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부 환경에서의 '재능 나눔' 확산
이미용, 사진, 춤, 노래 등 재능만 있으면 나누고 돕고

▲ 이영자 요리학원(익산)에서는 7년째 특별한 요리를 만들어 소외이웃에게 밑반찬을 나눠주고 있다.
각종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성인남녀 인구 중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평균 20%라고 한다. 10명중 2명 정도만이 봉사활동을 한 경험이 있거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나머지 8명이 봉사활동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와 '현재는 여유가 없다'라는 것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원봉사 활동을 어렵게 여기고 무언가가 갖춰졌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부와 나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오랜 학습과 경험으로 축적된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그 재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 줌으로써 사회 전반 모두가 행복을 갖게 된다는 재능기부 운동이 천천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프로보노'라고 불리는 이들에 의해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는 이 운동은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보수 없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봉사 활동을 뜻한다. 라틴어에서 유래된 프로보노(pro bono)는 '공익을 위하여(for the public good)'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외국에서는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무보수 변론, 자문활동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프로보노의 영역이 과거에는 주로 법률, 의학적인 분야에 집중되었으나 사회가 점차 복잡 다양해지면서 무료진료, 재난구호활동 등의 의료분야, 컨설팅분야, 문화·예술·경영·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확대 해석되고 있는 추세이다.

기부도 현금 기부나 단순한 일거리 보조 등에 한정되지 않고 개인이 가진 특별한 재능이나 전문적인 능력을 이웃들에게 나눠줌으로써 모두가 함께하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재능기부는 기부자가 직접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투입해 돕는다는 의미에서 일반적인 기부와 차이가 있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영어학습을, 피아니스트는 피아노교육을, 이·미용 기술자들은 무료 이·미용 봉사를 통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현재 1재능 1봉사의 범사회적 운동으로 '재능을 나눕시다'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이제훈 상임대표는 "재능기부는 봉사자에게는 이를 통해 자기 분야의 경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봉사를 하는 기회를 갖게 하고, 수혜자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혜택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며 "봉사를 하는 봉사자의 만족도는 물론 봉사대상자의 만족도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봉사"라고 재능기부의 강점을 설명했다.

지역통합형 '1004 지역사회 봉사단' 을 모집하고 있는 익산시사회복지협의회 한길량 회장은 재능기부가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 터전에서 활동 중이거나 새로이 활동하고자 하는 봉사자를 지역별ㆍ직능별ㆍ역량별로 구분해야 한다"며 "지역사회의 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수요자들에게 연결하는 네트워크 형성이 재능기부의 정착을 위해 중요하다"고 밝혔다.

내가 가졌을 때는 나 한 사람의 재능이지만 나누면 그것은 값진 선물이 된다. 우리의 소외된 이웃에 웃음과 기쁨을 주는 아름다운 기부, 그것은 생명력이 있어 씨앗이 열매를 맺듯 우리 사회에서 함께 성장하고 자랄 것이다.

이제 바람을 타기 시작한 재능기부. 가진 사람, 여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기부' 개념의 인식을 바꾸고 남녀노소 누구나 나눌 수 있는 봉사의 장을 확대할 좋은 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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