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현송 교무·원불교 기획실(논설위원)
긍정심리학의 선구자요 강점심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의 마커스 버킹엄은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이라는 책을 저술했다. 갤럽이 30년 동안 각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200만 명 이상을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재능과 강점에 관하여 연구한 내용을 담았다.

강점은 반복해서, 만족해하며,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재능, 지식, 기술 이 세 가지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즉 강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재능이 지식과 기술획득을 통하여 갈고 닦아야만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강점이 있고 이를 더욱 키우고 활용했을 때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좋은 위치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5월2일 제 34차 합인T(합리적인 인력관리 시스템 개발을 위한 TFT)회의에서 있었던 일이다. 4년째 합인T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전북대학교 봉현철 교수가 현재 원불교 교단의 인사제도의 장점이 무엇인지 적어보자고 했다. 순간 머리를 망치로 두들겨 맞은 듯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동안 인사제도의 장점에 대해선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문제점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져왔던 터라 장점을 적는다는 것이 힘이 들었다. 그러나 팀원들과 함께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러 가지 장점이 많았다.

본인의 인사 희망지 반영, 순환제 인사, 중앙집권적 인사, 근무지를 전 세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점, 오랜 검증기간을 통해 평가하고, 인사부서에서는 개인의 비밀보장을 철저히 한다는 점과 구성원들 중에 정남정녀가 있고, 대다수 인원이 인사에 수화불피 한다는 점 등 평소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내용들이 팀원들의 브레인스토밍으로 모아졌다.

물론 더 좋은 인사제도가 시행되어 구성원들의 임파워먼트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합인T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런 일이기도 하다. 문제점이라는 안경을 쓰고 바라보았던 교단의 인사제도에도 좋은 점이라는 안경을 쓰게 되니 많은 장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최근 조직개발 분야의 트랜드는 AI(Appreciative Inquiry : 긍정탐색법) 라고 한다. AI는 강점을 찾기 위해 체계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대기업도 AI 접근을 통해 문제점 발견보다는 희망점 발견을 통해 조직 관리를 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강점혁명, 긍정혁명에 기반을 둔 인재육성과 조직개발로 '약점을 극복하고 수정하는 관리'보다는 '강점을 강화시키고 발휘하도록 하는 관리'를 통해 조직구성원들이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발현시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를 성과로 연결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가시화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직이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전제 하에 컨설턴트가 개입하여 그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아 조직에 적용하는 방식의 조직개발에서 벗어나 조직의 핵심 역량을 중심으로 조직 운영의 방향을 설정하고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긍정적 조직혁신의 관점이 부상하고 있다.

원불교100년을 앞두고 교단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은 막중하다. 그래서 혹자는 원불교100년의 비전을 말하기 전 교단이 풀어가야 할 과제들에 대해 비관적으로 이야기한다.

원불교100년의 희망을 찾기 위한 과정들이 자칫 문제점만 열거하는 모습으로 머무를 수도 있고 또한 그렇게 산적한 문제들 앞에 위축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노력보다는 자신과 교단과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Frame)을 바꾸는 일이다.

자신의 강점, 교단의 강점을 우선 발견하여 그 강점을 극대화하는 일! 어쩌면 원불교100년의 희망은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고 보완하는 일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들 스스로 갖고 있는 강점을 키우고 활용하는 일에서 시작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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