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광 교무·원광대학교(논설위원)

우리 사회가 노령화 사회로 진입되어 가는 현상은 종교도 예외가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저출산에다 성직 지망생은 날로 감소하는데 반해 퇴역자는 늘어만 가고 재가 교도의 노령화도 예사롭지 않다. 이런 교단 인적 구조의 비대칭 구조를 극복하는 길 중의 하나로 원천수인 어린이 교화 개발을 제기해 본다.

연어는 9월∼11월 사이에 산란을 위하여 처음에 자신을 낳아준 모천으로 회귀하는 모천회귀성 어류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연어의 모천 회귀성도 자연환경의 변화 등 제반 여건 악화로 도전을 받는다. 어쩔 수 없이 요즘은 인위적으로 모천 회귀성을 제고하기 위해 모천 방류, 환경조성 등의 노력을 한다. 비록 인위적이지만 교단도 어떻게 하면 교도의 인적 순환의 유연성, 자연스런 세대교체를 제고할 것인가의 과제는 중차대한 일이다. 교도 세대교체의 원천수 개발을 어린이 교화의 개발로부터 시작하자고 하는 배경은 한마디로 어린이 교화가 없이는 청소년, 군인, 기성세대 교화의 기반조차 취약해질 뿐만 아니라 교도로의 회귀율도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린이에만 몰두하자는 의도는 결코 아니다. 사실 여기에는 장기적인 투자가 따라야 하는데다 현실적인 제약도 없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린이 교화를 새롭게 개척할 인적, 물적 토대 즉,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어린이 교화에 주력할 인적 자원이 화급을 다툰다. 물론 여기에 필요한 인재를 새롭게 길러내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길러낸 인재라도 잘 활용하는 지혜가 더 요구된다. 여기에 굳이 출가만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교단의 어린이 법회 참여율이나 어린이집, 유치원 운영 숫자도 갈수록 감소 추세에 있다. 상대적으로 이웃 종교는 여기에 혼신의 열과 성의를 다하는 모습은 대조적이다.

물론 어린이 교화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어려움을 넘어서지 못하는 현실의 아픔이 있다. 저출산, 기성교도에 비해 투자대비 효과산출의 어려움, 오랜 기다림의 인내를 요구받으며 현실적으로 당장 교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어린이는 아직 성장과정에 있는 존재이자 배려의 대상이다. 배려의 대상이 어찌 어린이에게만 국한되는 일이리요만 그들의 성장 동력은 분명 우리의 미래를 담보해주는 원천수가 된다. 이제라도 어린이 교화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인적, 물적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 순차적으로 이행된다면 희망이 보일 것이다.

다음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교화 접근 방법 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자. 이제 교당에 찾아오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중심으로 교화하는 패턴을 고집하기에는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청소년 세대는 학교 교육에 몰입하는 세대 층이다. 그들이 일주일에 한번 교당에 법회 참석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 따라서 우리의 교육환경이 바뀌지 않는 이상 현재와 같은 패턴을 유지하면서 젊은 세대 교화를 지속발전 가능태로 유지시키기에는 무리이다. 이제 이런 어린이 교화도 새로운 패턴을 요구받는다.

기존의 어린이집, 유치원, 교당에 불러들이는 교화 패턴과 함께 찾아가는 양방향으로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어쩌면 후자가 시대적 요청에 다가서는 길인지 모른다. 현재 우리 교단내 어린이 교화는 교화 대상의 우선 순위에서(기성세대, 청소년, 군인, 어린이)어디쯤 해당될까 자문해 본다. 어린이 교화가 부실하면 당장은 모르나 머지않아 그 파급력이 점차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 대안 중의 하나가 바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 교화이다. 이 역시 소프트웨어를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어린이 교화를 통해 교도의 유연한 세대교체를 유도하려면 어린이 교화에 주력할 인력과 양질의 소프트웨어 개발 및 운용 등의 인프라 구축이 절박하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 교화에 주력할 창조적 인적 자원만이라도 지지된다면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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