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도 교도·여의도교당(논설위원)
세종시 문제가 잠잠해지니 사회적 관심사가 4대강으로 쏠리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의 4대 종단에서도 4대강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각 종단별 참여단체를 보면, 불교에서는 '불교환경연대', 천주교에서는 '천주교 연대', 기독교에서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그리고 원불교에선 '원불교환경연대' 등이다. 이렇듯 종교단체들이 정부의 정책사업에 반대를 하고 있는 이유는 '4대강 사업은 대자연의 생명을 죽이는 사업이기 때문에 생명보호 차원에서 나선 것' 이라고 한다. 생명보호를 위해서 원불교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고 있다.

원불교를 대표해서 참여하고 있는 원불교환경연대는 단식기도, 참회기도로 4대강 사업으로 희생된 뭇 생령들의 천도를 기원하기도 하고, 현장방문을 통해 다른 환경단체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나아가 원불교 성직자 1천여 명의 이름으로 '이제 그만 멈추고, 대안 마련을 위한 논의기구를 구성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급기야 8월13일자 원불교신문 사설에서 '강은 흘러야 한다'라는 글로써 강과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교단적 목소리를 냈다.

원불교도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인 재가 출가 교도들은 개인적으로 국가의 정책에 반대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사회통념에 벗어나지 않고 법테두리 안에서 의견을 피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단적 차원에서 개입을 하는 것은 다음 세가지의 근거 중 한 가지 이상은 충족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첫번째, 원불교 교리에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재가 출가교도가 동의를 하여야 할 것이다. 전 교도의 의견을 물을 수 없기 때문에, 재가와 출가로 구성된 수위단회에서 공식적으로 결의를 하여야 할 것이다. 세번째는 교단의 주법이신 종법사님의 지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첫번째 근거가 될 수 있는 원불교 교리를 찾아보았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천지배은에 해당한다고 생각했으나 대종사님께서 말씀하신 천지은에는 연관되는 조문이 없었고 동포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정전〉 동포피은의 조목에 '금수초목까지도 우리에게 도움이 되나니라'고 하신 것과, 동포보은의 조목에도 '초목금수도 연고 없이는 꺾고 살생하지 말 것이니라' 고 하셨으니 이를 근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조목을 근거로 하려면 '연고 있음'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여야 전 교도들이 명확히 이해를 할 수 있고 올바르게 교법을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두번째 근거가 될 수 있는 수위단회에서의 결의가 있었으면 밝혀 주고, 마지막으로 종법사님의 훈시가 계셨으면 전 교도에게 전달이 되면 좋겠다.

정부가 정책을 수립 시행할 때 그와 연관된 전문가, 민간단체들의 의견을 반영한다고 한다. 그 전문가와 민간단체들은 그들의 의견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시행되는가를 철저히 감시하고, 부진하면 보완을 요청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일 것이다. 특히, 대립보다는 화합, 극단보다는 중도상생을 중시하는 원불교에서는….
소태산대종사께서는 〈대종경〉 교단품 38장에서 '시국에 대한 말을 함부로 하지 말며'라고 경계를 하셨다.

전망품 10장에서는 사이비 종교를 척결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다른 사람이 굳이 하고 싶은 일을 억지로 막지는 못한다, 사람마다 이로움은 좋아하고 해로움은 싫어하는데, 서로 관계하는 사이에 항상 이로움이 돌아오면 길이 친근할 것이요, 해로움이 돌아오면 길이 친근하지 못할 것이라'라고 가르치셨다.

그 이유는 세상 일이 사생의 심신작용에 따라 무상으로 변화를 한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계셨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 자생한 원불교가 세계 주세종교(主世宗敎)가 되기 위해서는 큰 자리에서 음양상승의 진리를 바탕으로 한 자비심으로 강급될 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천도하는 방법으로 원불교적 사회참여 방안을 정립하여 실행한다면, 더 많은 재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며 이를 통해서도 교화대불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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