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드락 똑딱 또드락 똑딱

▲ 창포마을 다듬이 할머니 연주단이 연주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 한국의 상징에 대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다듬이소리'가 으뜸이었다는 통계가 있다.
추석이나 설 명절이 가까워지거나 결혼, 겨울옷을 마련할 때가 되면 '또드락 똑딱 또드락 똑딱' 다듬이질 소리.

듣기에 거슬리지 않으면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였을 다듬이소리는 어머니들의 인고의 선율을 담아낸 화음이기도 했다.

두드리는 간격과 힘이 균일해야 옷감이 부드럽기 때문에 다듬이질하는 순간에는 모든 것을 잊고 속도와 힘을 상대방에게 맞추어 다듬이질을 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어머니와 딸, 시누이와 올케가 마주 앉아 호흡을 맞추고 상대방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생활의 호흡도 골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듬이의 크기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다듬이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다듬이 소리를 옛날부터 길조로 해석했다.

조선의 태조인 이성계가 어느날 밤 마을의 닭이 일시에 울고 다듬이 소리가 들리는 꿈을 꾸었다. 무학대사는 '만가의 닭소리와 천가의 다듬이'그것은 고귀한 지위에 나아갈 징조라고 풀이했다 한다.

다듬이의 모양은 직사각형이며 크기는 일반적으로 길이 60㎝, 높이 20㎝, 너비 30㎝가량이다. 윗면은 매끄럽게 잘 다듬고 밑변보다는 약간 넓다. 밑변의 양쪽에는 손을 넣어서 움직일 수 있도록 홈을 파 놓았다. 다듬이의 도구에는 다듬이와 방망이가 한 틀이 되며, 방망이는 두 개가 한 틀이다.

다듬이질

다듬질은 옷감의 구김살을 펴고 반드럽게 하기 위하여 방망이로 두드리는 일이다. 희고 반질반질한 옷감을 좋아하였던 선조들은 옷감 중엔 겉면이 매끄럽지 않은 광목이 많았다. 광목은 올이 티고 색깔이 누르스름하여 햇볕에 쉽게 바래 다듬이질을 함으로써 흰 옷감이 되었다. 광목 아닌 다른 옷감도 다듬이질을 하지 않으면 좋은 옷감이 되지 못했다 .

다듬이질은 다듬잇감을 다듬잇돌 위에 올려놓고 다듬잇방망이로 두드리거나 홍두깨에 감은 다음 홍두깨틀에 의지하여 방망이로 두드리면 홍두깨가 돌면서 골고루 다듬어진다. 잘 다듬어진 옷감은 다림질한 것 이상으로 매끈하고 구김도 잘 지지 않는다.

다듬이질을 하려면 먼저 푸새를 한 세탁물을 일단 완전하게 말린다. 이렇게 하면 풀이 서고 올이 잘 펴지기 때문이다. 다음에 물을 축이는데, 물을 손에 묻혀 조금씩 골고루 뿌리거나 물을 입으로 뿜는다. 물을 축인 빨래는 대강 접어서 빨랫보에 싸놓아 물기가 골고루 퍼지도록 잠시 기다린 후에 솔기를 맞추어가며 다시 접는다. 홑이불과 같은 큰 빨래는 2명이 맞잡고 잡아당겨 올을 펴면서 적당한 크기로 접는다. 이것을 다시 빨랫보에 싸서 바닥에 놓고 그 위에 올라서서 한참 동안 밟아주면 온기가 빨래에 고루 퍼지고 구김살도 어느 정도 펴진다. 이렇게 한 다음 다듬이질을 하는데, 다듬이질을 할 때는 보자기에 싼 빨래를 다듬잇돌 위에 올려놓고 1명이 양손에 방망이를 잡고 두드리거나, 다듬잇돌을 가운데 두고 2명이 마주 앉아서 맞다듬질 한다. 어느 정도 두드린 후에 펼쳤다 접기를 되풀이하는 동안 빨래는 윤기가 나고 구김이 펴지며 풀기도 골고루 스며든다. 구김이 잘 퍼지면 "다듬이 살 잘 받았다"고 한다.

되살아나는 다듬이질 소리

옛날 혼수품의 하나였으며 생필품이었던 다듬잇돌은 지금은 사라진지 오래다. 다듬잇돌이 사라진 지금, 다듬이소리 역시 사라졌고, 다듬잇돌과 관련된 터부의 말도 사라졌다.

'빈 다듬이질을 하면 어머니 마음이 상하게 된다.' '다듬잇돌을 깔고 않으면 재수 없다.' '다듬잇돌을 베고 누우면 머리가 비뚤어진다.'

과거 속에 묻혀 있던 다듬이소리를 현대로 이끌어 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잊혀져 가는 옛 소리를 복원하고 퇴색되어가는 시골의 정취를 일깨우며 마을을 홍보하고 있는 창포마을의 '다듬이 할머니 연주단'과 중국 조선족의 창작 무용 '다듬이 춤'이 그것이다. 창포마을을 널리 홍보하겠다고 할머니들의 자발적인 의도에서 창단된 '다듬이 할머니 연주단'의 방망이소리는 어느 선율보다 청아하다.

다듬잇돌과 방망이를 소도구로 한 창작 무용 '다듬이 춤'은 만든 이의 손길과 숨결에 땀이 응축되어 하나의 예술 작품의 도구로까지 승화되고 있다.
긴 세월의 흐름을 넘어 시·공간이 한데 어우러져 때로는 속삭이듯, 때로는 침묵으로 우리와 만나고 있다.

'또드락 똑딱 또드락 똑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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