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부처이니 중생제도에 힘쓰자"

▲ 서울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공부모임에 서 참석자들이 '지금 여기서' 입정을 체험하고 있다.

원불교100년기념성업을 앞두고 교화대불공과 자신성업봉찬이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 경산종법사는 "교화야말로 성업봉찬의 첫째 사명이니 재가 출가 전교도가 교화의 대주역이 되고 개척자가 되자"고 주문했다. 이에 발 맞추어 서울지역 재가 출가교도들이 '일원상진리' 공부에 매진하기 위하여 7월11일 서울 유스호스텔로 모였다. 이 공부 모임은 매월 1회 실시되며 평생을 일원상진리에 맥을 댄 양제승 원로교무와 안다민 교도가 이끌고 있다.

양 원로교무는 서두에 "우리가 무엇을 알아야 될까요? 이 소리를 어떻게 들어야 될까요?"라며 의문을 던졌다. "이 소리로 입정처로 들어가야 한다"며 "자기 마음을 제대로 보아야 된다"고 일깨웠다. 그리고 정신수양의 요지인 '마음이 두렷하고 고요하여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마음을 강조했다. 양 원로교무는 성리품에 '변산구곡로에 석립청수성이라 무무역무무요 비비역비비라'는 말을 인거하며 들은 바가 없는 마음을 언급했다. 이번 서울 강의가 마지막인게 아쉬운듯 양 원로교무는 안 교도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안 교도는 "이 공부가 산중에서만 한다면 못한다. 예수님이나 부처님이나 대종사님이 인간으로 도를 깨달았다면 우리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불교 법을 만나고, 대종사를 만난 소식을 전한다.

그는 "우리는 부처가 되려고 공부했다. 부처가 되기위해 교당도 다니고 법문도 읽고, 염불도 하고 기도도 하며 여러가지 가르침으로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우리가 원불교를 만나서 복 받은 것은 대종사님이 '처처가 부처다. 우리가 부처님이다'고 했다"고 말했다. "내가 중생인줄 알고 부처가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는데 대종사님이 오셔서 '네가 이미 부처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부처가 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으며, 부처를 따로 구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순간 말로만 듣던 '내 자신이 부처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부처가 되려는 마음을 내려놓았다. 모든게 편안해졌다. 내가 부처라는 마음의 결정이 긍정의 삶으로 전환시켰다. 공부방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가문날의 단비처럼 부처인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듯이 희열이 충만했다.

업장을 소멸하는 법

이제 내 자신이 부처임을 알았으니 중생제도에 들어가면 된다. 안 교도는 "인간의 몸을 받고 대종사님의 법을 만났을 때 반드시 회복해야 될 것은 본래 내 모습이다"며 '업장소멸하는 법'에 대해 밝혔다.

안 교도는 "내가 지금 보는 모든 것은 업이다"며 "시어머니가 보이던가, 자식이 보이던가, 며느리가 보이던가, 안이비설신의 내 육근의 통해 보고 들리는 것은 모두 업이다"고 말했다.

업장소멸하는 방법은 누구든지 중생을 제도하는 방법으로 달 그림자와 통한다. 그는 "내가 있는 사람은 그림자가 있다. 내가 없으면 그림자가 안 생긴다. 일원상의 진리에 가까이 갈수록 그림자가 안 생긴다. 그림자가 없다. 일원상의 진리를 마음에 갖다놓고 공적영지의 자성광명을 비춰 내가 등불이 되면 그림자가 안 생긴다"고 풀이했다.

이어 그는 "요란해지고 어리석어지고 글러지는게 중생인데 우리들 마음 가운데 일원상이 있다. 그 중생을 제도하는데 점차와 단박이 있을 뿐이지 제도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우주만유의 실상이 자성의 정이요, 자성의 혜요, 자성의 계인줄 알아야 된다. 본래 무아인 줄 알아야 된다. 나없는 작용, 무아봉공을 하는 사람은 자성광명에 들어간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마음 가운데 스승을 모시고 삽니까?"라고 묻는다. "내가 남의 허물을 보는 사람은 스승이 마음에 없는 사람이요, 내가 내 허물을 보는 사람은 마음에 스승이 있는 사람이다"며 "요란해지는 사람은 스승이 없는 사람이다. 대종사님의 가르침이 내 마음에 존재하지 않고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 가운데 스승이 없다는 말씀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스승님이 있느냐 없느냐는 원망심을 내느냐 감사심을 내느냐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생제도하는 세가지 염불법

사람은 몸과 입과 마음을 통해 세가지로 업을 짓는다. 이미 부처이기에 육근을 통해서 실지경계를 통해서 활용하는 것이 중생제도의 관건임을 자각시킨다. 훈련과 시합이 분리되어 있다. 하지만 실전에서 시합을 잘한 사람은 훈련을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종사님의 주특기는 훈련법이다"며 "눈 뜰때는 상시훈련이요, 눈을 감을때는 정기 훈련이다. 눈을 뜰 때와 감을 때가 지금 이순간에 맞물려 들어가야 된다"며 세가지 염불법을 통해 누구나 중생을 제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소리를 내지 않고 '마음으로 하는 염불'이다. 경계는 두 가지로 우연히 오는 것과 지어서 오는 것이 있다. 소리없는 염불로써 우연히 오는 생각을 잡아내는 게 포인트다. 염불로 우연히 오는 생각을 못 잡아내면 탐진치가 생긴다. 그러나 염불로써 생각을 잡아내면 탐진치가 생기지 않는다. 결국 마음이 평등해지면서 엄청나게 행복해진다. 생사가 없어진다. 생사초월이다.

두 번째는 내 입으로 직접 염불을 해서 내 귀로 염불소리를 들어본다. 이 염불을 하면 내 입으로 짓는 망어(妄語)와 기어(綺語), 양구(兩口), 악설(惡說)을 제거할 수 있다. 내 입으로 짓는 네가지 업이 멈춘다.

세 번째는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염불로 듣는다. 바깥에 오는 소리를 평등하게 하는 훈련이다. 이것을 하면 몸으로 짓는 살도음을 범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누가 나에게 욕을 해도 동하지 않는다.

이렇듯 세가지 염불법으로 10선(善)을 행하고 10악(惡)을 제거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염불을 지금 여기서 입정을 세워서 만법을 풀어내야 된다"며 "눈앞에 선하게 가지고 있는게 있어야 된다. 그 입정처를 가지고 있어야 속지 않는다"고 거듭 말했다. 내가 흰색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빨강이나 노랑색이 와도 속지 않는 이치와 같다. 그는 "신앙의 대상이 설정되지 않으면 수행을 할 수가 없다. 신앙의 대상을 항상 확인해야 한다. 신앙의 대상에 오매불망이 되어야 된다"고 간절하게 말한다. 신앙이 절대가 될 때 수행은 간절해지기 때문이다.

정업에 대한 질의응답

강의가 너무 쉽고 신선하다는 권상은 교도가 "스승님은 모두가 부처라고 하지만 정업은 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타고난 업을 어떻게 신앙과 수행으로 녹여낼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안 교도는 "경계는 업이다. 시어머니든 자식이든 내앞에 닥친 것은 모두 정업이다. 그래서 면할수 없다. 그런데 내가 그 업을 일원상으로 보면 천업을 돌파한다. 정업은 난면이라 오지 못하게 막을 수가 없다. 그러나 내가 그것을 바르게 보는 것은 된다. 그것이 천업의 돌파다. 기질 훈련을 해나갈 때 중생심을 바꿀 필요가 없다. 부처님들은 중생의 마음에서 법문을 가져왔다. 화를 많이 내는 기질은 입정처가 안되는 것을 화내고, 상대방이 아닌 내자신한테 화를 내야한다. 게으른 사람은 중생의 마음을 내는데 게으르면 된다"고 감정했다.
강의을 마치고 나오는 참석자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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