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현송 교무·원불교기획실(논설위원)
민간사회복지 전달체계 개편이 논의되고 있다. 그동안 사회복지분야가 전문화되고 세분화되다보니 10개 법률에 의해 103개 시설유형이 운영되어져 왔다. 그러다보니 시설유형간 중복기능에 대한 구조적 문제가 발생되어 대상은 다르나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시설유형이 존재하게 되었다. 또 한편으로는 사회복지서비스에서 소외된 지역이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처럼 지역 서비스중복, 사각지대,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함으로써 수요자가 만족하는 효율적 복지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 개편 논의의 핵심이다. 이를 위한 기본방향으로 시설유형간 기능조정 및 지역 내 기능조정이 논의되고 있으며 지역별 방안으로 특성화와 다기능화 전략이 수립 추진되고 있다.

특성화란 동일 종류의 사회복지시설이 2개 이상 인근 지역사회 내에 설치되어 있을 때 지역실정에 맞게 보다 특화된 서비스를 중점 제공함으로써 획일적 운영에 따른 서비스제공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동시에 기관들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촘촘한 지역사회보호망을 구축하여 서비스의 중복과 누락을 방지하자는 것이다.

다기능화는 사회복지시설이 위치한 인근지역에 사각지대로 방치되어 있는 서비스 이용 희망자에게 본래의 시설 기능과 역할을 뛰어넘어 서비스의 종류를 확대하거나 타 종별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는 대상이나 기능의 칸막이를 타파함으로써 서비스 이용의 사각지대를 해소하자는 것이다.

이런 논의들은 앞으로 사회복지사업을 수행하는데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교단 내에서도 운영하고 있는 시설이나 기관들이 특성화나 다기능화를 위해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폭넓은 연구와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서비스제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 이용자들의 욕구와 편의를 도모하는 것이며 지역사회가 서비스제공의 중요한 단위가 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는 교화를 하는 데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리가 교화를 함에 있어서도 교도들의 욕구와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어떤 노력들을 해왔는지, 교화대상자에 대한 충분한 배려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교당단위로 볼 때 교도들의 구성이 얼마나 지역사회와 연관되어 있는지? 도중에 이사를 해도 예전에 다니던 교당을 가기위해 왕복 4시간을 투자하는 교도들은 어찌해야 되는지? 현재 원티스 행정상 교당소속이 전출전입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교도들의 삶과 교당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또한 교당이 지역사회와 얼마나 함께 하고 있는지?

기관들의 평가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참여에 관한 영역의 점수가 낮은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들의 행사에 지역민들이 참여하기를 원하는 만큼 지역사회 행사에 얼마나 참여하고 함께하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우리들이 행사를 만들어 지역주민을 참여시키고자 애쓰지 말고 지역사회의 행사에 참여하면 조그마한 노력으로도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교구나 교당에서도 많은 빚을 지고 무리하게 건물을 짓는 것보다 지역사회의 건물이나 시설물을 활용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경산종법사 유럽순방 중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마태우스 교회에서 십자가 대신 일원상을 걸고 대법회를 볼 수 있었던 것은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지역사회 속에서 지역민과 함께 하는 열린 교당 시스템이 요구되어진다. 교무들이 원하는 교당이 아니라 교도들이 원하는 행복한 열린 교당을 만들어가야 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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