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이 천도에 미치는 위력(定力)

세간의 애착 탐착을 놓고 정신을 맑히어 정력(定力)을 얻어나가면 자신 천도는 물론이요, 그 법력이 허공법계에 사무쳐서 주위에 살고 있는 미물곤충까지도 부지중 천도가 된다고 하셨다.

정력은 수양력(修養力)이라고도 한다. 천만가지로 흩어지는 우리의 정신을 멈추고 가라앉히고 닦아서 일심(一心)이 되고 본래의 천성을 기르는 공부를 오래오래 하면, 철주(鐵柱)의 중심이 되고 석벽(石壁)의 외면(外面)이 되어 부동심(不動心)이 되기 때문에 정력이라고 하는 것이다.

대산종사께서는 '우리가 모태 중에 있을 때는 대종사님과 부처님, 예수님, 공자님과 같이 똑같은 보물을 가졌는데, 세상에 나와서는 세 가지 도적 때문에 껍질만 남게 된다'고 하셨다. 곧 눈·귀·입으로 보고 듣고 말하여 늘 밖의 경계에 쏠려 정신이 흩어지니, 우리의 자성보물이 온전함을 잃고 껍질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먼 길을 나설 때에 여비가 제일 아쉽듯 죽음의 길을 나설 때에는 제일 아쉬운 것이 정력이며, 정력이 있어야 자유로이 소요하기도 하고 태어나고 싶은 곳에 임으로 태어날 수도 있다'고 하셨다. 마음이 한번 정하면 천만 경계라도 움직이지 못하니, 권리가 상대에 있지 않고 모두 나에게 있다. 그러므로 삼세의 업력을 임의로 굴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 힘은 주위에도 미쳐가서 지옥중생도 부지중 천도를 받게 된다. 마치 무심히 비추는 태양빛에 눈과 얼음이 자연 녹듯이, 주변에 있는 중생들의 업장이 부지중 녹아지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경계나 큰 어려움에 봉착하였을 때, 법력이 크신 스승님을 찾아가 뵈면 특별히 말씀을 올리거나 가르침을 받지 않아도 우연자연 근심 걱정이 녹아지고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더라는 선진님들의 경험담을 우리는 많이 들었다.

필자도 학생 시절, 현 삼동원 초창기에 대산종사님 가까이에서 잠시 생활했던 적이 있다. 잠자리가 부족하여 새우잠을 자고 우물의 물이 얼어 세수를 못하기도 하였다. 도반들과 오전에는 공부하고 오후에는 산에 올라 나무를 하였는데, 천하에 근심 걱정이 없고 마냥 행복하였다. 그렇게 평생을 살아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는데, 당시는 이유를 몰랐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모두가 대산종사님의 법력의 힘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스승님의 법력에 힘입어 일체의 사심 잡념이 자연이 녹아지고, 청정한 마음에는 업이 붙을 곳이 없으니 자신도 모르는 중 제도나 천도를 받게 되는 것이다.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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