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함께 하는 나눔, 재능기부
익산희망연대를 통해 본 나눔 문화

▲ 대학시절 미술을 전공한 이리동초등학교 손현영 교사(맨 왼쪽)가 벽화봉사를 통해 밑그림·채색 등 재능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희망연대는 익산에서 씨앗을 뿌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후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역시민단체이다.
물질과 이기를 넘어 이웃과 사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바탕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사람의 성장과 지역사회의 변화를 위해 창립 초창기부터 벽화그리기 자원활동, 행복식탁 자원활동, 동네 어린이도서관 자원봉사, 사회창안사업 등을 해 오고 있다.

벽화그리기 자원활동은 벽화나 그림그리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도시의 어둡고 낡은 담장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색칠하는 봉사활동인데, 처음 시작할 때 미술을 전공한 시민이나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중심이 되었다. 이들이 시민들과 함께 재능기부, 재능나눔을 행하고 있다. 지금은 1달에 1번 봉사활동을 하는데 매회 약 150~2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다. 한나절 이상이 걸리는 힘든 작업이지만 큰 담장이 멋진 작품으로 변모하는 것을 보면 힘이 절로 솟는다.

행복식탁 자원활동은 한마디로 요리봉사이다. 이것 역시 희망연대 회원 중 요리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회원들이 봉사를 하고 싶다고 해서 마련되었다. 음식을 만들고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 관심 있는 회원, 시민이 참여하고 회원 중 요리학원이나 음식점을 직접 운영하는 분들이 조리시설과 식재료, 밑반찬 등을 후원하고 있다. 지금은 동호회 형식으로 운영되는데 매달 1회 활동하며 약 40명이 참여한다. 주위의 독거노인이나 부자가정, 장애인 등 소외이웃들에게 특별한 요리와 반찬을 직접 만들어 배달하고 있다. 이 날만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다.

어린이도서관은 미디어매체에서 '기적의 도서관'이 한창일 때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만들었는데 지금은 이 도서관사업을 통해 여러 개의 작은 도서관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어린이도서관에는 재능있는 분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독서문화교실 등 교육적인 활동과 동화구연, 독서논술, 종이접기 등 독서문화프로그램을 하는데 거의 봉사자들의 재능기부에 의해 운영된다.

사회창안사업은 사실 정확히 말하면 재능기부는 아니다. 하지만 사회에 대한 나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시민 스스로가 대가 없이 제공한다는 점에서 재능기부에 속한다고도 볼 수 있다. 사회창안사업은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나 생각을 공모하여 실제로 행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는 사업으로 정말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3년 정도 되었는데 1000여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되었다. 더 나아가 희망연대에서는 '익산시민창조스쿨'이라고 해서 시민 스스로가 참여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만들어보는 정책학교를 올해부터 해보려 한다. 4~8명의 시민이 아이디어부터 시작하여 구체적인 정책이 될 때까지 연구하고 공부하는 곳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책들은 행정과 협력하여 현실화시킨다.

희망연대는 인식하진 못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업이 재능기부사업이다. 특별히 재능기부사업을 해야지 하고 생각하고 사업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재능기부사업이다. 우리는 시민들에게 시민활동을 돌려주고 시민을 위한, 시민과 함께 하는 시민활동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인데 이 모두 재능기부였다.

개인적으로 희망연대의 재능기부가 좋은 점은 재능이라고 하여 능력 있는 사람만의 기부가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놀랄만한 재능, 능력만을 생각한다면 재능기부마저 일부만의 봉사, 참여가 될 것이다. 하지만 희망연대를 하면서 재능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다만 그 자리가 충분히 마련되지 못한 것이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

재능기부 나눔이 이제 자원봉사의 큰 흐름이다. 그것은 재능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나눔이기 때문일 것이다. 재능기부! 이제, 꼭 한번 생각해 볼만한 나눔이다.
▲ 김정필 한의사 희망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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