 달큰한 맛이다. 대표적 음식이 베트남 쌀국수(pho)다.

필리핀 장조림 아도보(adobo)

필리핀은 요리 재료와 종류, 조리 방법이 다양하다. 쌀이 주식이며 '가타'라 불리는 코코넛 우유를 음식 주재료로 사용한다. 특히, 아도보(adobo)는 간장조림과 비슷해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재료에 따라 치킨, 포크 등으로 나뉜다.

자극적인 맛과 오묘한 조화, 태국

태국은 1년 내내 평균기온이 26℃를 웃도는 무더운 나라이다. 그래서 자극적이고 열량을 많이 내는 음식이 발달했다. 또한 무슨 음식이든 재료를 넣고 팬에 볶은 다음 소스와 향신료를 넣고 비비기 때문에 수백 가지의 소스와 향신료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자극적인 맛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는 게 태국 음식의 가장 큰 특징이다. 춘권과 비슷한 뽀삐야 사보이(pho pia savuey)가 있다.

이처럼 동남아국가들의 전통요리는 이미 우리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같은 요리라도 본토와 한국에서 먹는 맛은 확연히 다르다.

한국으로 결혼이민을 온 레녹두엔(베트남)씨는 "한국의 '베트남 쌀국수'는 베트남 음식이지만, 이는 한국의 맛이 많이 가미되었다"고 한다. 이는 베트남문화와 한국문화의 만남이 새로운 음식문화 형성으로 우리의 식단을 풍성하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교단에서는 대각개교절이나 큰 행사를 한 후 점심으로 비빔밥을 공양하기도 한다. 서로 안 어울릴 것 같은 시금치와 고사리. 하지만 맛과 향이 다른 야채와 고기가 한 데 어울려 조화를 이룬다.

각 재료들의 고유한 맛은 약해지지만 이들이 한 데 모여 더욱 훌륭한 맛을 낸다. 다문화시대의 교화도 이러한 비빔밥과 같이 화동으로 다가가보면 어떨까? 이제 교화도 퓨전이 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