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집, 고봉정보통신중·고등학교 여름훈련

▲ 고봉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퀴즈프로그램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남자로 태어나서 한 번쯤은 해봐야 할 일 중 하나는 날 싫어하고 나에게 정말 큰 잘못을 해 보기도 싫은 사람을 용서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박4일의 여름훈련 일정을 마무리하는 13일, 과거 한 때의 실수와 잘못으로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고봉정보통신중·고등학교(구 서울소년원) 학생은 조용히 '용서'를 말했다. 고봉중·고의 여름훈련은 지난 날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회광반조의 시간인 동시에 자신을 용서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은혜의집과 서울봉공회, 서대연이 공동주관한 이번 여름훈련은 장마에도 불구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10~13일 진행됐다. 훈련프로그램은 '한겨레학교 학생들과의 만남', '도미노 만들기', 퀴즈프로그램인 '딩동댕'과 미니운동회 '땀을 흘려라' 등으로 재미와 함께 협동심을 키우고 상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 중에서도 '사사로운 마음을 사은헌배를 통해 사심없는 마음으로 돌리자'는 뜻을 담아 444배를 하는 절 수행은 이미 고봉중·고 원불교반의 훈련 대표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절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지만 절이 끝난 후에는 '막상 마치고 나니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해낸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소감이 이어졌다.

444배를 마친 이 모 학생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되고 싶은 것은 바로 '사람'이다"며 "인생을 다시 한 번 살아 지금처럼 죄를 지어서 이런 곳에 들어와서 자유를 뺏겨 버린 채 갇혀서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난 날을 후회했다. 그는 이어 "지금 현재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인생을 정말 멋지게 살기 위해서 인생 설계를 다시 한 번 해서 지금까지의 실수들은 잊어버리고 새롭게 살아 가겠다"고 새생활의 의지를 밝혔다.

훈련 도우미로 참가한 박정은 교도는 "순진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과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승패에 따라 짓는 표정들은 여느 아이들과 똑같았다"며 "소년원에 있다고 잠깐이나마 선입견을 가진 제 자신이 창피 할 정도였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사회적인 환경 때문에 아이들이 이런 곳에 온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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